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논읽남 : 세포막을 여는 마법의 열쇠

오늘 읽어볼 논문은 다음 논문이 되겠다.

D’Astolfo et al., Efficient Intracellular Delivery of Native Proteins, Cell 2015

문을 열어줘

현대생물학에서 가장 흔히 하는 실험중의 하나가 외래 단백질을 세포에 발현해서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보는 것 등이다. 이런 짓거리를 하는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령 야마낚아 아저씨가 iPS 셀을 만들때를 생각해보자. 즉  Oct4, Sox2, Klf-4, c-myc 이라는 4개의 전사인자를 분화된 체세포에서 과발현을 해보니까 이게 iPS 셀이 되버린다는 것을 발견한 것도 그 좋은 예일 것이다.

그렇다면 외래 단백질을 세포에서 어떻게 많이 만드냐. 가장 흔한 예로는 결국 해당 단백질을 코딩하는 재조합 DNA를 세포에 때려넣고, 이 외래 DNA가 전사되어 RNA를 만들고, 이것이 다시 번역되어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을 기다리는 것이겠지? 대충 이렇게 세포내에 외래 DNA를 넣는 과정을 트랜스팩션 (Transfections)이라고 하고, 생물학 실험 해봈다 하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한번쯤은 해봤을 일이다.

그런데 이렇게 일상적으로 DNA를 넣을 수 있는데 뭔 걱정? 세포의 종류에 따라서 트랜스펙션이 제대로 되지 않는 세포는 꽤 많이 존재한다. 이런 경우에는 렌티바이러스와 같은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하여 감염시키니까 문제가 없어라고 생각할수도 있다. 그러나 여튼 몇가지의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 난 바로 외래 단백질을 처리하자마자 만들고 싶은데 DNA-RNA-단백질 과정을 거치려면 시간이 걸리잖아

– 외래 DNA를 넣었다가 그게 세포 내로 융합되어 지놈 내에 들어가버리면 어쩔껴?

– “너네들 트랜스펙션 좀 작작해..트랜스펙션하는데 쓰는 시약사다가 랩 망하겠다” – 항상 돈에 쪼들리는 한 교수님

즉, 외래 DNA를 통해서 외래단백질을 만들수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다른데서 만든 (여기서 진행되는 ‘단백질 정제의 십계명’ 을 따라서 정제된 ㅋㅋ) 단백질을 바로 세포에 때려넣어야 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세포에 단백질을 때려넣는 방법

뭐 이전에도 세포에 단백질을 넣는 방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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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와 같은 상대적으로 매우 큰 거대세포의 경우에는 투명대 (Zona pellucida) 라는 막으로 둘러싸여 있는 관계로 뭔가를 넣으려면 미세조작기 (micromanipulator) 와 바늘을 이용하여 DNA, RNA, Protein을 찔러넣을 수 있다. 이런 경우는 그냥 푹 찔러넣으면 된다. 난자가 아닌 체세포에서도 가능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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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조작기와 microinjector 는 대충 이렇게 생긴 기기이다. 본 연구소의 괴수생산장비를 막 노출시키면 안되는데…

일단 이런 장비가 있으면 단백질을 세포에 찔러넣을수는 있다. 그러나 (1) 장비가 좀 가격이 나가고 (2) 일일히 세포 하나하나에 여러개의 샘플을 찔러넣는 것은 매우 노동집약적인 일이고 (3) 난자와 같은 큰 세포에서는 숙련자의 경우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지만 이에 비해 훨씬 크기가 작은 다른 세포에서는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

이렇게 물리적으로 외래단백질을 찔러넣는것은 가능은 하지만, 대개 한정적인 세포에서 한정적인 수량을 다룰때나 사용할 수 있는 일이므로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은? 일반적으로 단백질의 경우 세포막에 가로막혀서 특별한 수용체라든지 등의 흡수기작이 없으면 세포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는데, 바이러스 유래의 일부 단백질은 그런거 무시하고 세포막을 투과할 수 있기도 하다. 이런 단백질을 조사해 보니 Cell Penentration Peptide (CPP) 라는 서열이 있다는 게 확인되었다.

Cell Penetration Peptide에 대해서는 여기를 참조하도록 하고..여튼 제일 잘 알려진 CPP로는 HIV에 존재하는  TAT이란 단백질에 존재하는 서열로써 GRKKRRQRRRPQ 이다.  즉 우리가 어떤 단백질을 세포내로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이러한 CPP 서열과 원래의 단백질을 연결하여 재조합 단백질을 만들면 이 단백질은 CPP 서열의 도움에 의해 세포막을 뚫고 세포안으로 똭!

문제 해결이네요…오늘은 논문도 안 읽고 서론만 하고 끝내겠습니다. 나중에 또 만나염……

이 보고 싶겠지만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일단 단백질에 따라서 CPP 를 붙여도 효율이 틀려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두번째 문제라면 (어쩌면 더 심각한 문제) 단백질에 요상한 시퀀스를 다는 것에 따라서 단백질의 성질 자체가 틀려질 수 있다는 상황 되겠다. 가령 단백질이 세포막을 통과해도 제대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목적지, 즉 세포소기관이냐, 핵이냐, 세포막이냐, 미토콘드리아등으로 찾아가는 것이 필요한데, 많은 경우 이러한 ‘목적지’ 역시 단백질 내에 있는 특정한 아미노산 서열에 의해 결정된다. 가령 핵으로 들어갈 필요가 있는 단백질은 NLS, 즉 Nuclear Localization Sequence라는 서열을 가지고 있고, 미토콘드리아로 가야 하는 단백질은 미토콘드리아 타겟팅 시퀀스가 있어야 하고..그런데 여기에 CPP를 달아놓으면…운 좋으면 원하는 목적위치로 갈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게다가 단백질의 끝에 CPP를 달아놓는 것에 따라서 단백질의 활성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고..따라서 세포막을 뚫고가려면 단백질에 물리적으로 CPP를 달아야 하지만, 이렇게 달린 CPP가 단백질의 성질에 영향을 미칠수 있다…

뭐 그래서 이런저런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이고 이러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방법은 현재까지는 없었다. 그런데 아마도 이런 문제를 해결할지도 모르는 가능성이 바로 이 논문에서 제시되었다는 이야기. 어떻게?

우리가 첨 의도한 실험은 이게 아닌것 같은데..

