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논읽남 : 그 약물은 영 좋지 않은 곳에 작용한다.

오늘은 다음과 같은 논문을 읽어보기로 한다.

Matzuk, MM et al., Small-Molecule Inhibition of BRDT for Male Contraception, Cell 2012

피임, 특히 남성피임의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사실 완벽한 방법이 없는 게 사실. (없긴 왜 없어 고자되기 아니면 마법사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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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세계 인구중의 몇명이 찢어진 풍선 때문에 태어났을까?

여성피임약의 경우 대개 호르몬제제인 이유로 여러가지 부작용이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는바, 안전하면서도 가역적인 (비가역적이고 완벽한 피임법이야 유사이래 알려져 왔었다 고자되기라고) 피임방법에 대한 관심은 매우 큰 것이 사실. 근데 그런게 잘 없었다.

그러나 재작년에 세포에 나온 이 논문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즉 약물로 가역적인 남성피임이 가능할것이라는 동물실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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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오카모토(주) 사장님은 밤잠을 제대로 주무실 수 있을 것인가? 여기서 과연 현재의 논문이 오카모토 사장님의 밤잠을 설치게 할 위협이 될지의 여부를 검증해본다. 본격 오카모도(주) 기획실 업무대행

여기서 제시한 결과는 대충 이런 결과이다.

1. Testis 특이적인 Bromodomain and extraterminal (BRDT) 라는 단백질을 저해하는 화학물질을 찾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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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약물과 단백질 복합체의 결정구조를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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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좋지 않은 곳에 달라붙은 화학물질

3. 이 화학물질을 마우스에 처리하니, 쥐가 생식능력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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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의 Fireball이 쭈그러들었닼ㅋㅋ

4. 그러나 처리 후 두 달뒤에는 회ㅋ복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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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리군 쥐 “난 심영 고자가 아니야! 내새끼 좀 보소”

보다 자세한 것은 논문을 참조하시고 다음에 또 만나염…..

하면 좋겠지만 그러면 본격 즈질과학만담블로그로써의 의의가 반감된다. 그리고 지금쯤 밤잠 설치고 계실 오카모토(주) 사장님 이하 임직원 이하에게도 예의가 아니고. 따라서 본 논문의 연구배경 및 한계 등등에 대해서 약간 더 파보도록 하겠다.

1. 그럼 Bromodomain and extraterminal (BRDT)가 뭐냐? 

대개의 소분자 약물은 체내에 들어가서 뭔가의 생체고분자 (단백질 혹은 RNA 혹은 DNA. 그러나 대개는 단백질) 에 붙어서 그 기능을 못하게 하거나, 더 잘하게 하거나 둘 중의 하나의 역할을 수행한다. 즉 약물의 작용기전이 뭐요? 이런 질문은 그 약물이 어떻게 작용해서 그런 효과를 나타내느냐의 이야기인데..

이를 위해서는 일단 히스톤과 에피제네틱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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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시간에 졸지 않은 사람이라면 기억하고 있겠지만 유전정보인 DNA는 생체내에서 흔히 생각하듯 풀어놓은 실타래처럼 엉겨있는것이 아니라 히스톤이라는 단백질을 실감개삼아 요렇게 잘 감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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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이렇게 실타래처럼 히스톤을 감아서 묶여있는 DNA를 어떻게 잘 풀어서 필요할때 DNA에 저장되어 있는 유전정보를 꺼내와서 RNA로 만들어 오는 것은 모든 생명현상을 조절하는 기본메커니즘 되겠다.

그런데 이렇게 크로마틴 형태로 디글디글 묶여있는 DNA 중에서 좀 더 쉽게 풀 수 있는 (Open chromatin) 형태로 있는 부분이 있고, 그렇지 않고 아주 빽빽하게 존재하는 (Close Chromatin) 부분이 있다. 즉 빽빽하게 묶여있는 부분에서 유전정보를 꺼내오는 것보다는 좀 더 느슨하게 묶여있는 부분에서 유전정보를 꺼내오는 게 더 쉽겠지. 따라서 활발하게 RNA로 발현되는 유전자들은 대개 오픈 크로마틴 형태로 존재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클로스드 크로마틴 영역으로 존재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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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어떤 부분이 헐겁게 되서 유전자 발현이 잘되게 만든지, 아니면 빽빽하게 크로마틴 구조를 형성하여 발현이 잘 안되게 만드는 것은 어떤 요인에 의해서 조절되는가? 주로 두 가지 요인이 있는데, DNA 염기에서의 변형 (주로 Cytosine의 메틸레이션) 과 히스톤의 꼬랑지에 있는 아미노산의 변형에 의해서 조절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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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리를 보자!

