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절린드 프랭클린에 대한 짦은 이야기

로절린드 프랭클린 (Rosalind Franklin, 1920-1958) 이라고 들어보셨음?

KRBBHK

물론 모르는 분은 모르시겠지만, 이 블로그에 들락거릴 분이라면 어디선가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DNA 발견 히스토리에 대해서 좀 알고 계신 분이라면 “아~ DNA 구조사진 찍었는데 왓슨이 훔쳐가서 노벨상 못타고 몇년후에 요절한 눈화?” 정도로 기억할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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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진을 이 눈화가 찍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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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내들이 훔쳐가서 이 누나는 분노속에 화병도져 요절했다?

글쎄, 로절린드 프랭클린은 그정도로 기억되어야 하는 인물일까? 이러한 대중 속의 이미지와 실제 로절린드 프랭클린이 그닥 길지 않은 인생동안 남긴 족적과는 큰 차이가 있다. 여기에 대해서 조금 글을 쓰도록 하자.

1. 로절린드 프랭클린이 살아있었으면 노벨상을 받았을까?

나의 대답은 “예” 이다. 그러나 한가지 의외로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이 사람은 왓슨과 크릭 (그리고 모리스 윌킨스) 이 노벨상을 받을때 같이 노벨상을 받았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이 사람은 그 이후에 별도의 업적으로 노벨상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1982년 노벨 화학상은 Aaron Klug 이라는 사람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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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 사람이 한 일이 뭔데? N모상 홈페이지에 가보면 이렇게 나와있다.

Prize motivation: “for his development of crystallographic electron microscopy and his structural elucidation of biologically important nucleic acid-protein complexes” 결정학적 전자현미경과 생물학적으로 중요한 핵산 – 단백질 복합체의 구조결정

음 이게 뭔데? 그런데 이 사람은 1953년 영국의 Birbeck College라는 곳에서 처음 연구를 시작하였는데, 이때 이 사람은 바로 다름아닌 로절린드 프랭클린과 함께 연구를 한 사람이다. 이 사람과 로절린드 프랭클린의 연구주제는 담배모자익 바이러스 (Tobacco Mosaic Virus) 의 구조결정. 로절린드 프랭클린은 킹스칼리지에서 DNA 연구를 마치고 Birbeck College 로 옮겨서 담배모자익 바이러스의 구조가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해서 X선 회절에 의해서 연구를 시작했다. 이때 같이 참여한 사람이 Aaron Klug 즉 이 아저씨는 로절린드의 부사수였는데 나중에 N모상 득템.

로절린드 프랭클린이 DNA 연구 이후에 1958년 요절하기 이전까지 어떤 업적을 이루었는지는 요기 혹은 죠기 를 뒤벼보면 잘 나온다. 그러나 간단히 요약해보자.

1. 기존에도 JD Bernal 과 같은 사람들에 의해서 TMV 바이러스에 대한 X선 회절실험이 이루어진적이 있었다. 그러나 X-ray 덕후녀였던 프랭클린 눈화는 기존보다 더 나은 아래와 같은 회절사진을 찍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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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의 DNA 사진과는 비교가 안되는 알흠다운 사진

2. 이러한 데이터를 해석하여, 1955년, 최초로 TMV의 구조 – 이자 최초의 바이러스 구조 – 를 제시하게 되었다. 그리고 자연에 논문을 꽝 이 누님은 자연쯤에는 내고 싶을 때 논문을 내는 여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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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이런식으로 단일가닥의 RNA가 나선형으로 말려있고 캡시드 단백질이 차곡차곡 쌓여있는 모델을 제시하였다.  결국 이 모델은 후학들에 의해서 좀 더 자세하게 만들어졌으며 근본적으로 프랭클린이 1955년에 제시하였던 모델이 맞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이것은 인류 최초의 바이러스 구조 규명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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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후에 이 눈화는 다른 바이러스 구조, 즉 TMV와는 다른 모양인 폴리오 바이러스 (Polio Virus), 튤립 옐로우 모자익 바이러스 (TYMV) 등의 구조규명에 노력을 다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1958년 4월에 난소암으로 37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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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ato shunt mosaic Virus와 Turlip Yellow Mosaic Virus의 단일결정 회절사진.

이 눈화는 죽기 한달전까지도 새로운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었다. 바이러스 (Potato virus X) 라는 바이러스의 구조를 알아보기 위하여 협력연구자에게 샘플을 요청할 정도로..

어쨌든 요점은 이 눈화는 굳이 DNA 가지고 스웨덴에 가지 않더라도 충분히 그정도의 업적은 쌓았고, 요절하지 않았더라면 훨씬 더 대단한 발견을 했을 것이다. 부사수가 같은 토픽 가지고 계속 연구해서 노벨상 탔대니깐 뭔 말이 필요하냐. 글니까 연구자 여러분들은 건강 잘 챙기삼. 아무리 대단한 발견을 해도 죽으면 노벨상이건 뭐건 국물도 없음.

2. DNA 이중나선 모델은 로절린드 프랭클린의 것인데 왓슨 크릭이 훔쳐갔다?

아뇨.