여튼 논문을 처음 살펴보면 이런 그림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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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사람들은 Cos7 세포라는 널리 사용되는 세포에 저 앞에도 잠시 이야기한 유명한 전사인자인 Oct4 단백질을 세포로 전달하기 위한 실험을 하고 있었다. 왜 요런 실험을 하려고 했는지에 대한 원래 목적은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논문의 책임저자인 Niels Geiisen 이라는 사람이 원래 줄기세포 관련 연구를 하는 사람이고 Oct4라는 단백질은 유명한 야마나카 인자중의 하나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뭐 단백질 가지고 리프로그래밍 하는 시스템 구축? 뭐 이런 비슷한 연구를 시도하던 도중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여튼 이들은 Oct4에 transactivation domain인  VP16 이 퓨전된 단백질을 가지고 이 실험을 하고 있었다. C말단에는 아르기닌 11개로 구성된 기존에 알려진 CPP를 달아놓았고 N말단에는 단백질 정제를 위한 His-tag을 달았다. 아마 네거티브 콘트롤로 쓰기 위해서 C말단에 CPP가 없는 넘도 하나 만들었겠지? 그래서 아마 CPP가 들어간 넘은 세포 속으로 들어가서 Oct4 타겟 유전자를 활성화하고 그렇지 않은 넘은 안들어가고…와 같은 결과를 예상했을 것이다.Oct4 가 활성화된 것은 Oct4 결합부위가 있는 Luciferase 리포터 유전자를 이용하여 Luciferase 활성정도로 측정..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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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P (R11)가 들어간 넘이나 안들어간 넘이나 상관없이 Oct4 가 세포내로 쑥쑥들어가! 혹시 몰라서 His tag을 떼버린넘도 역시 마찬가지...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아마도 실험한 사람은 잠시 멘붕에 빠졌거나, 아님 PI한테 까였을지도 모른다. “실험 똑바로해” 하는 이야기를 들었을지도…뭐 자세한 것은 내부사정이니까 알 바가 아니고, 그렇게 아마 반복실험을 해도 동일한 결과가 나옴..으익 이거 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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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실험을 여러번 해도 비슷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단백질도 새로 정제해 보고…그 이후에  정제된 단백질 안에 들어있는 ‘뭔가’ 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서 버퍼안에 들어있는 성분들을 하나씩 빼보면서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았다. 그랬더니 두개의 성분이 영향을 미치는것이 확인되었다. NaCl 과 Non-detergent Sulfobetain 201 (NDSB-201) 이라는 단백질 수용성을 개선해주는 첨가물질.

그렇다면 이게 혹시 Oct4-VP16 에서만 그런것인가? 라고 생각하여 단백질이 들어갔는지 안 들어갔는지를 쉽게 알 수 있는 단백질을 하나 골라서 정확한 조건을 잡기 시작했다. 이때 사용한 단백질은 페니실린 등의 내성을 부여하고 흔히 실험실에서 많이 사용하는 항생제인 암피실린에 내성을 주는 단백질인 베타-락타메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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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NaCl의 농도, 즉 삼투압조건, 각각 다른 염, NDSB의 농도, 단백질의 농도등에 대해서 조건을 최적화하였다. 즉, 다른 단백질을 써도 세포안에 같은 조건에서 들어간다.

그런데 이렇게 삼투압이 높으면 단백질은 들어갈진 몰라도 세포에 뭔가 좀 해를 주지 않겠나? 예상대로 이런 조건에서는 세포의 성장이 억제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래서 ‘단백질은 들어가면서도 세포에 넘 해를 주지 않는’ 첨가물질을 찾기위해서 여러가지 ‘보호물질’ 을 찾으려고 해서 결국 Glycerol+Glycine을 같이 첨가하면 단백질이 세포내로 들어가면서도 세포에 해를 최대한 덜 끼치는 것을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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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걸 가지고 좀 뭔가 유용한 작업, 가령 유전자조작에 사용할 수 없을까 생각해서 LoxP 서열을 인지하여 자르는 Cre Recombinase 단백질을 마우스의 ES셀에 넣어보려고 하였다. 이때 사용된 마우스의 경우 마우스에 외부유전자를 발현할때 흔히 사용하는 Rosa26 locus에 GFP가 들어있는데, GFP 가 정상적으로는 발현이 되지 않지만, Cre가 작동하면 GFP의 발현을 막는 부분이 잘려나가서 발현이 되는 ES셀. 즉 Cre 단백질이 세포에 들어가면 ES셀에서 GFP가 발현이 되고, 즉 이런식으로 세포에 들어간 단백질이 핵까지 들어가서 DNA를 자를 수 있다는 증거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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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셀에서만 되나? 그래서 여러가지 Primary Cell에 대해서 테스트를 해봤다. Neural Stem Cell, Dendritic Cell, Glial Cell, MEF, Neu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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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덤벼. 테스트한 건 다된다. 물론 잘 안되는 것은 논문에 싣지 않았겠지만 그건 넘어가자

그렇다면 이것을 가능케 해주는 ‘마법의 화합물’ 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흔히 많이 사용되는 화합물. 누군가도 단백질 결정만들때 첨가제로 사용해본적 있음. 도 여러가지 변이체가 있는데 이 구조와 활성과의 관계는 어떤가?

Fig3-EVO7

그렇다면 여기서, 과연 이 단백질은 어떤 기전으로 세포막을 뚫고가는가? “뭐여 세포막만 뚫고가면 되지 그런 걸 꼭 알아야해” 라고 생각하실 분이 있겠으나, 궁금하지 않은가? 전능하신 리뷰어님이 궁금하시대잖아 말이 많아

아마 단백질은 소분자물질과는 달리 생체막을 그냥 어영부영 뚫고가기에는 넘 분자량이 크기때문에 뭔가 특이적인 기전이 있지 않을까? 혹시 endocytosis? 뭐 그래서 여러가지 화합물을 쳐서 단백질의 세포막 돌파가 얼마나 저해되는지를 관찰하였다.

그러나 현재까지 알려진 endocytosis 관련기전을 저해하는 화합물은 효과 읍슴.

그렇다면? 바이러스 등의 큰 물질을 삼킬때 세포가 사용하는 기전으로 macropinocytosis 라는 게 있는데, 보시다시피 세포막의 일부의 형태가 바뀌어서 물질을 확 삼켜버리는 기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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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저해하는 화합물인 EIPA나 DMA를 쳐보니 단백질이 들어가는 정도가 확 떨어져! 근데 macropinocytosis는 세포막 근처의 세포의 형태가 바뀌면서 물질을 먹어치우는 현상이지? 근데 이런 세포의 형태가 바뀌는데는 누군가의 완소 단백질인 액틴 필라멘트의 리모델링이 필요하지? 그래서 액틴필라멘트의 중합을 억제하는 두가지 화합물은 cytochalasin D 혹은 LatA를 쳐봐도 단백질 돌파가 안 일어납네다. 이런데도 끼는 오지랖이 넓은 액틴느님…액틴이 괜히 누군가의 완소 단백질이 아닌겁니다 후후후

여튼 마지막으로 요즘의 모든 논문은 기승전크리스퍼가 되는데, Cas9 단백질과 sgRNA RNA를 만든 RNA-Protein Complex를 이 테크닉 (NaCl+NDSB)으로 세포안에 넣어서 지놈 에디팅을 할 수 있는지를 보았다. 물론 최근에 몇몇 연구진에 의해서 이것을 Cationic Lipid (Transfection할때 쓰는) 와 섞어서, 혹은 sgRNA에 CPP를 달아서 세포안에 넣을 수 있는 것을 보였다. 그런데 Transfection 할때 쓰는 시약 비싸고, sgRNA에 CPP  달려면 귀찮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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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안으로 잘 들어가고요, 예상대로 원하는 부분의 지노믹 DNA 퍽퍽 끊습니다! 이전에 개발된 Cationic lipid를 이용한 Cas9 단백질전달에 비교하면 어떻냐고? 훨 잘돼. (위 그림의 C 참조)

Principle of Limited Sloppiness

여튼 처음에 이런 것을 의도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이 연구자들은 재조합 단백질을 매우 간단하고 값싼 조건을 이용하여 세포내에 매우 높은 효율로 때려넣는 방법을 개발하였다. 당장 여기서 보는 것처럼 Cre Recombinase혹은 CRISPR/Cas9과 융합하여 지놈에디팅에 이용될수도 있을 것이고, 재조합 단백질을 이미 가지고 있는 경우 이들을 손쉽게 세포안에 넣어서 세포를 pertubation 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강력한 툴로 생각된다. 그전에 일단 다른 랩에서 재현이 되어야겠지? 이넘의 복붙녀 오모씨 때문에 이제 ‘획기적’ 이라고 설레발치던 논문은 쉽게 신용이 안가! 

