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음대생의 외도

일단 베토벤 첼로 소나타 유튜브 동영상을 하나.

일단 피아니스트는 에마뉴엘 엑스 (Emanuel Ax)라는 클래식 음악을 좀 들어봤으면 이름쯤은 들어봤을 네임드 피아니스트이다. 그런데 첼리스트? 웬 UCSF의 초파리 유전학자라고 한다. 웬 초파리 유전학자가 네임드 클래식 피아니스트와 같이 베토벤 첼로소나타를 켜는지? 음악시작하기 전에 둘이 떠드는 것을 보니 학교 동창이라는것 같다. 그러나 이 초파리 유전학자가 첼로를 잘 켜는 데에는 뭔가 이유가 있다. 사실은 알고보니 에마뉴엘 엑스와 같이 줄리어드 음대를 같이 다닌 동창생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왜 줄리어드 음대를 다닌 사람이 미국의 유명 연구중심대학인 UCSF에서 초파리 유전학을 연구하는가?

오늘 하게 될 이야기는 이 사람이 첼로를 버리고 생명과학 연구자가 된 연유이다.

이 사람의 이름은 톰 콘버그 (Thomas Kornberg). 음 근데 콘버그? 이름이 어째 친숙하네 하실 블로그 주인장과 동종업계인들이 계실 것이다. 사실 이 사람은 DNA Replication으로 유명하고 노벨상을 득템한 아서 콘버그(Arthur Kornberg, 1918-2007) 의 아들이자, 2006년 RNA Polymerase 구조규명으로 노벨상을 탄 로저 콘버그 (Roger Kornberg, 1947-) 의 동생이다. “아항” 하실 분들이 계실 것이다. “첼로켜다가 아빠하고 형이 잘나가니까 나도나도 하고 연구를 했구먼?” 이렇게 생각하실 것이다.

그러나 사정을 좀 더 뒤벼보면 이것보다 좀 더 재미있는 사정이 있으니..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잠깐 톰 콘버그의 아빠인 아서 콘버그의 이야기부터 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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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은 1959년 (마흔두살 ㅋ) “for their discovery of the mechanisms in the biological synthesis of ribonucleic acid and deoxyribonucleic acid” 라는 제목으로 스웨덴에 화약업자 유산받으러 갔다 오셨다. 

즉 업자용어로 말하자면 최초로 DNA가 효소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였으며, 이러한 생화학적인 활성이 있는 효소를 발견한 공로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요런 논문을 1958년에 JBC에 출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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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DNA라는 물질이 생체내에 있다는 것은 꽤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지만,뭐하는 듣보 물질인지 관심이 거의 없다가 1944년 혹시 DNA가 유전물질이 아닐까 하는 근거를 제시한 논문이 나왔으나 대부분의 생명과학자들에게는 아웃 오브 안중이었다. 그러나 왓&클의 DNA 이중나선 모델은 1953년에 나온 이후부터 DNA가 유전물질이고 어떻게 만들어지느냐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었다. 이러던 와중에 1958년에 아서 콘버그 및 그 수하들은 대장균에서 어떤 효소를 발견하였는데, 이것이 DNA를 합성해 낸다는 증거를 확인한 게 저 논문이다.구체적으로 뭔 실험을 했는지는 요기를 참고

이렇게 해서 발견된 것이 바로 DNA Polymerase I 이고, 바로 다음해에 아서 콘버그는 스웨덴으로 직행. 논문 한편내고 다음해에 스웨덴가는 상당히 아스트랄한 상황이었지만 뭐 역시 사람은 때를 잘만나야 한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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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젊은 나이에 노벨상을 득템한 아서 콘버그는 그 이후에도 DNA Polymerase 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였고, 생화학적인 방법론으로 생체외 (시험관) 에서 DNA를 복제하기 위해서는 어떤 단백질들이 관여하냐 등등을 거의 대부분 규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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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사람의 실험방법론은 거의 대부분 생화학적인 방법론, 즉 DNA 합성이라는 생화학 반응을 구성하는데 필요한 기질 및 효소들을 모두 정제하여 생체외 (시험관, In vitro) 내에서 재현하는 방법론에 의지하고 있었다. 따라서 다른 분야의 과학자, 특히 유전학자들로부터, ‘그래 너네가 발견한 효소로 시험관에서 DNA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맞다고 쳐. 그렇지만 니가 발견한 효소가 과연 생물내에서 필요한 유전정보가 담겨있는 DNA를 복제하는 효소 맞아?“라는 의구심/공격을 받고 있었다.