많은 사람들이 로절린드 프랭클린을 “왓슨크릭에게 데이터 뺏기고 요절한 불운의 과학자” 정도로 생각한다. 그러나 요절했으니까 불운한 과학자일수는 있고, 왓슨-크릭이 그 구조모델을 만드는데 프랭클린의 데이터를 훔쳐본 것에 기여하긴 했지만 사실 프랭클린의 관점에서 그 데이터는 사실 너무 꾸려서 모델을 만들 시도도 안했을 뿐이다가 좀 더 정확한 이야기이다.
실제로 왓슨-크릭의 논문이 실린 ‘자연’ 이라는 잡지의 같은 호에는 (왓슨이 훔쳐본) 로절린드 프랭클린의 X-ray fiber diffraction 사진에 대한 프랭클린의 해석에 관련한 논문이 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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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요 사진에 대해서 너무 과대해석을 하지는 않겠지만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음.
– 구조는 아마 나선형일 것이고,
– 인산그룹은 구조의 밖으로 위치해서 나선에서 20A 의 직경으로 존재할 것이다.
– 아마 나선은 두개의 수직으로 대칭된 분자로 구성될 것임
즉 우리생각은 이전에 왓슨 & 크릭 이친구들이 제시한 모델과 불일치하지는 않음.”
Thus our general ideas are not inconsistent with the model proposed by Watson and Crick in the preceding communication
걔내들이 말하는게 우리 아이디어와 일치하지 않는건 아냐. 글타고 걔내들이 말하는게 다 맞는지 아닌지는 내가 알바가 아니고ㅋ 정도의 이야기. 사실 위 논문의 모든 내용은 프랭클린이 왓슨 크릭이 모델을 구축한 것을 보기 전에 쓴 이야기이고, 단지 왓슨 크릭의 모델을 본 다음에  “흥 뭐 걔내가 뭐라고 하는 모델과 내생각이 딱히 불일치한것은 아냐 흥” 하고 한마디 덧붙였다고 한다 츤데레가 요기잉네?
사실 왓슨 크릭 모델의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염기간 베이스 페어링 (A-T, G-C) 에서는 당연히 아무런 말이 없는데, 그 당시 프랭클린이 뽑은 데이터만으로는 절대 베이스 페어링에 대한 이야기를 할수 없으므로, 프랭클린은 아마도 이 데이터 가지고 이런 구체적인 모델을 만드는 것이 너무 오버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구조생물학적으로 왓슨 & 크릭의 DNA 이중나선, 염기쌍 구조가 원자수준에서 규명된 것은 이보다 훨씬 이후인 1981년의 일이다.

3. 왓슨 & 크릭과 프랭클린은 사이가 나빴다?

그닥 나쁘지는 않았는데염?
왓슨 & 크릭이 모델을 구축할때 프랭클린의 사진에서 결정적인 힌트를 얻은 것처럼, 프랭클린 역시 DNA 구조를 해석할 때 크릭이 제시한 이론에 의해 큰 영향을 받았다. 이것은 프랭클린 버전의 구조해석 논문에도 잘 나와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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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왓슨과 크릭과 이사람과의 사이도 나쁘지 않았음. 왓슨은 프랭클린이 TMV 구조푸니까 “오오 눈화 미쿡와서 제발 톡해주세염~구조좀 보여주세염~ 현기증난단 말이예여” 하고 편지를 몇번 썼고 프랭클린이 미쿡에 오니까 직접 운전기사해서 동부에서 서부까지 모셨다는..(근데 프랭클린 눈화가 돌아가시니 뒷담화하는 책을 써…)
사실 프랭클린이 TMV연구를 하기 전에 왓슨은 TMV에 대해서도 좀 발을 담근 적이 있는데 사실 TMV의 capsid 단백질이 helical 한 구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처음 실험적, 이론적으로 규명한 것은 왓슨이었다. 논문 재미있게도 왓슨은 DNA 이중나선 구조에 대해서는 전혀 실험을 한 적이 없는데, TMV에 대해서는 직접 실험을 했다는..사실 왓슨이 프랭클린의 사진을 한번 보고서 ‘오오 이것은!’ 하고 힌트를 얻게 된 결정적인 이유라면 같이 나선구조를 가진 TMV에 대해서는 자기가 실험을 해 본 이유일수도 있다. 어쨌든 프랭클린의 연구 자체는왓슨의 선행연구에 영향을 받았고, 이 둘은 서로 연구결과를 토의하는 사이었지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그리 사이가 나쁜 상황이 아니었다.
사실 이러한 오해가 나오게 된 것은 어떻게 보면 왓슨의 책임이 큰데, 그는 1968년에 출판된 자신의 저서 (라고 쓰고 디스모음집이라고 읽는다) 인 ‘이중나선’ (Double Helix)에서 프랭클린을 좀 괴팍한 여자 정도로 묘사했다. 그런데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버렸어! 그러다 보니 이 사람의 이미지가 그런 식으로 고착된 점이 크다. 

4. 프랭클린의 유산

프랭클린이 죽고 나서 프랭클린과 같이 연구를 하던 동료들은 캠브리지의 MRC 로 옮겨가서 그녀가 수행하던 바이러스 구조연구들을 계속 수행하였다. Aron Klug 은 이 연구를 계속해서 스웨덴에 갔다는 것은 이야기했고..

그녀의 대학원생으로 Kenneth Holmes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Aron Klug 과 함께 바이러스 연구를 같이했고, 이 연구가 어느정도 마무리된 다음에는 독일의 막스플랑크 연구소로 옮겨서 다른 생체고분자, 그리고 역시 나선의 성질을 가진 구조를 연구했는데, 이게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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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틴 필라멘트 모델이다. 참고로 이 모델은 DNA 구조와 TMV 에 사용된 방법인 Fiber diffraction 을 이용하여 결정되었다. 즉 고해상도의 구조를 결정할때 사용되는 단일결정에 의한 X-ray Crystal Diffraction 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쨌든 지금 프랭클린 눈화의 박사과정 학생이 푼 구조를 가지고 또 찝적거리는 찌그레기 1인인 본 블로그 주인의 경우에는 결국 구조생물학에서의 족보를 따져보면 로절린드 프랭클린 눈화까지 올라가게 되는 셈이다. 그러니까 우리눈화 가지고 괜히 설레발 떨지말라구..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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