여튼 꽤 높은 응용가능성을 가진 연구가 어떻게 의도치 않게 발견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또 하나의 예라고 할 수 있겠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이라면 좀 꼼꼼히 실험하는 사람이라면 단백질을 정제한 다음에 높은 농도의 NaCl 이나  NDSB-201같은것은 투석 등으로 제거하고 생리학적인 버퍼로 교체하여 첨가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연인지 필연인지 이 실험을 한 사람들은 조금은 엉성하게 His-tag 컬럼에서 나온 좀 빡센 조건의 단백질을 그대로 세포에 처리했고, 그것은 예상치 않은 효과를 보였다.

여튼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난 이야기가 있다. 모르긴 몰라도 이 결과, 즉 높은 NaCl 및 단백질을 안 엉기게 하려고 넣었을 첨가제인 NDSB-201 이 이런 효과를 낸다는 것을 발견한 것은 막스 델뷰릭이 말한 ‘Principle of Limited Sloppiness’ 의 좋은 예가 아닐까? 그렇다면 Principle of Limited Sloppiness란 무엇이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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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소환된 델뷰릭 옹

I”f you’re too sloppy, then you never get reproducible results, then you never get reproducible results, and then you never can draw any conclusions; but if you are just a little sloppy, then when you see something startling, (…) you nail it down (…). So I called it the “Principle of Limited Sloppiness”.

당연한 일이지만 아주 덤벙대는 사람은 실험이 됐다 안됐다 뒤죽박죽이 되서 재현성이 전혀 없을 것이고 당연히 아무런 결과를 못 얻을 것이다.  반면에 실험실에 보면 항상 기계처럼 균일한 결과를 뽑는 사람도 물론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처음에 예상한 가설에 입각한 결과는 (실험이 예상대로 가는) 경우 얻을 수 있겠지만, 예상치 못한 발견을 하는 경우 역시 드물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개는 꼼꼼하게 실험을 하는데, 가끔 덤벙거리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렇게 실험을 하다가 예상되지 못한 결과를 얻었다면? 그럴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하나? 아주 덤벙대서 실수를 많이 하는 사람은 워낙 여기저기서 틀릴 요소가 많기 때문에 뭐가 그런 예상되지 못한 결과를 낳는지 알기 힘들겠지만, ‘조금’ 덤벙거리는 사람은 이전의 실험과 현재의 실험이 뭐가 틀린지를 찾아낼 수 있고, 그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한 과학적 발견의 지름길이라는 이야기.

물론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은

(1) 일단 아주 개판으로 일을 해서 실험이 절대 재현안되는 수준에서는 이 이야기 생각하지 말자. -.-;;;

(2) 그러나 아주 가끔 예상되지 않는 결과가 나온다면, 그게 바로 발견의 문턱인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이것을 새로운 발견으로 이끌어나가느냐가 당신을 성공적인 과학자로 이끄나냐 아니냐의 갈림길이 된다 이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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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정제의 십계명 5. 이온교환크로마토그래피를 사랑하라

꽤 오랫만에 쓰는 시리즈물의 최신 에피소드가 되겠음. 지금까지의 ‘계명’ 은..

1. 단백질은 단백질마다 다 다르니 그들의 특성을 잘 파악할지어다.

2. 폴리펩타이드 결합은 언젠가 끊어질지니 단백질 분해효소에 유의할지어다

3. 과발현을 경배하라

4.친화크로마토그래피와 친하게 지내라 이었다.

그놈의 다섯번째 계명은 무엇인지 궁금해하시는 분이 많았다. 제 5계명은 다음과 같다.

이온교환크로마토그래피를 사랑하라

친화크로마토그래피를 했습니다. 그 다음에는요?

앞에서 말했듯이 요즘의 단백질 정제는 단백질에 달아놓은 태그를 특이적으로 인식하는 레진을 이용한 친화크로마토그래피로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다. 때로는 친화크로마토그래피 한번으로 (자신이 사용하기에) 충분히 높은 순도의 단백질을 얻는 경우도 많다. 특히 단백질 발현이 잘될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세상일이 언제나 그렇게 쉽게 풀리지만은 않는 법이므로 친화크로마토그래피 한번으로는 충분히 정제된 단백질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럴때는 기존의 단백질 정제에서  기본이 되는 두가지의 서로 상이한 원리의 크로마토그래피가 등장할 차례이다. 이번에 다룰 것은 이온교환크로마토그래피 (ion-exchange chromatography)

뜨거운 단백질과 쿨시크한 단백질

이제쯤이면 귀에 못이 박히듯이 들어서 지겨워질 이야기가 있다. 뭐냐고? 단백질은 단백질마다 그때그때 달라요다. 즉 단백질은 단백질마다 크기도, 모양도, 어떤 물질에 붙냐도, 그리고 표면의 극성도 다 틀리므로 모든 단백질을 동일한 방법으로 정제할 수는 없다. 즉, 단백질 정제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우리가 목적하는 단백질의 고유한 성질을 이용하여 다른 단백질과 구분해내는 방법이다. 그런 다른 성질 중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어떤 물질에 붙냐’ (이것을 이용하는 것이 바로 지난번에 알아보았던 ‘친화크로마토그래피’이다), 혹은 ‘표면의 극성’ 이나 ‘단백질의 크기’ 등등이다. 단백질의 크기에 대해서는 오늘 이야기하지 않을것이고, 단백질의 특성으로 중요한 것은 ‘표면의 극성’ 이다. 단백질은 근본적으로 아미노산이 서로 이어져 있는 폴리펩타이드이고, 각각의 아미노산은 종류에 따라서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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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중성 pH (7.0) 을 기준으로 할때 Lys, Arg 류는 양성을 띄고 있고 Asp, Glu 등은 음성을 띄고 있음. Ser, Thr 등은 그냥 극성만 띄고 있을뿐.  Leu, Tyr, Phe, Trp 등은 비극성. 그런데 막단백질을 제외한 상당수의 단백질은 일단 수용액상에 녹아 있고, 자연스럽게 표면으로 노출되는 아미노산은 양성, 음성으로 차징되어 있는 넘, 혹은 일부 극성 아미노산. 물론 비극성 아미노산들도 일부 노출되는 것들이 있긴 하나 어쨌든 수용액상에 녹아있는 아미노산의 표면에는 이렇게 양성 혹은 음성 전하를 띄고 있는 넘들이 상당수를 이루게 되고, 이것의 조성에 따라서 단백질전체가 양성 혹은 음성을 띄고 있을 수 있으며, 이것은 단백질마다 다 각각 틀려요라는 이야기. 그런지 안그런지 제가 직접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만해 ㅇㅇㄷ의 에너지는 이미 0이야! Histone

뭔 단백질인지 모르겠지만 단백질이 몽땅 시퍼래..여기서 시퍼런 색은 표면에 양성극성을 띈 아미노산이 많다는 이야기고, 흰색은 비극성, 빨간색은 음성극성이 많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뭔 단백질인데 이렇게 표면에 양성을 많이 띄냐고.

