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자의 인터스텔라 잡담 (2)

기왕 뻘글을 쓴 김에 조금 몇가지 문제(?)에 대해서 더 생각해 봄. 역시 영화 내용누설에 대해서 염려하시는 분이라면 보지마셈.

여튼, 기왕 ‘플랜 B’ 가 그닥 널럴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썼으니 조금 더 써보도록 함.

1. 사람 수정란만 가져가면 장땡인가? 

지구와 유사한 환경을 가진 행성을 찾는다…영화에서는 3지선다로 이런 행성을 찾은 모양이지만, 여튼 ‘지구와 유사해서 인류가 이주할 만한 환경’ 이라면 최소한으로 다음과 같은 요소를 갖춘 행성이라고 할 수 있겠음.

– 대기 조성이 비슷 (질소+산소, 적어도 산소가 전혀 없거나 그래서는 곤란)
– 중력이 유사
– 온도가 지구와 유사
– 물이 충분히 존재
– 자전주기가 지구와 비슷 

그래서 이런 환경조건을 갖춘 행성을 찾았으면 걍 캠핑가는 느낌으로 아 기분좋아여 하고 살면 되는건가? 대기의 산소를 호흡하고,물마시고, 에너지는….광합성? -.-;; 천일 동안 배고파야 어른이 된다. 배고파봐야 청춘이지..우주인은 걍 인턴으로 채용 우주인 인턴 장그래

결국은 사람이 이주한다는 것은 우리가 사는 지구에서의 생태계를 이식해야 한다는 건데 이건 어쩔건데염?  결국은 아무리 지구와 물리적으로 유사한 환경일지라도 어느정도의 Terraforming을 거쳐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음.

지구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을 그대로 옮겨가야 되는데 여기는 미생물, 동물, 식물, 조류(algae), 곤충 등등이 모두 포함되죠? 사람 수정란 가져가듯이 개소말쥐개구리물고기족제비개미파리모기벌곰팡이거미상어고래원숭이콜레라인플루엔자에볼라바이러스쌀보리감자고구마이끼…..등등의 웬만한 생태계를 구성하는 생물계의 샘플을 다 가져가야함! 게다가 “헐, 이거 없으니까 생태계가 망 -.- 페덱스로 좀 뭐뭐 부쳐줘염” 할 상황이 아니므로 가능한 다 바리바리 싸가야함. 무슨 노아의 방주도 아니고 이런 짐승을 암수 한쌍씩 가져갈 수는 없으니까 걍 사람처럼 동물, 어류등은 다 수정란으로 해서 얼리고, 식물은 다 씨앗…선발대는 벼라별 잡스러운 생물의 인공수정 기술을 다 익혀야 하겠구만요 (블로그 주인과 관계가 있는 실험실 학생들은 이제 다 나사에 취직하게 되고 ㅋㅋㅋ) 

귀찮으니까 걍 인간만 가자고? 아니, 인간수정란 가져갈때도 인류의 인적구성을 고려해서 인종별로 다 섞었다면서 왜 Homo sapiens만 가나? 지구상에 있는 생물들은 대충 샘플링해서 phylogenetic tree 따라서 골고루 가야하는거 아님?

물론 쿨하게 Homo sapiens가 아닌 다른 넘들에게는 “꼬우면 니네들이 우주선 만들든지” 하고 무시할수도 있겠지만 -.-;;  그래도 그럴수가 없다. 걔내들이 이뻐서가 아니라 우리가 먹고살기 위해서 필수적인 생태계라는 것을 만들려면 이렇게 다들 바리바리 싸들고 가야한다.  이게 다 키잡..키워서 잡아먹기 위함이다!

자, 이렇게 가져간다고 하고, 생태계에 방출하는 순서는 어떻게 하나..이것도 일단 광합성을 하는 미생물이나 조류 등을 미리 풀고 그 다음에 식물을….그러다가 망하면 첨 부터 다시하고…이것만 해도 거의 몇백년 걸릴듯 싶음. 물론 이러지 않기 위해서는 Biosphere 같은 고립계에서 실험 빡세게 해봐야 할듯. (근데 그 영화 속의 지구에서 그게 될까? )

그러나 여튼 이렇게 하려고 해도 우주기지 하나는 꽉 채울 정도의 어마어마한 물량을 날라야 할텐데, 그넘의 중력방정식은 풀긴 풀어야겠구먼…그럴 바에야 사람대신 수정란 가져가는 것 말고 플랜 A로 가지? 그렇다면 혼자서 플랜 B 한다고 수정란만 싸들고 (아마도….) 간 앤 해서웨이가 분한 브랜트 박사는 어쩔…뭐 걍 “미안하다~~~아!!!!”

