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정제의 십계명. 1. 단백질은 단백질마다 다 다르니 그들의 특성을 잘 파악할지어다.

한때는 세포 내에 존재하는 새로운 단백질을 순수정제하고 이것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생명과학의 가장 최첨단인 연구방법이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그런 시대는 이전에 가 버렸다. 미안 콘버그 영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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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님의 단백질 정제 테이블..이제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백질을 순수 정제하는 것은 긴요한 테크닉이며, 특히 단백질의 구조를 규명한다든지, 단분자 생화학/생물물리학등의 최신 테크닉으로 단백질의 특성을 연구할때는 여전히 필수적이다. 그러나 단백질 정제를 해야하는 뉴비 연구자들에게 단백질 정제가 DNA 혹은 RNA 같은것처럼 “그저 키트만 사서 따라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크나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옛날에 생화학으로 DNA 복제의 거의 모든 스텝을 규명한 아서 콘버그 (Arthur Konberg)라는 영감님은 “효소학의 십계명” (Ten commandments of enzymology) 이라는 에세이에서 이제는 유행에서 웬지 뒤쳐져가는 것 같은 단백질/효소를 연구할 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들을 나열한 바 있다. 물론 콘버그 영감님에 비하면 일개 찌그레기에 불과한 본인이 어찌 N모상 세습수상의 위엄을 자랑하는 콘버그 영감님의 흉내를 내는 것은 천부당 만부당이긴 하지만 영감님 가셨으니까 상관없지 그저 단백질을 아직도 만들어야 하는 저랩 뉴비 연구자들에게 약간이나마 보탬이 되도록 “단백질 정제의 십계명” 이라는 이름으로 한번에 한가지씩 적어보고자 한다.

그 첫번째 계명.

1. 단백질은 단백질마다 다 다르니, 그들의 특성을 잘 파악할지어다

 

단백질은 그때 그때 틀려요

디엔에이나 알엔에이 같은 핵산쪼가리 -.- 나 가지고 놀던 뉴비들이 단백질이라는 것을 한번 만들어 볼까 할때 가장 먼저 닥치게 되는 것은 이런 것이다.

아그 A
“DNA나 RNA는 키트로 슥 뽑으면 되잖아여. 근데 단백질은 그런게 있나요?”

MadScientst
“없음 ㅋ”

아그 B
“왜요?”

MadScientist
“단백질은 그때그때 다 다르니까”

아그 A & B
“(뭔말이래)….??????”

단백질은 다 그때그때 다 다르다!가 단백질을 정제하고자 하는 사람이 제일 먼저 유념해야 하는 사항이다. 괜히 십계명의 첫번째로 넣은 것이 아니다.

(여기서 ‘그때그때 다 다르다’ 의 의미를 잘 새겨봐야 하는데, 동일한 종류의 단백질이 오늘 실험할때와 내일 실험할때가 다르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 단백질 A 를 실험할 때와 내일 단백질 B 를 실험하는 것은 전혀 새로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ㅇㅋ? )

여기에 대해서 조금 자세히 알아보자. DNA나 RNA와 같은 다른 생체고분자는 DNA나 RNA의 서열에 따라서 물리적 특성이 틀려지는 경우가 그다지 없다. (물론 CG Content가 심각하게 틀리다든가 하는 경우라면 약간씩 틀려질 수 있어도) 따라서 물리화학적인 방법에 의해서 DNA 혹은 RNA 를 분리한다든지 할때 유전자에 따라서, 심지어는 기관이나 종에 따라서 틀려질 것은 그닥 없다. 따라서 솔루션 1 을 넣고, 솔루션 2 를 넣고 따라하면 지나가는 초딩도 만들 수 있는게 DNA/RNA인 것이며, 온갖 잡생물에 대한 지놈 시퀀싱 프로젝트가 이루어지며, 이제는 하루이틀이면 웬만한 개별 생물의 지놈시퀀스를 뽑아낼 수 있는 이유가 “DNA나 RNA는 내용물과는 상관없이 언제나 다 비슷해요” 라는 사실 때문이다.

그럼 단백질은? 그건 핵산쪼가리 이야기고 ㅋㅋㅋ   단백질은 아니란다

pink

디엔에이나 가지고 놀다가 온 뉴비를 갈구는 단백질생화학자들

일단 우리가 ‘단백질’ 이라고 총칭하는 것들이 얼마나 다양한 모양과 크기를 가지고 있는지부터 한번 봐라!