.\ Histone-DNA

히스톤…DNA에는 강력한 – 극성을 띈 인산기가 있으니 여기에 붙으려면 천상 + 이 되야죠 뭐…

반면 아래와 같이 전반적으로 표면에 – 극성을 띈 아미노산이 많은 단백질, 즉 전반적으로 마이너스 극성을 띈 단백질도 있다.

GST

그래서 ‘단백질끼리 서로 극성이 다양하게 틀린’ 성질을 이용하여 서로 다른 단백질을 분리해보자는 것이 이온교환크로마토그래피의 기본 원리가 되겠다.

그러나 앞에서 말한 친화크로마토그래피의 경우 특정한 태그를 달았을 경우에는 단백질의 종류와는 대개 상관없이 균일한 프로토콜로 정제가 가능하지만, 이온교환크로마토그래피부터는 그런 것은 통하지 않음. 즉, 단백질이 강하게 + 를 띄는 것도 있고, 대충 엉성하게 + 를 띄는 것도 있고, 한쪽은 +를, 반대쪽은 – 를 띄는 것도 있고, 엉성하게 – 를 띄는 것도, 강하게 – 를 띄는 것도 있는데 이를 어떻게 하나의 프로토콜로 정제한다는 것인가?

즉, 단백질마다 다 그 정제 조건은 틀리므로 이제부터는 자기의 완소단백질에 맞는 고유한 정제조건을 확립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고. 일단 필요성은 이만하면 됐고, 이제부터 ‘이온교환’ 이라는 알쏭달쏭한 단어에 대해서 좀 알아보도록 하자.

양이온 교환과 음이온 교환

이온을 교환한다 (ion exchange) 라는 말이 잘 와닫지 않는 쪼랩연구자가 있을지 몰라서 부연설명하도록 하는데, 간단하게 생각하면 양이온은 음이온에 붙고, 음이온은 양이온에 붙는다 내지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냐 수준의 이야기를 다르게 표현한 말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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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김성모 이런 표정을 짓고 계시는 분들도 있을듯 싶어서 부연 설명을 하자면

음이온 교환(anion exchange) : 음성 극성을 띄고 있는 이온이 양성 극성을 띈 레진에  붙는다. 즉 붙는 단백질은 : 전체적으로 음성을 띄고 있으며, 음성을 띈 정도가 높을수록 강하게 붙는다. 음이온 교환 크로마토그래피에 사용되는 주된 레진인 DEAE나 Quatenary Anime은 아래 화학식에서 느껴지듯이 강한 ‘양성’을 띄고있다. 따라서 여기에 붙는 단백질은 ‘음성’ 이 되겠다 Screenshot 2015-04-12 13.32.54

양이온 교환 (cation exchange) 양성 극성을 띄고 있는 이온이 음성 극성을 띈 레진에 붙는다. 즉 붙는 단백질은 : 전체적으로 양성을 띄고 있으며, 양성을 띈 정도가 높을수록 강하게 붙는다. Screenshot 2015-04-12 13.37.35

그렇다면 ‘교환’ 이란 무슨 이야기인가? 결국 우리가 이런 것에 관심을 두고 있는 이유는 ‘단백질을 순수정제’ 하기 위함인데, 단백질을 이런데 떡 붙여놓고만 있으면 안된다. 즉 회수를 해야지. 그렇다면 회수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여기서 ‘교환’ 의 의미가 등장하게 되는데, ion exchange에 붙어있는 단백질 등을 떼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강력한 ‘뭔가’ 를 이용해서 떼내야 한다. 만약 ‘음성을 띄고 있는 단백질이 붙어있는 음이온 교환수지’ 이라면 음이온, 가령 Cl(-) 이온을 이용하여 기존에 붙어있는 단백질을 이보다 더 극성을  가지는 이온으로 ‘교환’ 될 수 있다.

이때 음이온 교환수지에서 목적하는 단백질을 떼네는데 사용하는 이온을 카운터이온 (Counter-ion)이라고 불리고, 가령 소금물 (NaCl) 용액에서 음이온 교환수지에서는 염소이온이 카운터이온이 된다. 양이온 교환수지라면? 양이온, 예컨대 Na(+) 이온을 가하면 + 극성을 띈 단백질이 Na(+)과 ‘교환’ 되고 단백질은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카운터이온은 소디움 이온이 되는거고.

즉, 앞에서 단백질들은 가령 중성 (pH=7.0) 에서 매우 강한 음성부터 매우 강한 양성을 띄는 넘들이 있을 것이고, 매우 강한 음성을 띄는 넘들은 음이온 교환수지에 ‘강하게’ 붙을 것이고, 거의 중성에 가깝지만 약간 음성을 띄는 넘들은 ‘슬쩍’, 그리고 양성을 띄는 넘들은 아예 붙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점점 염 농도, 예컨데 Cl(-) 농도를 높인다면? 처음에는 ‘슬쩍’ 붙어있는 넘들이 ‘버..버틸 수 없다!’ 를 외치며 떨어질 것이고, 점점 염 농도를 높일수록 강하게 붙은 넘들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렇게 염 농도를 높이면서 나오는 것들을 별도의 튜브에 받으면 단백질을 극성에 따라서 분리할 수 있다. Screenshot 2015-04-12 15.38.44

참 쉽죠? 왠지 이 아저씨의 얼굴이 떠오르면 지는거다

일단 소금기부터 빼고 오세요 고갱님

따라서 이온교환크로마토그래피는 보통 염농도가 매우 낮거나 거의 없는 상태로부터 샘플을 이온교환수지가 들어있는 컬럼에 붙이고 이를 점점 염농도를 높여가면서 나오는 국물(..)을 받는 것이라고 정의하면 되겠다. 그 이야기인 즉슨, 일단 이온교환크로마토그래피를 하기 위해서는 염 농도가 낮은 수준의 버퍼에 들어있어야 하겠다. 가령 1M 정도의 NaCl 이 들어있는 버퍼에 단백질이 들어있다면 대개의 단백질은 이온교환수지에 붙어볼 겨를도 없이 죽 빠져버린다. 가령 앞에서 설명한 친화크로마토그래피에 흔히 사용하는 Ni-NTA 혹은 GST 등과 같은데서 사용되는 버퍼는 대개 500mM 이상의 높은 염농도를 자랑하는데, 일단 친화크로마토그래피를 걸고 나서 SDS-PAGE 를 걸어보니까 잡스러운 단백질들이 많이 있어서 이걸 좀 더 정제해보겠어요~ 라고 그대로 그걸 이온교환크로마토그래피에 걸어버리면~ 아마도 대개의 경우 님의 목적단백질과 잡 단백질은 바로 컬럼에 붙지 않고 빠져버릴 것이다. 그러므로 이온교환크로마토그래피를 위해서는 일단 단백질이 들어있는 용액내의 염 농도를 낮추어야 한다. 

(중요하니까 볼드치고, 밑줄도 쫙하고 빨간색으로 처리했다. 이러면 그만큼 중요한 줄 알아라. 대개의 이온교환크로마토그래피가 망했어요 하는 양반들은 이게 잘 안되서이다.)