음 또 이러면 “아 생물을 가져가지 말구요, 지놈시퀀싱을 해서 시퀀스를 하드에 넣어서 가져가고, DNA synthesizer를 가져갑시다. 그리고 필요할때 대량합성을 해서 DNA 를 만들고 그걸 생물로 되살리자구요” 하는 IT가이사람 나올듯.

지놈사이즈의 DNA를 합성을 할 수 있다고 치고, 그러면 그걸 ‘어디인가’ 세포에 넣어야 할텐데, 어디에, 어떻게 넣냐고요…라고 답하면

“그건 생물학자들이 고민하셔야죠”라고 하겠지.

아 네..민폐는 물리학자만으로 충분하다 

2. 생태계가 형성되기 전까지는 뭘 먹고 사냐

어쨌든 경작이 가능할 정도로 환경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무슨 남극기지 비스무레한 기지를 건설한 다음에서, 인공적인 환경에서 수경재배 같은 것으로 재배한 것을 가지고 버터야 할듯. 이 이야기는 님은  방울토마토 먹으면서 평생을, 아님 수 세대를 버텨야 된다는 이야기 되겠습니다. 괴기가 땡긴다구요? 사실 이런 환경에서 가축을 기르는 것은 많이 무리. 아니 것보다 가축에게 먹일 것을 생산하는게 더 무리. 동물세포배양을 해서 인조고기를 만드는 것 정도는 대안이 될까. 맛은 존나 없겠지 뭐 아니면 설국열차에 나왔던 그 유명한 양갱…이 아닌 단백질블럭.  근데 바퀴벌레는 머 먹이지..algae 따위를 끼얻나? 


3. 그런 조건의 행성이면..

“기후가 따땃하고, 산소가 있고, 물이 있는 그런 행성이면 이미 어느정도 생물이 발생해서 생태계가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뭐 굳이 지구에 있는걸 데려가..걍 거기있는거 잡아먹고 살지” 

라고 생각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오오 개이득! 그래서 초원에 돌아다니는 정체불명의 생물을 한마리 딱 잡아서 바베큐를 구웠어요. 그런데 알고보니 아미노산이 D-form이면…-.- 소..소화가 안되자나!!!!!!

뭐 아미노산이 D-Form 이라서 소화가 안되는 것 정도면 모르겠는데 무슨 몸에 페놀이 줄줄 흐르고 그런넘이면 어쩔겨. 여튼 무슨 생명체가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그게 생화학적으로 우리와 호환성(?)이 있을 것이라는 보장은 전혀 없다. 우리와 구성원리가 틀린 고분자로 된 넘이면 뭐 소화가 안되는거죠. 아니, 아예 탄소 기반이 아니라 규소 기반의 지적생명체라도 있는지 누가 알겠냐. (그래서 온몸에 전자가 흐르는…전자의 요정이 아닌 규소 기반의 레알 전자계집  ‘전자여친’을 찾을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우주인 선발대에 지원하는 우주인 후보자는 없을까)

근데 자꾸 우리가 멀 잡아서 먹을 수 있을까를 고려하는데, 우리가 뭔가에게 잡아먹힐수도 있다는 건 왜 고려안하냐 ㅠ.ㅠ L 아미노산만 너무 믿지마..걔내들 DL racemerase가지고 있으면 어쩔겨

4. 그러니까 걍 블랙홀 웜홀은 잊어. 포기하면 편해

일단 좀 더 쉬울 것 같은 우주정거장이라도 라그랑쥬 포인트에 만들어서 생태계를 만드는 연습부터 하고서 웜홀인지 세스코홀인지를 들어가는게 낫지 않을까 싶다만…결국 영화에서도 그렇게 결론난 거 아님? 아님 그 노력과 정성으로 지구를 재생해 보던가…..쉬운 길을 두고 어려운 길을 가지 맙시다. 응?

One thought on “생물학자의 인터스텔라 잡담 (2)

  1. 근데… 항공우주쪽으로 봐도, 왜 인간이 가서 그렇게 험한꼴을 당하나요, 정찰 위성도 띄우고 무인기도 띄워서 정보를 다 획득한다음에 가야겠지요, 개뻥치는 첫번째 도착한 과학자 자료만 보고 해당 행성에 시간차원에서 엄청난 손실을 보고 가는것도 이해가 전혀 안가기는 하는데, 헐리웃 가족영화에 따지고 들기 시작하면 지는거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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