Screenshot 2014-07-01 22.54.28링크
크기와 모양뿐이랴? 이렇게 각각 틀린 단백질은 그 물리적 성질이 다 틀리다. 매사에 항상 긍정적인 넘 (이런 넘들은 Anion exchange chromatography에 잘 붙는다 ㅋ) 이 있는가 하면 부정적인 넘 (이런 넘은 역시 Positive charge를 띈 cation exchange에 붙고) 이 있기도 하다. 어떤 넘들은 생체막에서만 제대로 존재하고 수용액 상에서는 제대로 존재하지 않는 넘들도 허다하다. 항상 자기 짝궁이 있지 않으면 제대로 존재할 수 없는 넘이 있는가 하면 그런것 개의치 않는 넘들도 많다. 온도가 슬며시 상온(섭씨 20도) 을 넘어가면 못 버티고 헬렐레하는 넘들이 있는가 하면 온도가 90도가 넘어도 거뜬히 자기 일을 하는 넘들도 존재한다 (PCR이라고 들어봤나?). 빛을 받으면 형광을 내는 넘이 있는가하면 ATP를 넣으면 빛을 만들어내는 넘도 있다. 암튼 단백질은 그때그때 다 틀리다.

그러므로 단백질을 가지고 하는 제일 첫 단계인 단백질 정제를 잘 하기 위해서 알아야 하는 첫번째는 “단백질은 다 그때그때 틀리며 각각 다른 단백질을 정제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실험법을 너님이 개발해야 한다” 라는 것이다.

“어머 이게 웬 소리여~ 키트없이는 우린 실험 못해여” 하는 뉴비님들. 단백질 동네에 오신 걸 환영한다. 이게 이 동네의 법칙이다.

비단 정제뿐이랴? 단백질을 가지고 하는 모든 실험의 경우 그 단백질을 연구한 사람이 당신이 최초인 경우 그 방법을 만드는 것은 온전히 당신의 일이다. 가령 단백질 구조를 풀기 위해서 만들어야 하는 단백질 결정을 생각해보자. 특정한 단백질 결정이 만들어지는 조건을 찾고, 그 조건을 최적화하여 X선 회절을 하는 결정을 만드는 것 등등 단백질 하나하나마다 처음부터 그 실험법을 님이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야모 아저씨가 찾아낸 4개의 유전자만 발현시키면 줄기세포 나와요~ 하시던 동네에서 오신 분들이라면 참으로 새롭게 느껴질 이야기겠지만 원래 단백질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은 이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인다. 원래 단백질은 그때그때 틀리니까.

왜 각종 생물의 DNA나 RNA 서열은 거의 다 규명되었지만 생물이 가진 단백질 구조는 제대로 다 규명되지 않았냐, 이것도 그냥 돈 확 들여서 생물에 존재하는 모든 단백질의 구조를 파악해버리면 쉽지 않겠냐? 이미 해봤다. 그리고 처절히 실패했다. 결국 단백질 구조를 푸는 것과 같이 단백질을 가지고 일하는 것은 ‘그때 그때 다 다른’ 조건을 잡고, 단백질 하나하나마다 처음부터 연구를 해야 하는 것이 정도이고, 지놈 프로젝트와 같은 ‘치트키’ 는 없다라는 것이 수많은 돈을 쓰고 얻은 결론인 것이다. 원래 다 그러하느니라.

론 재조합 단백질 (뒤에서 다룰 것이다) 기술에 의해서 단백질을 우리 멋대로 바꿀 수 있다는 것에 의해서 단백질 정제에 한해서는 어느정도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테크닉들이 개발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것을 다 감안하더라도 단백질을 할 때 항상 생각해야 하는 사실은 ‘단백질은 그때 그때 달라요‘ 이다. (지겹다 이제 ㅋ)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단 특정한 단백질이 해피하게 세포 외에서 어울릴 수 있는 조건을 파악했다면, 그 환경하에서는 같은 단백질은 ‘그때그때 다르지는 않고’ 대개는 비슷하게 행동하며, 재현성있게 행동한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사실 이런 것이 가능하지 않았더라면 우리가 DNA 자르고 붙이고, 미량의 시료에서 DNA를 증폭해내는 PCR와 같은 것, 혹은 임신진단키트로 임신이 되었는지 안 되었는지의 여부를 아는 것 등등 단백질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수많은 것들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단백질마다 성질은 틀리지만,  특정한 단백질을 다룰 수 있는 조건이 확립된 순간, 그 단백질은 당신의 뜻대로 세포 외에서 작동할 것이며, 그 조건을 찾는 것이 단백질을 다루는 당신의 할 일이다.