그렇다면 소금기를 빼는 방법에는 어떤 방법이 있는가?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라면 투석 (Dialysis)가 있겠고, Screenshot 2015-04-12 15.51.07

만약 샘플의 부피가 그닥 많지 않다면 젤여과 크로마토그래피의 원리를 이용한 각종 탈염칼럼 (Desalting Column)을 쓸 수도 있다.

Screenshot 2015-04-12 15.53.29

각각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구구절절히 하는 것은 좀 그렇고, 몇가지 주의할 점을 들어보면

– 투석을 할 때는 버퍼와 샘플의 비를 생각하는게 좋은데, 가령 100ml의 버퍼가 들어있는데에 10ml 의 투석을 한다면, 10ml 안에 있는 고염용액이 아무리 잘 투석되어 봐야 10% 로밖에 줄어들지 못한다. 따라서 가능한 버퍼와 샘플의 부피비를 늘리는 것이 좋다. (그런데 그렇다면 버퍼를 많이 만들어야 되잖아..네 맞구요 고갱님, 단백질 정제계에 뛰어든 순간 당신은 하루하루 버퍼만드는 기계일 뿐이죠 후후후)

– “투석은 오래 걸리잖아요 히잉~ 근데 내 단백질은 워낙 불안정해서 오래 못버텨요. 어떻게 투석을 빨리 하는 방법이 없을까요?”  버퍼를 자주 교체하세요 고갱님.

컬럼에 로딩

그래서 이제 샘플이 준비되었다면 컬럼에 로딩할 차례! 이온교환크로마토그래피는 직접 레진을 패킹하는 오픈컬럼으로 수행할 수도 있으나, 요즘은 대개 FPLC시스템과 연계되어 사용되는 고성능-고해상도의 컬럼들이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라면 Pharmacia 사의 제품이었으나 여러단계의 기업인수합병을 거쳐서 이제는 GE에서 나오는 ‘Mono-Q/Mono-S’ 시리즈를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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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온교환크로마토그래피와 아마 다음차례에 소개할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 (Gel Filtration Chromatography) 와의 결정적인 차이라면 샘플을 로딩하는 방식에 있을텐데,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에서는 샘플을 농축하여 최소한도의 부피로 샘플을 로딩하는 것이 필수지만 이온교환크로마토그래피는 그딴거 필요없다. 즉 샘플의 부피는 얼마가 되든, 해당 컬럼에 우리가 정제하려고 하는 단백질이 붙을 수가 있다면 로딩이 가능. 따라서 이온교환크로마토그래피에서는 농도가 매우 낮은 샘플의 경우에도 특별히 농축이 필요없이 로딩한 후, 샘플을 농축하는 효과도 같이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수십 ml 로부터 심지어는 수백 ml – 리터수준의 샘플을 로딩이 가능한데, FPLC등의 시스템을 이용할때는 다음과 같은 소위 ‘SuperLoop’ 라는 것을 이용하기도 한다. Screenshot 2015-04-12 18.04.44

그리고 앞에서 이온교환크로마토그래피는 비교적 초기 단계에서 이용하기 편하다고 했지만, Mono-Q 등과 같은 고가의 FPLC용 컬럼의 경우 일차 정제단계 (친화크로마토그래피) 등을 거친 다음의 후속 정제에 사용하는 편이 낫다. 가끔 세포를 파쇄한 ‘국물’을 센돌이 돌려서 바로 Mono-Q 등에 로딩하는 경우도 보곤 하는데, 이 경우 고가의 컬럼을 망가뜨릴 염려가 있으니 주의. 이런 ‘국물’ 에는 단백질 뿐만 아니라 엄청난 양의 DNA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 DNA는 Mono-Q 에 매우 잘 붙고, 1M 정도의 대개의 단백질이 다 떨어질 높은 염농도에도 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이런 짓거리 한두번 하다보면 컬럼이 망가지기 쉽상이니 이런짓 하지말자. -.-;;;

워싱을 워시워시

일단 컬럼에 우리가 원하는 단백질이 들어있는 ‘국물’ 을 한방울도 남기지 않고 흘려넣으면 결국 다음 상태인데,

– 컬럼에 붙지 않는 대개의 단백질은 붙지 않고 떨어져나가고

– 원하는 단백질과 극성 성향이 유사한 단백질은 붙어있는 상태, 여기서 이온농도를 높여서 원하는 단백질들을 떨어뜨리기 전에, 일단 컬럼에 붙지 않는 대개의 단백질을 ‘학실’ 하게 제거할 필요가 있다. 즉, 컬럼에 로딩한 단백질이 녹아져 있는 버퍼, 혹은 이보다 조금 더 이온농도가 높은 버퍼를 이용하여 컬럼에 흘려준다. ‘얼마나?’ 라고 말하자면 흔히 컬럼의 부피(CV)의 몇 배라고 이야기하는 메뉴얼이 많지만, 여기서는 그딴 것 없고 ‘더이상 단백질이 흘러나오지 않을 정도’ 로 주구장창 워싱을 해준다. UV Monitor로 단백질 농도를 추적할 수 있는 FPLC 등을 이용한다면 쉽게 가늠을 할 수 있겠고, 그렇지 않다면 컬럼을 거쳐 나오는 Fraction에 단백질 정량에 사용하는 Bradford Solution을 조금 넣어서 색깔이 퍼렇게 변하냐 안하냐로 알아볼수도 있겠다. 여튼, 더이상 단백질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확실하고 철저하게 워싱을 해주는 것은 기본 되겠다. 특히 단백질의 로딩량이 많을 경우에 이런 문제가 더할 수 있으므로..

아무튼 워싱은 확실하고 철저하게.. 물론 당연한 이야기지만 워싱하는 조건에서 원하는 단백질이 조금이라도 흘러나오면 -.-;; 안된다.

자, 이제 우리가 레진에서 헤어져야 할 시간

이제 다음 스탭은 우리가 목적하는 단백질을 카운터이온 농도를 올려서 떼어낼 차례이다. 여기서 알아두어야 할 것은 컬럼에 아예 붙지 않는 단백질을 제거한 이후에도 여전히 수많은 단백질들이 컬럼에 붙어있고, 이들을 미세한 극성의 차이에 의해서 분리하기 위해서는 카운터이온 농도를 어떻게 올리냐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가령 우리가 원하는 단백질이 pH 7.0 의 버퍼에서 약 200mM 정도의 NaCl 이 들어있을때 음이온 교환수지에서 떨어진다고 하자. 이를 분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가령 1M 의 NaCl을 바로 흘려버리면 200mM 정도의 NaCl에서 떨어지기 시작하는 우리 단백질도 당연히 나오겠지? 그러나 그 경우에는 100mM, 150mM 등 우리의 단백질보다 극성이 약해서 낮은 염농도에서 떨어지는 단백질과, 300mM, 400mM, 500mM…등 우리보다 세게 붙은 단백질도 동시에 레진에서 떨어져 버릴 것이고, 결국 이러한 단백질들간의 분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가 원하는 단백질이 어디서 떨어지는지를 알아야 되는데, 미지의 단백질이라면 어떻게 그걸 아냐고..그래서 사람들이 생각해 낸 것이라면 두 개의 펌프를 이용하여 서서히 염농도를 올려가면서 단백질을 점점 높은 염 농도에서 우려내는 것. 소위 말하면 농도구배 (Gradient)를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농도구배를 주는가? 옛날에는 이런 기구를 사용하였다.