이렇게 콘버그의 DNA Polymerase가 진짜 유전정보가 담겨있는 DNA를 복제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진 사람들 중에 John Cairns 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콘버그의 DNA Polymerase는 유전정보가 담겨있는 DNA를 복제하는 효소가 아니라는 가설을 세웠다. 만약 이 가설이 맞는다면, 콘버그의 효소를 암호화하는 유전자에 영 좋지 못한 일이 생겨서 콘버그의 DNA Polymerase 를 만들지 못하더라도 대장균은 자라기는 자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콘버그의 효소가 유전정보를 복제하는 효소라면 그 유전자는 대장균의 생육에 꼭 필요로 하겠지.

John Cairns은 랩의 테크니션인 De Lucia 라는 사람을 시켜서 콘버그의 효소 유전자에 영 좋지 않은 일이 생긴 대장균 변이주를 분리하려고 했다. 이들이 돌연변이주를 찾는데 쓴 방법은 어떻게 보면 열라 무식한 방법인데..누군가를 저격하려면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지 핫핫

1. 대장균에게 돌연변이원을 처리하여 생존한 균에서 수천개 콜로니를 따서 키워서 다 키워버려 ㅋㅋ

2. 각각의 변이주에서 콘버그가 기술한 방법대로 DNA Polymerase 활성을 측정

3. DNA Polymerase 활성이 안나오는 넘을 찾아라

그런 식으로 마침내 콘버그가 기술한 DNA Polymerase 활성이 야생형의 5% 미만인 변이주를 찾았다. DNA Polymerase 활성은 동위원소로 표지된 dNTP 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DNA 를 만들고, 이걸 필터페이퍼에 가한 후 TCA 처리를 하면 핵산은 침전되어 필터페이퍼에 붙지만 남아있는 동위원소 표지 dNTP 는 워싱과정 중에서 없어지게 된다. 이렇게 워싱된 필터페이퍼를 Scintillation counter 에 넣고 방사능을 재면 간단히 DNA 를 얼마나 만드느냐를 측정가능하다. 아래 그래프에서 W의 경우 야생형, P의 경우 찾은 변이주의 조효소액을 넣고 활성을 측정한 결과. PW는 P에 W 1% 를 넣고 측정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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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 변이주는 야생형과 그닥 자라는게 차이가 없어! 그 이야기는 콘버그가 발견한 효소는 대장균이 자라는데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는 이야기이고 따라서 대장균의 유전물질을 복제하는 ‘바로 그 효소’ 가 아니라는 이야기. 이 변이주와 야생형 균주의 차이점은 자외선 처리 등 DNA 손상에 좀 더 민감하다는 정도(아마도 콘버그의 효소는 여기에 관여하는지도.) 그래서 이 논문은 1969년에 자연 잡지에 떡 하고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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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이런 논문이 발표되고 나서 많은 사람들은 ‘푸핫 저 아저씨는 지금까지 생명체에서 DNA 복제를 하지도 않은 효소가지고 그렇게 썰을 푼것임?ㅋㅋㅋㅋㅋㅋㅋㅋ’ 하고 콘버그를 비웃공격하기 시작하였다. ‘DNA 폴리머레이즈라는게 있긴 있는거 맞아?’ 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특히 그 당시에 네이처에서 최초로 만든 ‘자매지’ 인 Nature New Biology라는 잡지에서는 “DNA 폴리머레이지는 새빨간 거짓말” (Red herring) 이라고까지 무기명 기사를 통하여 칭하면서 디스하기 시작했다 우리 영국인은 무식한 양키는 까야제맛이라고 생각하죠

거의 콘버그는 10년전에 탄 노벨상을 게워네야 할 분위기. 그때 콘버그를 구원해 준 것은….

엉뚱하게도 미국 반대편 뉴욕에서 첼로켜던 둘째 아들이었다.

톰 콘버그는 자기 형 (Roger Kornberg)이 어려서부터 실험실에 들락거리며 연구를 하고, 학부때 과학을 전공한 것에 반하여 뉴욕의 콜롬비아 대학과 줄리어드 음대에 동시에 적을 두고 (이런게 가능한건지 모르겠지만 여튼 그렇댄다) 첼로 전공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1970년, 손에 부상을 입게 되어서 당분간 첼로를 켤 수 없게 되었다. 아마 “쳇 첼로도 못키는데 이참에 생물학점이나 따자” 하고 콜롬비아 대학 강의를 듣고 있었다.

그런데 강의 중 (생화학? 아마) 강사가 대충 이런 멘트를 한 모양이다.

