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휴즈 : 항공기 덕후에서 생명과학계의 영원한 물주까지

Howard Hughes Medical Institute (HHMI) 라고 들어봤나? 적어도 특정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본 이름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재산 161억불 (대충 20조),작년에만 약 7억불의 연구비를 의생명과학계에 투자한 미쿡 최대의 민간 과학서포트 재단이라고 생각하면 됨. 걍 물주 내지 봉 ㅋ

여기서 하는 일은 크게 2가지로 구분됨.

– 미쿡 전역에서 약 300명의 연구자를 선발하여 연간 약 100만불 정도의 연구비를 주고 ‘너님 맘대로 하고싶은 거 하셈. 다만 과학적으로 중요한 공헌만 하쇼’ 함. 그 외에는 아무것도 간섭하지 않음. 이 연구비를 받는 것은 액수도 액수지만 한마디로 말해서 ‘너님 이제부터 이 업계에서 전국구 스타’ 을 인증하는 것이므로 그 자체만으로 어마어마한 영광임. 여기 소속 연구자 중 노벨상 수상자 21, 미쿡학술원 회원 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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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발전을 가져오는 것은 ‘개인들의’ 힘. 
– 버지니아 인근에 Janellia Farm이라는 직영연구소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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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의 근본 철학은 이런 것.

People, Not Projects
즉 연구자 개인을 믿고서 그냥 묻지마 지원을 하는 것이지 쫀쫀하게 너 무슨 연구하니, 이거 하면 노벨상 언제 받니, 무슨 이익이 있니 따위를 논하는 게 아니다 그런것은 쪼랩들이나 하는짓 라는 대인배스러운 철학을 가지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

Freedom to Explore
너님 뭐 연구하든 자유

Innovation requires a willingness to take risks. We make big bets on bold thinking, giving our scientists and educators freedom to follow their instincts and apply creative approaches to hard problems.

Building Community
연구 잘하는 사람들끼리 잘 모여서 해봐. 기관, 분야 이런거 너무 구애받지 말구.

Hard problems are best confronted by problem-solvers who bring different perspectives to the challenge. We seek out talented people from diverse backgrounds and disciplines and encourage collaborations among people and institutions.

Taking the Long View
장기적인 관점으로 팍팍 밀어줄께

Scientific breakthroughs often emerge only after decades of research on very basic questions, driven by scientists’ curiosity about how living things work. Taking the long view also means inspiring and nurturing the next generation of scientific explorers.

A Standard of Excellence
잘하는 애들만 키울꺼임.

Investing in the best people requires rigorous selection and continuous evaluation. We expect our scientists and educators to accomplish goals not possible without our support, and we submit our programs to similarly high standards.

과학자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거릴 이런 조직을 만든 사람은 대체 누구야? 근데 하워드 휴즈? 어디서 들어본 이름인데..하시겠지만, 영화를 자주 보신 분이라면 ‘The Aviator‘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기한 ‘항공기 덕후 영화제작자’ 를 기억할 것인데, 그게 바로 하워드 휴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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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미래의 생물학계의 봉이다

실제는 이렇게 생긴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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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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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서 히키코모리 되기 직전 삭았어

재벌도 재벌이지만 일단 덕후짓으로 유명한데,

spruce

Spruce Goose, 여태까지 만들어진 가장 큰 비행기 크고 아름답습니다

리즈시절 프로듀싱한 당시 대작 영화 Hell’s Angel

주로 현대인들에게는 말년에 은둔한 괴짜 재벌 정도로 생각되는 인물. 그렇다면 어떻게 항공기 덕후/괴짜 재벌이 생명과학계의 영원한 물주가 되었는가? 여기에는 약간의 필연과 우연이 교차한다.

1. 하워드 휴즈는 어째서인지 어린시절부터 의학연구소를 설립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함. 디카프리오가 휴즈로 나오는 The aviator 를 보면 병적으로 결벽증을 가진 것으로 묘사되고 있는데 이것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름. 실제로 이사람은 ‘세균공포증’ 비슷한 것이 있어서 여러가지 괴벽들을 보이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이런 링크를 읽어보삼

2. 자신의 세균공포증 퇴치 세…세균을 다 씨를 말려버릴꼬야!때문인지  세금 회피를 위해서인지 모르겠지만 1953년 자기 이름을 딴 연구소 (Howard Hughes Medical Institute)를 만듬. 처음 설립했을때는 일년에 약 1-2백만불 정도의 예산을 가진 그닥 큰 규모의 연구소가 아니었음. 휴즈가 연구소의 재단의 유일한 이사.

3. 그러다가 자기 자신이 소유하는 휴즈항공사의 주식을 몽땅 연구소에 증여함. 미국 최대의 군수업체가 세금면제혜택을 받는 비영리 법인이 되버림. ㅋ 세금회피를 위한 수단이라고 IRS와 엄청 싸움.

4. 그러다가 휴즈가 은둔생활을 하다가 1976년 죽음. 자식 없음. 이제 HHMI는 휴즈항공사의 주인이 되버림. 유일한 재단이사였던 휴즈가 죽었고 정부에서 과학자들을 HHMI 재단 이사로 선임함. 그때부터 HHMI의 예산이 급증하기 시작함. 눈먼돈이 요기잉네?

5. 누가 휴즈항공사의 주인인가에 대해서 약 10년 동안 휴즈의 친척들과 열심히 법정공방을 벌였으나 결국 휴즈항공사의 주인은 HHMI라는 것이 판결나고, 그 이후에 HHMI는 휴즈항공사를 1985년 GM에 52억불에 팔아치움. 그래서 그돈으로 연구 올인 ㅋㅋㅋ 그 이후에는 항공기 덕후, 은둔재벌로 알려졌던 하워드 휴즈라는 이름이 엉뚱하게 생명과학계의 영원한 물주가 되버렸다는 것.

즉 어떻게 현재의 HHMI의 문화가 설립되었느냐에 대해서는 설립자인 하워드 휴즈의 철학보다는 그저 눈먼돈을 관리하게 된 과학자들의 역할이 훨씬 컸다는 것을 알수 있다. 눈먼돈은 이렇게 쓰는겁니다. 아핫핫
그러나 어쨌든 지금 현재로써 하워드 휴즈라는 이름을 알리는 것은 이전의 영화, 재산, 항공기, 각종 기행이 아닌 HHMI인 셈임. 즉, 어차피 한 세대도 못갈 재산 자식에게 남겨주느니 그냥 이런데 올인하는 것도 자신의 이름을 자손만대 남기는데는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국내 재벌도 어차피 바리바리 자식들한테 갈라줘봐야 10년도 못버티고 다 털어먹을 것이 명약관화인데  듣고있니 재용군? 지금  너 이야기 하는중이거든? 이럴 거, 그냥 학실하게 재산 올인으로 자기 이름이나 자손만대에 남겨보시는 것은 어떨까.  이것보다 아예 모태쏠로 재벌을 미는 것이 더 나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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