Screenshot 2015-04-12 18.45.47 Screenshot 2015-04-12 18.47.35

즉, 동일 조성인데 단지 염 농도만 다른 두 가지 버퍼를 만들고 (염 농도가 0인 것을 버퍼 A라고 부르고, 염 농도가 1M 인 것을 버퍼 B라고 부르자) 요렇게 생긴 용기에 넣는다. 두 용기는 튜브로 연결되어 있고, 컬럼으로는 낮은 염농도의 버퍼가 연결되어 있다. 이렇게 해서 버퍼를 계속 흘려주고, 낮은 농도의 버퍼에서 계속 섞어주면, 염 농도는 처음 낮은 농도부터 시작하여 높은 농도로 계속적으로 증가되게 된다. 믿을랑가 모르겠지만 생화학의 황금기 시절에는 다들 이렇게 단백질을 정제하였다. 그러나 요즘은 대개 이런 시스템보다는 직접 두 개의 버퍼를 펌프에 연결하고, 이들을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서 직접 컨트롤하는 시스템을 사용한다. Screenshot 2015-04-12 18.51.13

즉, (1)번에 ‘버퍼 A’ 과 ‘버퍼 B’  를 별도로 연결하면 컴퓨터에 연결된 컨트롤러인 ‘3’ 에 의해서 적절한 배합비에 따라서 적절한 농도구배를 만들어준다. 여튼, 결과적으로 우리가 얻는 것은.. Screenshot 2015-04-12 18.54.32

여기서 파란색은 단백질 (A280) 을 모니터링한 것, 적색은 염농도를 모니터링한 것이다. 제일 먼저 나오는 피크는 해당하는 컬럼에 붙지 않는 것, 그리고 낮은 염 농도에서 떨어지는 넘들은 해당 컬럼에 약하게 붙는 것이고, 뒤로 갈수록 해당 컬럼에 강하게 붙는 것이다. 즉, 이렇게 Gradient를 걸면서 샘플들을 일정한 부피로 분별을 하는데, 물론 이 작업은 대학원생 학부생;;;  을 시킬수도 있겠으나 (-.-;;) 이런 기구가 있으니 이것이 바로 Fraction Collector이다.

Screenshot 2015-04-12 18.57.51

이게 없었으면 얼마나 많은 대학원생이 콜드룸에서 날밤새다 감기에 걸렸을까 생각해보자

그래서 결국 이온교환크로마토그래피를 끝난 후에 얻는 결과물은 위와 같은 크로마토그램 (FPLC 등의 시스템을 사용했을 경우) 및 여러개의 단백질이 담겨있는 튜브일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가 원하는 단백질은 어디에 담겨있는가?

Assay 

사실 요즘에는 일단 단백질을 자연계에 존재하는 양의 수십, 수백, 수천배로 오버익스프레션을 하고, 그리고 이온교환크로마토그래피를 하기 때문에, 그리고 대개 이미 알려진 유전자에 대해서 단백질을 발현하여 단백질 정제를 하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단백질이 SDS-PAGE를 걸면 어떤 건지 대충은 아는 상태에서 정제를 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것은 이러한 것들이 보편화된 다음의 이야기이며, 자연계에 존재하는 단백질을 세포를 수십, 수백리터 배양해서 정제하던 시절에서는 전혀 이런 것을 기대할 수 없었다. 심지어 생화학적으로 알려진 수많은 단백질은 SDS-PAGE라는 실험기술이 존재하기도 전에 정제되었다!! ‘ㄷㄷㄷ 그러면 어떻게 단백질을 정제함?’ 이라고 생각할런지 모르겠지만, 그 시절에서 수많은 프랙션 중에서 우리가 원하는 단백질이 들어있는 것을 알아내기 위한 유일한 수단은, 해당 단백질의 활성측정, 즉 assay였다. 가령 우리가 원하는 단백질이 무슨 기질 A를 B로 변환시키는 효소라고 할때,  결국 하는 일은 기질 A와 수많은 Fraction을 가지고 효소반응을 실시한 후 B의 양을 정량하여, 어떤 fraction에 원하는 활성을 가진 단백질이 가장 많이 존재하는지를 알아내는 것만으로 원하는 Fraction을 추정해 나간다는 이야기이다.

Screenshot 2014-03-08 13.36.12

바뜨, 요즘은 대개의 경우 SDS-PAGE로 원하는 목적단백질의 밴드를 정제 전에도 확인한 상태에서 이온교환크로마토그래피를 걸기 때문에, 웬만한 경우에는 Fraction에 대해서 모두 효소활성을 측정할 필요가 없이 그냥 SDS-PAGE만으로 원하는 단백질이 들어있는 Fraction을 알 수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Screenshot 2015-04-12 19.12.06

요즘은 대개 이런식으로 SDS-PAGE만으로 원하는 단백질과 유사한 사이즈의 단백질을 가지고 추정을 한다. 그러나 조심해야 할 것이 이러다가 원하는 단백질과 사이즈가 비슷한 단백질을 잘못 정제하지 않았는지 확인을 해봐야 한다는 것! (주변에서 세포를 파쇄하는 것을 돕기 위해 넣어준 Lysozyme을 목적단백질인줄 알고 잘못 정제하여 Lysozyme 결정을 싱크로트론에 들고간 사람을 본 적이 있다 ㄷㄷㄷ) 효소라면 활성 assay, 마땅한 활성 assay가 없는 경우라면 Mass Spec 등으로 우리가 정제하고 있는 단백질이 과연 목적하는 단백질인지를 꼭 확인할지어다.

‘그래서 내 단백질을 정제하는데 음이온 교환을 써야 하나염 아니면 양이온 교환을 써야 하나염?’ 

즉 결국은 우리가 원하는 단백질이 붙는 교환수지를 사용하여 단백질을 정제하는 것이 기본인데 (물론 역으로 ‘우리가 원하는 단백질이 붙지 않는’ 교환수지를 이용하여 우리가 원하는 단백질 외의 상당수의 단백질을 제거할수도 있다. 그러나 뭐 일단은 ‘붙이는 것’ 자체가 기본이다) 과연 우리가 원하는 단백질이 현재 녹아있는 버퍼 조건에서 어떤 이온교환 수지에 붙을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걍 실험해서? 물론 그게 정답이긴 하지만 -.-;; 그래도 우리는 요즘 대개 클로닝되고 과발현된 단백질을 이용하여 단백질을 정제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단백질의 단백질 조성을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우리가 정제하고 있는 단백질의 아미노산 조성을 이용하여 ‘대략적인’ 단백질의 isoelectric point, 즉 net charge가 0 이 되는 pH를 알 수 있다. 일단 이 링크로  ㄱㄱ Screenshot 2015-04-12 19.21.04

웹사이트의 텍스트박스에 정제하고 있는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을 붙여넣고 ‘Compute Parameters’를 누르면.. Screenshot 2015-04-12 19.24.32

여기서 눈여겨볼게 ‘Theoretical pI’ 인데 이 단백질의 경우에는 5.29 이다. 이 이야기는 pH가 5.29일때 이 단백질의 net charge는 0이라는 것이다. 이것보다 pH가 올라가면, 전체 단백질의 charge는 마이너스로 가고, 이것보다 pH가 낮아지면 전체 단백질의 charge는 + 쪽으로 움직인다. Screenshot 2015-04-12 13.31.38

생화학이나 일반화학시간에 졸면 이렇게 된다

이런 분들을 위해서 생화학책 혹은 일반화학책에 나오는 아미노산 적정그림 다시 첨부해봤다. Screenshot 2015-04-12 19.28.58

여튼 위의 예에서는, pI가 5.29이므로 만약 이 단백질이 중성인 pH 7.0 근처의 버퍼에 녹아있는 경우에는 당연히 (-) charge를 띨 것이며, 이 단백질은 아마 어디에 붙을까요? 정답은 음이온 교환수지.