“너네들 DNA 폴리머레이즈라고 아냐? 10년 전쯤에 이걸 가지고 아서 콘버그라는 사람이 노벨상을 탔어. 그런데 얼마전에 그게 다 개구라라는게 밝혀졌거던? 콘버긐ㅋㅋㅋㅋㅋ 노벨상 다 게워내야됔ㅋㅋㅋㅋㅋㅋㅋ 콘버그가 엉뚱한 효소 가지고 생난리 치느라 우리는 진짜 DNA를 복제하는 효소가 아직도 뭔지도 몰랔ㅋㅋㅋㅋ”

강의를 듣고 있던 톰 콘버그는 당연히 빡쳤고, 아마도 “우리 아빠는 그렇지 않아!” 하고 외쳤을 것 같다.

konberg

아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강사에 강력히 항의하는 톰 콘버그.jpg (상상도)

그래서 생각한 것은 “흥 내가 아빠가 못찾은 DNA 폴리머레이즈, 내가 찾고만다” 하는 생각이었다. 첼로켜다 생화학 수업 듣던 학부생 나부랭이가 참으로 패기넘치는 생각을 했다고 생각했겠지만 이 사람은 실제로 콜롬비아 대학에 있는 어떤 교수(Malcolm L Gefter)의 연구실을 찾아가서 ‘새로운 DNA 폴리머레이즈를 찾고싶다’ 라는 계획을 이야기했다. “아마도 노벨상 수상자 아드님이 좀 심심하신가부다, 아참 이 사람 아빠한테 이 기회에 잘 보일 기회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Gefter라는 사람은 톰 콘버그라는 학부생을 실험실에 받아주었다.

그리고 나서 1년이 안되서 그는 새로운 DNA 폴레머레이즈를 찾았다. 그것도 두 개나.

이 사람이 한 실험은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1. 이전에 분리된 ‘아빠 콘버그의 DNA Polymerase’ 가 작동하지 않는 돌연변이 대장균을 키워서 세포를 깨고, 진짜로 DNA Polymerase의 활성이 없는지를 조사하였다. 활성이 야생형 균주의 5% 로 줄어들긴 했지만 아주 약한 DNA 를 만드는 활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2. DNA Polymerase의 활성은 기존에 알려진 아빠 콘버그의 효소와 같은 것이고 단지 활성이 줄어든 것인가? 아니면 이와 별도로 활성을 가지는 별도의 효소가 있는 것인가를 확인하기 위하여 몇 가지 실험을 하여 1970년에 논문으로 보고하였다.

– 기존의 ‘콘버그 효소’ 는 높은 이온농도에도 활성이 있었지만 이 활성은 높은 이온농도에는 줄어든다.

– 기존의 ‘콘버그 효소’ 는 활성자리에  Free Cysteine의 thiol group (SH) 이 필요하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thiol group과 반응하는 4-Chloromercuribenzoic acid 를 쳐도 이 활성은 남아있다.

– 기존의 ‘콘버그 효소’ 를 인식하는 항체를 넣어도 이 활성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렇게 ‘콘버그 효소’ 와 틀린 다른 DNA Polymerase가 대장균내에 있다는 확신을 가진 톰 콘버그는 이 효소활성을 순수정제를 시도하였다. 그래서 이런 논문을 1971년 발표하였다.

Konberg and Gefter, Purification and DNA Synthesis in Cell-Free Extracts: Properties of DNA Polymerase, PNAS 1971