다음은 히스톤 꼬리의 아미노산이 어떻게 변형되느냐에 따라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간단히 요약한 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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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산화, 아세틸화, 메틸화, 유비퀴틴화 등 거의 알려진 모든 변형은 히스톤 꼬리에 일어나며, 이러한 히스톤 꼬리의 변형에 따라서 크로마틴의 구조가 변형되고, 따라서 DNA의 발현에 적합한 오픈크로마틴 형태로 되느냐, 아니면 발현이 억제되는 클로즈드 크로마틴 형태로 되느냐가 결정된다. 그런데 여기서 관심이 있는 것은 라이신에 아세틸그룹이 붙는 아세틸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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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양성기를 띄고 있는 라이신 잔기에 아세틸레이션이 되면 중화된다. DNA는 인산기가 있으므로 전체적으로 음성을 띄고 있는데 (인산염이 위험하다고 광고하는 커피회사, 그딴 헛소리를 씨부리다가 너네 DNA의 인산이 다 빠질수도 있다는 것에 주의할 것) 아세틸화가 되면 히스톤과의 결합력이 약화되는데, 일반적으로 히스톤 꼬랑지에 아세틸화가 되면 크로마틴이 풀리는 오픈 크로마틴 형태로 되는 경우가 많다. 오픈 크로마틴은 대개 유전자 발현을 유도하고..그러므로 히스톤 꼬랑지 아세틸화 – DNA가 히스톤에 잘 안붙어 – 크로마틴이 흐물흐물 – 유전자 발현이 업ㅋ 의 순서를 알아두면 좋다.

그렇다면 유전자 발현을 촉진하는 단백질 중에서는 이렇게 유전자 발현이 잘되는 오픈 크로마틴영역에서 히스톤 꼬랑지에 아세틸화가 되어있는 부분에 선택적으로 붙어서 크로마틴의 형태를 바꾼다즌지, RNA 전사를 개시한다든지 그런 기능을 가진 단백질들이 있는데, 이렇게 히스톤 꼬랑지의 아세틸화를 선택적으로 인지하는 도메인 (Domain) 이 발견되었는데 이것을 브로모도메인 (Bromodomain) 이라고 한다. 

즉 히스톤 꼬랑지에 뭔가를 다는 단백질을 Writer라고 하고, 이러한 달린 것을 없애는 것을 Eraser라고 한다면 브로모도메인은 현재의 히스톤 상태 (아세틸레이션이 되어있는지) 를 인지하기만 하는 Reader 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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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생긴 것은, 대충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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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톤 3의 36번째 라이신에 아세틸이 붙은 것과 철퍼덕 붙은 브로모도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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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에는 이렇게 브로모도메인을 가지고 있는 단백질이 열라 많은데, 이들이 모두 동일한 일을 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단백질 모듈인 브로모도메인을 통하여 아세틸화된 히스톤을 인지하여, 크로마틴을 추후로 변형시킨다든지, 전사를 촉진한다든지등등 여러가지 일을 한다.

그런데 고자되는 쥐새끼 이야기는 언제부터 하냐고..지금은 힘들다 잠시만 기다려달라

2. 요즘의 모든 연구는 암승전결

그런데 어쨌든 이 연구는 처음에 항암제를 개발해 볼까 하는 시도에서 시작되었다. 브로모도메인을 가진 단백질 중에서 Brd 어쩌구 하는 패밀리의 단백질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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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말단에 두개의 브로모도메인이 있고 뒤에 여러가지가 붙어있는 것들인데, 대개 이런 패밀리의 단백질들은 히스톤 꼬랑지에 아세틸레이션된 넘들을 인지하여 전사활성을 유도하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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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셀사이클에서 M에서 G1 으로 넘어갈때 발현되는 유전자의 발현에 관여하고 등등등..따라서 몇 년전부터 이것을 어떻게 여차저차하면 항암타겟으로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었다. 그러던 와중 2010년에 이런 논문이 똭~ 하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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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Brd패밀리의 브로모도메인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JQ1 이라는 화학물질을 발견한 것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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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화학물질은 Brd4에 철퍼덕 잘 달라붙으며 (기존에 알려진 다른 화합물이 microM 단위의 Kd 였는데 이것은 50 nM 수준의 Kd)Screenshot 2014-01-20 21.41.43

타겟인 BRD4에 철퍼덕 달라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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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쥐에서 약발이 들어! 약찌른 쥐가 암조직이 줄어들고 오래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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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JQ1 이라는 케미컬을 가지고 좀 더 뒤벼봤는데, 유명한 oncogene의 하나인 (그리고 Mr. Ya의 OSKM중의 하나이기도 한) c-Myc의 발현을 억제하고, 따라서 c-Myc에 의해서 발현이 증가되는 방대한 유전자들의 발현을 억제한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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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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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항암제는 그렇다치고, 쥐새끼 고자되는 이야기는 언제할거야? 자 지금부터입니다.

3. 본격 암승전고자 이야기

그렇다면 어떻게 항암제에서 쥐 심영만들기 이야기가 진행되게 되었는가? 그 자세한 내막은 솔직히 외부인인 본인이 알수가 없으나 (약을 맞은 쥐의 fireball을 우연히 검사해 봤더니 fireball이 작아졌어~ 우와 신기하네? 가 그 계기일수도 있을 것이나 그 진실은 알수없음) 논문에서 밝힌 것에 따르면 다음의 선행 연구에 주목했다고 한다.