만약 다른 단백질을 가지고 pI를 계산했을때 약 8-9 정도가 나왔고, 역시 동일한 pH 7.0 근처의 버퍼에 있을때는 (+) charge를 띌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 단백질은 아마도 양이온 교환수지에 붙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으로 ‘이론적인’ pI를 예측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전체 아미노산의 조성을 가지고 계산하는 예측이며, 이것만으로 단백질의 실제상황에서의 net charge, 그리고 해당 단백질이 양이온 교환수지 혹은 음이온 교환수지에 붙을지 안 붙을지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왜냐하면 단백질의 실제 상황에서의 net charge에 기여하는 단백질은 표면에 노출되어 있는 단백질인데, 해당 상황에서는 그런 것은 신경안쓰고, 그냥 모든 단백질의 조성으로 어림잡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단백질이 실제로 다른 단백질과 혼합되어 있을때 다른 단백질혹은 다른 물질과 결합되어 있거나  (가령 DNA 결합 단백질이라면 DNA와 결합되어 있는 경우라든지) 하는 경우에는 계산된 이론 pI와는 다르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이론적인 계산은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계산으로 생각하고, 다르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실험하라고요)

버퍼의 pH를 잊지마!

위에서 본 것처럼 특정한 단백질의 net charge가 어떻게 될지는 현재 그 단백질이 녹아있는 버퍼의 pH에 결정적으로 좌우된다. 즉, 동일한 단백질도, pH에 따라서 양이온 교환수지에 잘 붙는 단백질이 될 수도 있고, 음이온 교환수지에 잘 붙는 단백질이 될 수도 있다. 또한 같은 음(양)이온 교환수지에 붙어도, pH에 따라서 100mM의 염농도에서 떨어져 나올수도 있지만 200-300mM에서 떨어져 나올 수도 있다. 그러므로 앞에서 알아본 이론적인 pI의 경우에는 단순히 단백질이 어떤 이온교환수지에 붙을 것인가를 예측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서 이를 좀 더 ‘잘 붙이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가령 우리가 이론적으로 계산된 pI가 약 6.5 인 단백질이 있다고 하자. 우리는 현재 버퍼로 pH 7.0 인 것을 사용하고 있는데, 음이온 교환수지에 단백질을 붙여보니, 거의 이 단백질이 붙지 않았다. 이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하나?

만약 단백질의 이론적인 pI 계산이 실제와 유사하다고 가정하면, 해당 단백질은 pH 7.0 에서 ‘아주 약간만’ 네거티브한 극성을 띄고 있을 것이다. 그런 경우에 단백질의 극성을 높이려면? 아마 버퍼의 pH 를 좀 더 높여주면, 이 단백질은 해당 버퍼에서 좀 더 net charge가 낮아질 것이고 음이온 교환수지에 좀 더 잘 붙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물론 역시 해보기 전에는 100% 확신은 못한다 ㅋ)

반대로, pH를 pI보다 좀 더 낮추어 주면, 이제 해당하는 단백질은 net charge가 +이 되고, 이번에는 양이온 교환수지에 잘 붙을수도 있다. 아무튼 이온교환수지를 통해서 단백질 정제를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버퍼의 최적 pH를 찾는 것이 중요하며, 이것을 정복하는자, 이온교환수지를 정복하는 것임을 잊지 말지어다. 물론 단백질은 ‘다 그때그때 달라요’ 를 잊지 말고..

요즘은 단백질 정제를 아무나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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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엉덩국

요즘 단백질 과발현과 간편한 친화크로마토그래피의 보급에 따라서 단백질의 정제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으로 흔히 오인되곤 한다.그러나, 구조생물학이나 생물물리학 연구에 필요한 순도높은 단백질의 정제, 혹은 단백질 복합체의 정제에는 여전히 이온교환크로마토그래피나 젤여과 크로마토그래피등과 같은 기존에 확립된 테크닉이 필요하며, 이러한 ‘고전적’ 인 단백질 정제기술에 얼마나 능하느냐가 당신을 단백질 정제기술의 전문가인지, 아니면 그저 간단한 단백질 정제하는 시늉만 내 본 사람인지를 구별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하드코어 단백질 전문가라면 당연히 이런 고전적인 단백질 정제기술에 누구보다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게 내 생각. 자 우리 모두 하드코어가 됩시다

P.S. 전재를 하시는 분은 옮기는 상관없으나 저작권에 문제가 될 수 있는 패러디 부분은 자제해주시길 ㄷㄷ

Structural Biology for noob + 네 논문이나 한번 읽어봐

최근에 모처에서 행한 강연 자료인데, 대략적인 내용은 ‘구조생물학이란 뭐 하는 건가? + 남 논문보다 한번 니 논문이나 각잡고 읽어보시지?’ 로 요약될 수 있는 내용 되겠슴다. 논문은 이제 유통기한(?)도 슬슬 끝나가는 누군가의 논문이 되겠고..

사실 동료 업자(?)님들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는 할만큼 했다고 생각하지만, ‘과학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 + 고등학생’ 을 포함한 일반대중을 위한 강의(청중들 중에는 다른 분야의 과학자분들도 계셨지만)는 뭐 쫌 준비하기가 쉽지만은 않았지만 뭐 여튼 아래에 발표자료가 있슴다. Animation을 많이 사용하였으므로 화면을 클릭하여 애니메이션을 재생하면서 보시기를 강력히 권장합니다.

솔직히 동료 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ppt였다라면 안썼을 약발이 많이 들어있지만 뭐 그런거는 대상을 고려한 ‘MSG’ 라고 생각해 주시고..개드립이 빠진 SLMS 콘텐트는 MSG빠진 라면