참고로 요즘은 단백질 하나 정제한다고 한다면 유전자 PCR로 떠서 어피니티 tag 붙이고, 대장균에서 과발현하여 어피니티 크로마토그래피로 대부분의 단백질을 거의 원, 투스텝으로 정제할 수 있는 시대이지만, 그땐 그딴 거 없었다. 그냥 어떤 단백질을 정제하기 위해서는 무작정 수십리터의 대장균을 키워서 활성을 찾아가는 노가다의 연속. 심지어 믿을랑가 모르겠지만 우리가 단백질 정제과정을 모니터링하는데 흔히 사용되는 SDS-PAGE 라는 테크닉 자체가 1970년에 처음 나온 것 이므로 대개의 경우 젤도 한번 걸지 못하고 오로지 효소의 활성과 활성이 얼마나 증가했는지만을 기준으로 단백질을 정제하는 시대였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Purification Table 을 만들고 각각의 스텝별로 얼마나 효소의 특이활성 (단백질대 효소 활성)이 증가되었는지를 따지는 것이 정제정도를 판별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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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표 만들어 본 독자는 몇 분이나 계실까 모르겠다. 본 블로그 주인장은 해봤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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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로서는 최신의 테크닉인 PAGE 를 이용한 단백질 순도검증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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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단백질 정제과정 중에서 Phosphocellulose (Negative Charge를 띄고 Postive Charge를 띄는 단백질을 결합하므로 이것은 Cation Exchange Chromatography이다. 대개의 DNA Polymerase는 강한 Negative Charge를 띄는 DNA에 결합해야 하므로 Positive Charge를 띄는것이 보통이라는 것을 잊지말자) 컬럼에서 단백질을 분별해 보니 두개의 DNA Polymerase 활성이 나왔다. 즉 그 이야기는 최소 2가지 다른 DNA Polymerase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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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활성이 dATP, dGTP, dCTP를 필요로 하고, 마그네슘이 필요로하고, DNA 가 필요로 한 전형적인 DNA Polymerase 이며, 기존 콘버그 효소를 인식하는 antiserium 을 넣어도 별 변화가 없는, 즉 기존 콘버그 효소와는 별도의 DNA Polymerase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자, 그렇다면 이 효소는 그동안 찾던 E.coli DNA 를 복제하는 ‘레알’ DNA Polymerase인가? 일단 이것을 확인하기 전에 두가지 서로 다른 DNA Polymerase 활성이 분리되었다는 것을 기억해 보자. 1972년 콘버그는 이 활성 중 또다른 하나를 정제하여 그 특성을 보아서 논문을 냈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 뭐 또 다른 넘이 있다라는 이전 논문과 비슷한 내용

Konberg and Gefter, JBC 1972

그렇다면 과연 이 두 효소 중 어떤 효소가 ‘레알’ DNA Polymerase인가? 이것을 암시하는 결과는 다음 논문으로 나왔다.

Gefter et al., PNAS 1971

앞서 John Cairns의 결과는 ‘아빠콘버그 효소’ 가 없어도 E.coli 가 잘 자란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아빠콘버그 효소’ 가 없는 E.coli 변이주를 찾았다. 만약 지금 발견한 두가지 효소 중에서 어떤 것이 E.coli 의 DNA 복제에 관여한다면, 이 효소가 없으면 아예 E.coli 는 자라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변이주를 만들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실험을 못하잖아 ㅠ.ㅠ

이렇게 건드리면 생물 자체를 완전히 죽여버리는 ‘필수적인’ 효소/유전자의 기능을 파악하는 꽁수로는 ‘일반 조건에서는 정상적으로 작동하지만 특정 조건에서는 불활성화되는’ 변이주를 찾는 것이다. 어떻게? 가령 E.coli 정상 생육조건보다 좀 더 높은 섭씨 41도에서는 잘 자라지 못하지만 섭씨 30도에서는 자라는 돌연변이주를 선별할 수 있다. (단백질이 불안정화되어 30도에서는 기능을 유지되지만 41도에서는 기능이 유지못하게 된다든지) 그래서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돌연변이주를 선발하였다.

(1) 박테리아에 돌연변이원을 처리해서 콜로니를 얻어!

(2)  그 다음에 이 콜로니를 그대로 카피를 뜹니다.

(3) 두개의 플레이트에 이걸 복사

(4) 한 플레이트는 30도에, 다른 플레이트는 41도에 두고, 30도에서는 자라지만 41도에서는 안 자라는 넘을 30도씨 플레이트에서 골라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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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렇게 골라낸 온도에 따라서 자랐다 안자랐다 하는 넘들 중 DNA 합성에 관련있는 넘들을 따로 골라냄. 뭐 자세하게는 이 논문 을 참고하고,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동위원소로 표지된 dNTP를 이용하여 동위원소가 DNA에 들어가는 정도로 선택을 함.

아무튼 저 위의 논문에서는 이렇게 발견된 DNA 합성에 관련된 온도감수성 돌연변이주를 John Cairns이 만든 돌연변이주(아빠콘버그 효소가 없는 균주)와 크로스해서 이중 돌연변이주를 만들고, 이들에서 DNA Polymerase 활성을 체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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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A 패널은 John Cairns이 선별한 아빠콘버그 효소가 없는 균주. B패널은 야생형 균주. 세포의 단백질을 크로마토그래피로 분별하니 2개의 상이한 피크가 나오는데, A패널, 즉 아빠콘버그 효소 (Pol I) 이 없는 곳에서는 두 개의 피크가 나오고, B패널, 즉 Pol I 이 있는 곳에서는 첫번째 피크의 활성이 훨씬 크게 나온다. 즉 Pol I 은 Pol III (먼저 나오는 피크) 와 같은 위치에 있고 Pol II (나중에 나오는 피크)는 Pol III 과 다른 위치에 나오므로 두개의 활성을 서로 구분할 수 있다.

