비소미생물 : 피어 리뷰의 한계

2010년 싸이언스에 등장한 논문 “DNA의 인산대신 비소가 들어갈 수 있다는” 이라는 논문은 큰 뉴스거리었다. 즉 생명체의 기본적인 구성요소인 DNA의 골격을 이루고 있는 인산이 비소로 대치될 수 있다..혹시 외계생물중에 DNA가 비소로 이루어진 게 있을수도 있지 않을까?와 같은 NASA의 드립과 어우러져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당시 비정규직 박사후 연구원으로 있었던 주저자가 취직을 하고싶다는 열망을 가지고 지은 GFAJ-1 (Get Fellisa A Job) 은 실현되는 듯 했다.

바뜨, 연구결과가 발표되자마자 트위터 등에서는 과연 인산에 비해서 극도로 불안정한 비산 (인산이 자연상태에서 가수분해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3천만년인데 비산은 0.06초) 이 유전물질로 남아날 수 있느냐, DNA로 들어가려면 ATP (Adenosine Triphosphate)에 상응하는 ATS (Adenosine Triarsenate)같은게 있어야 하는데 그런거 있다는 중거 있느냐, 실제로 채취한 DNA에 비소가 남아있다는 증거 있느냐, 비소만을 넣고 컬춰해서 균이 자란다고 했는데, 인이 완전히 제거된거 같지 않다와 같은 수많은 비판이 제기되었다. 논문이 정식으로 싸이언스에 나올때 무려 8편에 달하는 문제제기 논문이 같이 나올 정도.

그리고 일년후 사이언스에 ‘비소미생물은 단지 비소에 잘 견디는 흔한 미생물일 뿐이며 DNA에는 비소 없다능” 과 같은 후속 연구자들의 반박 결과가 두편 논문으로 나오면서 비소미생물은 흑역사화..펠리사의 취직도 물건너가고

그렇다면 여기서 애초에 이런 결과가 사이언스에 어떻게 논문화되었는지, 리뷰과정에 과연 어떤 일이 있었는지가 궁금했었는데, 오늘  원래 논문에 대한 리뷰가 이제서 공개되었다.

USA Today 기사

그리고 리뷰 

리뷰를 읽어본 순간 이것은 이것대로 경악.

“결과가 끝내준다” 리뷰어 1

“The results are exceptional,” said Reviewer 1.

“이렇게 잘 진행된 연구를 리뷰하게 되서 기쁘다” 리뷰어 2

“It’s a pleasure to get a well-received and carried-out study to review,” said Reviewer 2.

“이 논문을 리뷰하는 것은 아주 드문 기쁨이었다” 리뷰어 3 “참 잘했어요!”

“Reviewing this paper was a rare pleasure,” said Reviewer 3, adding later on: “Great job!”

그만해 이 미친넘들아

기껏해야 지적한 것은 오타수정 정도. 논문이 공개되자마자 트위터에서 쏟아진 수많은 비판, 허점, 그리고 나중에 후속연구로 밝혀진 문제점들에 대한 지적은 거의 없었다. 도데체 어떤넘들이 리뷰한거냐 엉?

이 기사가 나온이후에 다른 과학기자가 해당 리뷰를 했을법한 학계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너님 리뷰함’ 을 캐묻고 있는데 당연히 ‘나 아님’ 을 발뻼하고 있다더라. 실제로 했다고 해도 오리발 내밀어야지 무슨 ㅂㅅ인증할 일 있나

특히 많은 사람들이 빡치는 대목이라면, 아무리 명백하고 확실한 결과를 내놔도 ‘훗, 이거저거요거 실험하면 믿지, 너님 싸이언스 논문이 거져나오는줄 아시남?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는 식으로 까칠한 리뷰로 결국 많은 사람들을 좌절시키는 싸이언스 리뷰에 ‘Great Job’ 드립 ㅋㅋㅋ 여기서 유별난 주장이라면 이를 증명한 유별난 증거가 요구된다 ” Extraordinary claims require extraordinary evidence” 라는 칼세이건 횽의 이야기까지 나오면 좀더 한심해지는 것이지…

결국 비소미생물은 흑역사로 묻히게 되었지만, 이에 더불어 과연 현행의 학술저널의 리뷰의 근간인 ‘익명 피어리뷰’ 가 과연 올바른 시스템인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고나 할까. 사실 저 건이 아니더라도 CNS로 상징되는 과학계 조중동의 행태에 대해서는 많은 비판이 있었다. 즉, 꼬투리 잡기식의 리뷰로 논문의 출판이 지연되는 것은 물론이고, 리뷰가 진행되는 동안 그 결과가 새나가 경쟁그룹이 논문을 같이 내는 불공정 행태 등등..

아마도 비소미생물 자체는 이제 흑역사로 묻히고 영원히 잊혀지겠지만, 이 해프닝은 과학계의 최고 권위로 군림하던 싸이언스 피어리뷰가 인터넷 상의 ‘Open Science’ 에 묵사발이 나고, 과학지식의 새로운 유통경로가 생기는 시발점으로 역사에 남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