1. 포유류에는 BRD1,2,3,4 및 Fireball(…) 에만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BRDT라는 isoform이 있고, 다음의 시퀀스 비교에서 보다시피 아미노산 서열로 보면 다 거기서 거기. (즉 BRD4에 붙는 화학물질이라면 BRDT에도 붙을 것이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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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BRD 패밀리의 기능을 연구하기 위해서 낙아웃 마우스를 만들려는 노력을 했었는데 다들 안만들어져! 그런데 유일하게 만들어진 넘이 BRDT1. 그런데 이 낙아웃 마우스들이 사내구실을 못해! Fireball 이 기형이고 정자가 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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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10년에 정자기형 등으로 불임인 172명의 사람들을 조사해 본 결과 일부의 사람들에게서 BRDT 유전자내에 있는 SNP이 association이 있는 것이 발견됨.

즉, BRDT가 없으면 쥐가 불임 – 근데 우리는 BRDT와 거의 비슷한 단백질에 붙어서 이를 저해하는 화학물질 (JQ1) 이 있잖아 – 이걸 쥐에 쳐보면? 그래서 이 연구가 시작되었다. (공식적인 스토리는 적어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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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전에는 항암제로 열나게 선전하던 JQ1 이라는 케미컬을 가지고 BRDT에 붙여봤다. 당근 잘붙지. 아미노산 차이도 거의 없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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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BRDT와의 구조를 봤다. 당연히 이전 BRD4 와 거의 동일하게 잘 붙지. 여기서 D, E 의 노란색 그림은 BRDT의 원래의 파트너인 아세틸레이션된 히스톤유래 펩타이드. 히스톤보다 더 잘 낑겨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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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본격 쥐 고자되는 이야기. 태어난지 9주령된 쥐에 3주 동안 쥐에게 매일 50mg/Kg, 즉 Kg 당 50mg, 쥐가 대충 50g 이라고 치면 하루에 2.5mg의 약물을 매일 찌르니 B의 왼쪽처럼 Fireball이 쭈그러들었음 ;;;; 볼륨으로 75% 감소. 정자숫자, 정자의 이동성도 극히 감소. 그렇지만 주목할 것은 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등) 은 영향을 받지 않음. (K,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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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로 Fireball 크기만 줄어든 게 아니라 내부도 부실. 제대로 정자가 만들어지지 않고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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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식세포 형성에 관련된다가 알려져 있는 핵심유전자의 상당수의 발현이 왕창 억제됨. BRD4 를 억제할 때와 마찬가지로 BRDT도 Germ Cell 특이적인 발달과정에서 관여하는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듯.

마지막으로 본 것은, ‘그러면 이렇게 약물처리하면 고자되는데 그럼 약을 끊으면 되돌아옴?’ 의 여부임. 뭐 사실 비가역적으로 사내구실을 못하게 한다면야 굳이 이런 화학약물적인 방법이 아닌 더 좋은 방법이 있습죠. 심영선생님 그렇죠?

결론을 1줄로 말하면 “약끊으면 부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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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를 일단 합방시킨 다음에 두달 동안은 약을 계속 침. 그리고 새끼낳는 여부를 조사. 약 끊은 다음까지는 새끼를 못 남. 그러나 그 다음달부터는 새끼 생산개시~ 쪼그라들었던 Fireball의 크기도 두 달내에 원상복귀. 내부도 건전하다고! (I, J). K패널은 약쳤다가 끊은쥐가 낳은 새끼. 영 좋지 않은 곳을 약이 스쳤지만 이젠 괜찮습니다!

즉 약 끊은 후 두달 이후에는 정상적인 생식력이 복구된다는 이야기.

4. (주) 오카모토의 운명은?

자, 그래서 이제 ㅋㄷ계의 지존 (주) 오카모토는 부실기업 되는건가?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이건 아직은 많이 오버. 이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 지금의 JQ1 이라는 화학물질은 아직 전임상 단계를 못 벗어난 단계. 즉 안전성과 효능이 판단되기에는 아직 멀었다. 그리고 대개의 후보물질들이 임상 1,2,3을 진행하면서 엎어지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향후 10년 정도는 두고봐야 하지 않을까.

– 그리고 JQ1 이라는 화합물이 워낙 많은 유전자의 발현에 영향을 주는 물질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상당한 Side Effect 가 있을 것임은 능히 예상된다. 만약 항암제라면 어느정도의 Side Effect 가 용인될 수 있을수도 있지만 (어차피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의 상황이므로 설령 ‘고자되기’ 를 감수할 암환자도 충분히 있겠지만) 피임의 목적으로 있을 수 있는 Side Effect 를 얼마나 감수할 수 있을까?

– 게다가 (주) 오카모토의 주력제품은 단순히 피임만을 위한 것이 아니랍니다. 님 성병예방 무시 쩌네염.

자 그래서, 저의 결론은 (주) 오카모토 주주 및 경영진 여러분들은 당분간 걱정 안하셔도 되겠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을 시발점으로 하여 남성피임을 유도하는 약제의 개발이 폭발적으로 일어날지 누가 알겠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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