그래서 Pol III를 암호화하는 유전자를 찾기 위해서 각각의 이중 돌연변이주의 Pol II 와 Pol III 활성을 체크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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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발견된 돌연변이주 중에서 dnaE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난 것만 30도에서는 활성이 있는데 41도에서는 완전히 Pol III 활성이 안나오는 것이 나옴. 반면 Pol II 는 그딴 거 없음.

즉 여기서 얻은 결론은

1. dnaE 유전자는 Pol III의 유전자이며

2. Pol III의 활성이 없으면 E.coli 는 자라지 않음.

3. 따라서 Pol III는 E.coli 의 복제에 필요한 레알 DNA Polymerase.

그래서 아빠 콘버그는 첼로켜던 아들의 객기 때문에 구라꾼이 될 위기를 면했고 (비록 Pol I 은 E.coli 생육에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Pol III와 DNA를 합성하는 특성은 유사하기 때문에) 아들 콘버그는 아마 이런 연구에의 성공 때문에 첼로는 그만두고, 1973년 E.coli DNA Polymerase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 박사학위 취득 후에는 아마 아빠가 하던 거 계속하는 것은 좀 지겹다고 생각했는지 초파리 유전학으로 변신하여 현재 UCSF에서 실험실을 운영하고 있다는 이야기. 아빠나 형처럼 노벨상은 못 탔지만 여튼 유명한 과학자로써 일하고 있고 첼로는 아직도 취미로 가끔 켠단다. 친구인 에마뉴엘 엑스가 서부로 오면 같이 연주도 하고. (위의 인증동영상 참조)

(아빠 콘버그:아들아 뭐하는거냐? 둘째아들 콘버그:아버지, 노벨상을 계승하고 있습니다.아빠 콘버그:미안한데… 큰아들 줄거다)

마지막으로 콘버그 부자의 이야기는 그만하고,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DNA Pol I 과 Pol III 에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E.coli의 DNA Pol I, 즉 아빠 콘버그가 처음 발견한 효소는 단일 폴리펩타이드 체인으로 된 단백질이고 대충 이렇게 생겼다.

PolI

PDB:1KLN

우리가 PCR에 사용하는 Taq Polymerase 혹은 Pfu Polymerase는 다 이 효소의 사촌격인 셈. 가끔 PCR을 수행하면 Error 가 있는데 그렇다면 이 효소로 DNA 를 복제하는 Thermus 등의 균은 왜 DNA 정보를 그대로 유지해요? 하는 질문을 받을때가 있는데, 앞에서 말했듯이 DNA Pol I 은 생물의 DNA 복제에 사용되는 효소가 아니라 손상을 받았을때 수선하는데 사용하는 거다.

그러나 아들 콘버그가 발견한 DNA Polymerase, 즉 E.coli 의 지놈을 복제하는 ‘레알 DNA Polymerase’ 인 Pol III는 훨씬 복잡하게 생겼는데,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이 여러개의 서브유니트로 구성된 효소이다.

Screenshot 2014-03-08 19.30.48

dnaE 유전자는 실제 DNA Polymerase 의 촉매역할을 하는 alpha subunit에 해당. alpha subunit와 DNA는 대충 이렇게 붙는다.

3E0D

PDB:3E0D

DNA를 엄청난 속도로 복제하려면 DNA Polymerase가 DNA에서 떨어지지 않게 하는 서브유닛이 필요한데, 이것은 beta subunit 이 담당하며 다른 말로 DNA clamp라고도 칭한다. DNA clamp와 DNA는 다음과 같이 붙어있다.

clamp

PDB : 3BEP

그래서 대충 alpha 와 beta는 이런 구성으로 되어있지 않을까 예상되고 있다.

Screenshot 2014-03-08 19.45.04

즉 DNA Polymerase III를 구성하고 있는 개별 구성부품들의 구조는 대개 다 규명되어 있다. 그러나 톰 콘버그가 이 효소를 발견한지 어언 40년이 넘었는데도 DNA Polymerase III holoenzyme, 즉 E.coli DNA를 복제하는 이 정교한 기계의 완전한 구조는 아직 우리 손에 쥐어져 있지 않다. 구조생물학은 이제 할게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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