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just 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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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만담 블로그에서 앱등이 블로그로 전업인가 퉷 하실 분은 잠시 참아주시라.잡스횽 이야기 아님 

과학, 특히 실험과학이 정체되어 있다가 급격하게 발전하는데에는  역시 새로운 연구 방법론과 연구도구가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업계를 뒤흔드는 연구 방법론과 연구툴이 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조건은 무엇인가?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러한 연구도구가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특징이라면 “걍 대충해도 돼”, 즉 It just works 하는 툴이다.

실험에서는 웬만한 사람이면 다 할 수 있는 손이 별로 타지 않는 그런 실험이 있고, 매우 까다롭고 주의를 요하는 실험이 있다. 생물 관련 실험에서 그런 실험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

가장 좋은 예라면 PCR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요즘은 너무 흔해서 이걸 실험테크닉으로 넣어야 하는지도 가끔은 헷갈리는 게 보통이고, 아주 가끔은 PCR 증폭에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있긴 하지만 (Sample이 극도로 작을경우, CG Content가 높을 경우) 그래도 제대로 프라이머만 제작하고 시약 넣으라는 것 빼놓지만 않으면 대충해도 되는게 PCR이다. 오죽하면 수만년 전에 죽어서 빙하속에 쳐박힌 맘모스와 같은 안습의 샘플에서도 되니 말이다.

PCR이 너무 흔하다고 생각한다면 요즘 한창 뜨는 CRISPR/Cas9 시스템에 의한 지놈 엔지니어링을 들수 있을 것이다. 논문이 나온지 일년도 채 안되서 유사한 연구가 수백개 이상 논문화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성공했다는 것은 결국 이 테크닉 자체가 ‘It just works’ 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블로그 주인도 모종의 목적 뭐긴 뭐야 세계정복이지을 위해서 CRISPR/Cas9 를 얻어서 해보니, 쉽게 되더라. 솔직히 내가 생각해도 내가 실험 손재주가 좋은 사람은 아님 ㅋ 

결국 세상을 바꾸는 테크닉은 이렇게 아무나 해도 되는 그런 툴이다.

반면에 만약 되면 좋지만 일단 성공률이 극도로 낮거나, 소위 말해서 ‘손이 타는’ 실험들의 경우 결국 이런 실험들이 연구의 판도를 바꾸는 중요한 툴이 되기는 힘들다. 그런 것의 좋은 예로는 가령 핵치환 기술에 의한 리프로그래밍 (기억하십니까 ㅎㅇㅅ?) 기법을 들 수 있겠다. 사실 ㅎㅇㅅ 이 논문조작으로 걸리기 전 한참 구국의 영웅처럼 받아들여질때도 본 블로그 주인장이 삐딱하게 생각했던 이유라면 그 실험 자체가 아무나 할 수 있는 실험도 아니고 그리 쉽게 되는 실험도 아니기에, 어차피 실용적으로 쓰이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젓가락 기술” 이라든지 “고난이도 실험” 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무슨 대단한 역량인 것처럼 선전했었지…ㅋㅋ

그리고 그넘의 문제의 STAP 셀. 처음에는 “걍 약산성에 아무셀이나 짠 담가놓으면 킹왕짱 짱센 줄기세포 되염” 했었음. 그런데 여기에 낚인 수백, 수천명의 사람들이 해보니 잘 안됨. 그러니 프로토클 바꿔서 사실은 존나 어려워요. 그것도 안되자 약산성 치고 쎌 고문하면 되염…실제로 될지 말지 모르겠다만 (아직도 약간은 진짜로 하긴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있다. 복붙은 했더라도..ㅠ.ㅠ) 어쨌든 처음에 ‘It just works’ 인것처럼 포장되었지만 사실은 존나 잘 앙돼 앙돼자나 구라의신의 손이나 하는 기술로 판명난 지금, 사실로 판명되건 어쩌건 관계없이 큰 임팩트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손이 타는’ 실험을 ‘대충해도 되는’ 것으로 만드는 것이 진짜 원천기술이자 수백억조 국부창출의 길인지도 모른다. 사실 우리가 지금은 진짜 개나소나 한다고 생각하는 실험, 가령 PCR만 하더라도 개발 초기에는 매 사이클마다 Enzyme 넣는 노가다를 하던 별로 재현성 없는 기술이었다. 그러나 그런 것을 열에 안정한 DNA Polymerase를 쓸 생각을 하고 조건을 최적화하여 “아무나 해도 되게 만든” 것이 이 테크닉을 시대를 바꾼 테크닉으로 만든 진짜 원천기술.

또 다른 예를 들자면 이런거다. 지금도 그렇고 옛날에도 그렇지만 막단백질, 특히 G-Protein Coupled Receptor(GPCR) 과 같은 것의 구조를 결정하는 것은 과학적인 면 뿐만 아니라 이들이 수많은 약물의 작용점이라는 것을 생각할때 어마어마하게 중요한 것이었다. 그러나 한때는 이러한 단백질의 구조를 결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미션 임파서블 수준의 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이것을 ‘되는데요’ 로 만든 것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가장 결정적인 것은 채널의 세포외에서 흐느적거리는 부분을 잘라내고 결정화가 잘되는 T4 Lysozyme이라는 단백질로 바꿔치기한것. 이러한 여러가지 테크닉 꼼수 들이 쌓이고 쌓여 이전에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던 일들을 “It just works” 한 일들로 바꿔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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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이 바로 T4 Lysozyme

“It just works” 의 경지에 이르는게 중요한 또 다른 분야라면 학문적인 호기심에서 출발한 일이 상업화되는 경지로 바뀔때일수 있음. 사실 학문적인 호기심에서 시작된 일이라면 원래 계획대로 일을 진행했는데 예상대로 안 가는 경우가 더 많고, 100번 했는데 두세번 정도만 결과가 나와도 논문으로 내기에 충분할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상업화 되는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적어도 100번 했는데 95번은 되는 수준, 즉 “It just works” 수준이 되지 않고서는 상업화하기 힘들다. 상식적으로 1만원 내고 치킨세트를 시켰는데 치킨이 한번에는 닭다리 하나 들어있고 어떨때는 20개 들어있고 하면 장사가 되겠냐고 물론 치킨로또 개념으로 의외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수도 있겠지만

아카데미아 출신의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개발했다는 기술로 창업을 시도하곤 하지만 때때로 큰 좌절을 겪는 것이 이러한 것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일수도 있음. 즉 과정은 어떻든 어떻게든 되게 해서 논문내는 것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이 돈을 내면 이러한 결과를 보장해 줌” 하는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 서서 의외로 헤멜 때가 많다. 즉 어떻게 보면 상업화에 필요한 R&D라면 100번 했는데 한두번 될까말까 하는 것이 95번은 되도록 만들어내는 것일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 대해서 대개의 아카데미아 출신의 연구자들이 개념이 없는게 함정

어떻게 되면 상업화가 가능한 시점이라면 특정한 기술이 성숙하여 100번 했으면 80-90번은 되는 시기일수 있다. 아니면 100번 하면 1-2번 될까말까 하는 것을 95번 될 수 있는 독자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거나.

어쨌든 자신이 어떠한 기술 혹은 테크닉에 정통하다고 믿고 있걸랑, 해당 기술을 “누구나 걍 대충해도 되게” 만들기 바란다. 그렇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성공의 지름길이며, 자신의 손재주만 믿고 “핫~ 나님은 신의 손인듯” 하는 분들은 영원히 손만 쓰고 살수밖에 없을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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