파일 다운로드가 필요하면 여기를 참조

P.S. 한시간 정도 시간이 주어져서 원래 내용 20장 정도 빼고 쾌속으로 나갔는데 나중에 한 20분 남아서 급당황 ㄷㄷ

DNA 이중나선 구조를 푼 사람은 누구인가

“그것도 몰라 왓슨 & 크릭!” 이라고 외칠 사람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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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지금 보는 B-form의 DNA 이중나선 모델을 만든 사람은 분명 저 두 사람이 맞다. 그러나 우리가 생물학에서 무엇을 ‘규명했다’ 라고 했을때는 대개 어떤 가설을 실험적으로 입증했을때 그런 이야기를 쓰죠? 사실 그러나 이 블로그를 오래 읽어오신 분 혹은 분자생물학의 역사에 좀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저 두 사람은 어디까지나 몇가지의 정보 (유기화학적 지식, 어윈 샤가프가 얻은 G와 C, 그리고 A와 T의 비율이 비슷하다는 정보, 그리고 훔쳐본 로절린드 프랭클린의 Fiber diffraction 사진)  를 이용하여 하나의 가설을 세웠을 뿐이다 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DNA의 이중나선 모델, 특히 염기쌍의 수소결합 등을 원자수준에서 규명하려면 당연히 단일결정에 의한 X선 결정구조가 있어야 했는데, 그게 나오기까지는 저 모델이 만들어진 후 무려 27년이 걸렸다.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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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왓-클의 이중나선 모델을 확증할 수 있는 실험적인 증거가 미흡했으므로 왓-클 모델이 소개된지 20년이 넘는 1970년대 중반까지도 저런 형태의 ‘alternative DNA model’ 를 주장하는 논문들이 종종 등장하곤 했다. ㄷㄷㄷ

그렇다면 왜 그리 오래 걸렸나? 일단 최초의 생체고분자 (단백질) 에 대한 X선 결정구조인 마이오글로빈 자체가 고해상도로 풀린 것 자체가 1959년이고 일단 구조를 푸는 기술 자체가 정립되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 이후에도 그리 쉽게 결정되지 않았는데 그 이유라면..

  1. 결정이 만들어지려면 화학적으로 균일한 DNA가 다량으로 있어야 한다. 그러나..

즉 단백질이건 DNA이건 염이건 결정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균일한 분자가 격자를 형성하는 건데,

Screenshot 2015-04-01 22.26.30

그 당시 얻을 수 있었던 DNA는 천연의 상태로써, 길이도 제각각이야, 염기 조성도 다 틀려, 따라서 단일 결정을 형성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로절린드 프랭클린이 얻은 X선 회절 데이터는 결정에서 회절한 데이터가 아니라 섬유상 형태로 있는 DNA다발에서 얻은 데이터였다)

  1. 당시에는 화학적으로 의미있는 길이의 DNA를 합성하는 기술이 없었다.

따라서 결정구조를 얻고 싶어도 결정을 만들 ‘길이와 염기조성이 균일한’ DNA가 없다는 게 맹점. 즉 1953년에 발표된 왓&클의 이중나선 구조는 여러가지 생물학적인 실험 등에 의해서 이를 보조하는 데이터들은 많이 나왔으나, 이 구조가 확실한지에 대한 증거는 꽤 오랫동안 나오지 않았다.

꿩대신 닭이 아니라 DNA 대신 tRNA

그렇다면 이제 생체고분자를 X선 결정학으로 구조규명을 할 수 있게 된 1950년대말 1960년대초에 사람들은 손가락만 빨고 있었을까? 당시까지도 여전히 화학적 방법으로 매우 긴 DNA를 충분한 양 합성할 수 없었지만, 사람들은 대신에 ‘결정을 만들 정도로 대량으로 순수정제가 가능하며’, ‘길이도 적당하며’, ‘염기조성이 균일한’ 작은 핵산을 찾아냈다.

그게 바로 tRNA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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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모에서 tRNA, 그것도 tRNA isoacceptor 중 페닐알라닌이 붙는 tRNA(Phe) 를 순수정제할 수 있다는것이 1960년대에 알려진 이후에 여러 그룹들이 이들의 결정화와 구조결정에 뛰어들었는데 결국 승리한 것은Screenshot 2015-04-01 22.3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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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UC berkeley에 있는 김성호 (Sung-Hou Kim) 교수와 알렉산더 리치 (Alexander Rich) 그룹이었다. Screenshot 2015-04-01 22.41.31

이 구조가 중요한 것은 단순히 tRNA가 2차구조처럼 클로버 형태가 아니라 L자 형태로 이리저리 꼬여있다도 있겠지만, 그 당시로써는 이것이 ‘핵산’ 의 나선형 구조, 그리고 염기쌍의 수소결합을 원자수준에서 최초로 확인해 주는구조였다라는 것에서 더 큰 의의를 지닌다. 그래봐야 RNA니까 ‘이중나선’ 은 아니고 한가닥나선 ㅠ.ㅠ

참고로 김성호 교수님의 톡을 좀 오래전에 들은적이 있는데, 당시에 처음 tRNA를 결정화하고 나서 나온 결정이 진짜로 RNA인가 한참 고심했다고 한다. 1. 대개의 결정화 조건에서는 높은 농도의 염용액을 쓰는데 그런 염이 잘못 결정화되는 경우가 많고 2. RNA라는 것을 그때까지 아무도 결정화해본 사람이 없어서 진짜로 이게 결정화가 되는 것인지도 많은 사람이 의구심이 있었다고..그래서 생각끝에 RNase(!) 를 tRNA 결정에 쳐봤더니 결정이 스르르 녹는 것을 보고서 이게 RNA 결정이구나 확신했다고…ㄷㄷㄷ

DNA 를 드디어 결정화하긴 했는데..

그리고 1970년대 후반에 들어서 드디어 화학적으로 DNA를 결정화에 충분한 양으로 왕창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다. 그래서 tRNA 구조도 규명한 MIT의 리치랩에서는 잽싸게 DNA 결정화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그래서 5′-GCGCGC-3′ 의 DNA 이중나선 올리고를 결정화했는데, 그렇게 해서 규명된 구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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엌ㅋㅋㅋㅋ  왓슨-크릭 모델과는 반대로 왼쪽으로 꼬인 넘이 나왔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해서 Z-DNA라는 넘이 발견되었다. 이게 최초로 규명된 DNA 결정구조라는 사실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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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B-Form,  오른쪽이 Z-Form

그런데 결국 생체내에 주로 존재하는 넘은 B-Form 과 비슷한 형태이고 (Histone에 감긴 형태로 볼때) Z-Form은 특정한 조건에서는 존재할수도 있는데 어떤 생물학적인 의미가 있는지는 아직도 잘 몰러~ 의 상황인듯.

그렇다면 왓-클의 B-Form DNA를 최초로 결정화하여 구조를 푼 것은 누구인가. RCSB PDB에 최초로 등록된 DNA구조를 보면 이것(1BNA)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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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최초로 등록된 ‘레알’ DNA 구조 되겠음. 1980년 N모잡지에 이 논문을 내 ㄴ영광의 주인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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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칼텍에 있던 Richard E Dickerson 그룹이었음.  이사람들은 5′-CGCGAATTCGCG-3′ 로 된 이중나선 DNA 구조를 풀었고, 그것이 왓슨-크릭이 제시했던 B-DNA 구조라는 것을 확인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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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긴 양반이고 은퇴하기 전까지 UCLA의 화학과에서 근무했던 양반임. DNA 이중나선 구조를 ‘제안’ 한 것 말고 실제로 실험적으로 확인하여 종지부를 찍은 사람이라는 것에 비하면 일반인들에게 참 안 알려졌죠? ㄷㄷ

여튼,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B-Form의 DNA의 구조가 실험적으로  확인된  것은

  1. 1980년

  2. 그것을 수행한 사람들은 Richard E Dickerson 그룹

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왓-클은 그런 구조를 처음 ‘제안’ 한 것이라고 봐야하고..물론 왓-클의 이중나선 모델 제안의 영향력이 큰 것은 알지만 여기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도 우리 조금은 기억해 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