 

서로 다른 단백질들의 개성을 잘 파악할지어다

그렇다면 우리가 특정한 단백질을 가지고 일을 하기 위해서 먼저 정제를 한다고 할때,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당연하겠지만 그 단백질에 대해서 알려진 모든 정보를 파악하는 것. ‘그때 그때 성질이 다른 단백질’ 의 성질에 대해서 얼마나 정보를 가지느냐에 따라서 너님의 삽질양이 줄어든다.

생물의 종류에 따라서 틀리고, 단백질의 종류에 따라서 제각각이지만, 비슷한 단백질은 어느정도 비슷한 성질을 공유한다. 지금 건드리는 단백질이 세상에서 당신만이 처음 연구하기 시작한 단백질이 아니라면 누군가는 그 단백질을 가지고 각종 삽질을 이미 했다. 일단 그런 것들을 찾는게 급선무다.

어떻게?

Screenshot 2014-07-01 23.03.19펍메드. 굳이 말해야 되냐

그리고 대개의 단백질 관련한 실험법은 요기에 잘 나와있다.

Screenshot 2014-07-01 23.05.01

Method in Enzymology  (온라인을 구독할 수 없으면 도서관 저널 서고 가봐라. 꽤 많이 있을거다)

그 다음에는? 물론 이미 연구된 단백질과 유사한 단백질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어떻게 하나. 걍 맨붕? 이럴때 쓰라고 여러가지 예측툴들이 나와 있다. 단백질의 2차 구조/3차 구조에서부터 어디가 단백질 내에서 흐느적거리는 부분이예요? 혹은 어디가 항체로써 제일 잘 작용할 것 같나요? 까지 다양하겠지만 일단 단백질의 가장 기본적인 호구조사 (분자량, 수용액 상에서의 isoelectric point, 정제된 단백질의 흡광도) 를 하기 위해서는 다음 사이트를 이용해 본다.

Screenshot 2014-07-01 23.07.36

Protparam

단백질의 시퀀스가 얼마나 비슷한 것인지를 파악하는 상동성 분석은 단백질의 기능을 파악하는데 매우 중요한 툴이다. (물론 단백질이 뭐 하는 넘인지 단지 상동성분석만으로 때려잡는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에 대해서도 이 시리즈 중반에 다룰 생각이긴 하나…일단 기본은 기본이다)

Screenshot 2014-07-01 23.09.06

BLAST. 설명이 필요韓紙?

진핵생물 유래의 단백질이라면 대개 하나의 폴리펩타이드 체인은 여러가지 각각의 기능을 가진 도메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냥 BLAST 만 돌려봐도 도메인 구조가 나오지만, 이러한 도메인을 제일 잘 파악할 수 있는 곳은 PFAM 이다. 만약 기존에 알려진 도메인과 크게 상동성은 없지만 뭔가 비슷한 다른 도메인이 있을 것 같다면? hhpred 라는 것을 돌려보자.

단백질 3차 구조를 예측하는 것의 정확도는 어느정도 상동성이 있는 단백질의 구조가 풀려 있지 않는한 그리 높지는 않지만 단백질 2차 구조, 즉 alpha-helix냐, beta-sheet냐와 같은 정보는 거의 80% 정도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 Jpred 와 같은 서버를 이용하자.

앞에서 말했듯이 어느정도 상동성이 있는 단백질의 구조가 풀려 있다면 우리는 대략적인 단백질의 3차 구조를 예측할 수 있다. (물론 여기서 ‘대략적’ 이라는 의미를 잘 파악해야 한다. 용도에 따라서 ‘대략적인’ 구조를 아는 것만으로 충분할 수 있지만 아주 정밀한 구조를 알아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까) 역시 hhpred 가 정답.

이러한 생물정보학적인 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지금은 단백질 정제의 십계명 중 제 1장을 공부하는 시간이지 생물정보학 시간이 아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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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명심해라. “단백질은 그때그때 다르고, 노가다를 덜 하려면 그 단백질에 대한 뒷조사를 잘 해야 하느니라” 가 첫번째 계율이다.

P.S. 두번째 계율은? 하나씩 쓸테니 궁금하면 기다려라! 단백질 정제의 0번째 계명은 인내이니라.옛날 본인의 지도교수님이 그러셨지. “단백질 정제는 밥도 먹지 말고 해야 한다구욧!” 

 

 

10 thoughts on “단백질 정제의 십계명. 1. 단백질은 단백질마다 다 다르니 그들의 특성을 잘 파악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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