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 암호를 완성하기

유전 암호 (Genetic Code)를 실험적으로 규명하는 것은 마셜 니렌버그의 in vitro translation 실험이 결정적이었다는 것은 유명하다. 참고로 여기에 대해서는 IBS RNA 연구단의 장혜식 박사님이 쓴 글이 있다.

즉 여기서는 Poly-U를 이용하여 유전암호가 UUU (TTT)에 해당하는 페닐알라닌의 유전 암호가 TTT임을 밝혔고,  Poly-G를 이용하여 GGG 에 해당하는 글라이신을 밝히고…등과 같은 ‘유전암호 규명의 시작’ 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재미있게 보여준다.

그러나 유전암호는 ACGT가 3염기로 구성되어 4*4*4 = 64개의 조합으로 되어 있고, TTT, GGG, CCC 등과 같이 Poly-U, Poly-G 등으로 유전암호를 바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닌 다른 유전암호, 가령 TTG, ATA, GCG 와 같은 것은 어떻게 규명을 하였을지에 대해서는 궁금하지 않은가?

‘그거야 뭐 TTG 인지는 TTGTTGTTG….와 같은 인공 mRNA를 만들어서…’ 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렇다면 추가로 이런 의문을 갖게 되실 텐데..

1. 그렇다면 그런 mRNA는 어떻게 만들었을까? 아니, 애초에 Poly-U는 어떻게 만들 수 있었을까?

2. TTGTTGTTGTTG…가 있으면 이는 TTG, TTG, TTG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TGT, TGT, TGT 아니면 GTT, GTT, GTT로 해석될 수 있다. (어차피 이 시스템에서는 Start Codon이 있어서 해석되는 것이 아니고 ‘대충 붙어서’ 번역되는 과정이므로 정확한 리딩 프레임이 결정되지 않는다) 은 그렇다면 TTG = Leu, TGT = Cys, GTT= Val 로 해석될 수도 있을텐데, 그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을까?

바로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좀 설명을 하고자 한다.

1. Poly-U는 어떻게 얻었나?

화학합성? 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땡~ 그 당시에는 핵산을 그렇게 길게 합성하는 화학합성기술이 없었음. 그렇다면? Poly-U, Poly-C, Poly-G 등의 Polynucleotide는 1951년 Severo Ochoa라는 사람 (장박사님의 글에 언급되기도 하는)이 처음 발견한 Polynucleotide phosphorylase라는 효소를 이용하여 만들어졌음.

Screenshot 2015-09-05 20.50.25

즉 이 효소는 ADP, GTP, UDP 등의 NDP를 공급해 주면 PolyA, PolyG, PolyU를 만들어 주는 효소이다. 사실은 이 효소의 생체내에서의 기능은 Poly Nucleotide를 분해해 주는 것인데, 생체외에서 NDP를 과량으로 공급해 주면 역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초기에는 이 효소가 DNA를 Template로 해서 RNA를 만들어 주는 효소로 생각을 했다는 게 문제다. 더 문제는 Severo Ochoa는 이 발견으로 생체 내에서 RNA가 합성되는 기전을 밝힌(?) 공로로 DNA Polymerase를 발견한 공로의 아서 콘버그 (Author Konberg)와 같이 1959년 N모상을 수상했다는 것이다. ㄷㄷㄷㄷ

레알임

Screenshot 2015-09-05 20.57.27

물론 세베로 오초아는 유전암호의 결정 등 수많은 다른 연구분야에서 공적을 보여서 노벨상을 수상할 만한 과학자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정작 오초아가 노벨상을 탄 업적은 생체 내에서 RNA를 생합성하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는 게 함. biological synthesis of ribonucleic acid” 를 발견한 건 맞다.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게 생체내에서 의미가 없다는게 문제지..더 웃기는 사실은 Arthur Konberg 역시 DNA Polymerase를 발견한 것은 맞으나, 그가 발견한 DNA Polymerase는 DNA Repair에 사용되는 것이며, 생물이 유전정보 복제에 사용되는 ‘레알’ DNA Polymerase를발견한 것은 그의 첼로켜던 아들 톰 콘버그였다는 이야기는 이전에 쓴 적이 있다. 읽어보세요

여튼 니렌버그가 발견한 것은 오초아가 발견한 이 효소로 만든 Poly U를 in vitro translation 시스템에 넣으면 phenylalanine peptide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Poly-A, Poly-C, Poly-U, Poly-G 가 아닌 다른 artificial RNA는 어떻게 만들었을까?

2. Har Gobind Khorana

Screenshot 2015-09-05 21.04.01

1922-2011

코라나는 1922년 지금의 파키스탄에 해당하는 당시 영국 식민지 인도에서 태어났다. 그는 인도에서 1945년까지 학사와 석사과정을 마친 후 영국으로 유학가서 유기합성화학으로 학위를 땄다. 그리고 1952년에 캐나다 밴쿠버에서 처음 교수로 일하게 되는데…

이 사람이 처음 관심을 가진 것은 ATP, ADP 등을 화학적으로 합성하는 방법이었다. 그 이후에는 코엔자임 A를 화학적으로 합성하게 되어 네임드가 되기 시작하였다.

Screenshot 2015-09-05 21.18.30

Coenzyme A

그러다 1961년에 마샬 니렌버그의 실험이 똭~ 터지고 이 시스템을 이용해서 유전암호를 결정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당시에 긴 가닥의 mRNA 비슷하지만 화학적인 조성이 일정한 Polyribonucleotide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앞에 말한 Poynucleotide phosphorylase밖에 없었고, 화학적으로 ribonucleotide를 붙이는 것은 기껏해봐야 3-5mer 밖에 가능하지 않았다. 이런 것으로는 In vitro translation에 사용하여 유전암호를 결정할 PolyA,C,G,U말고 다른 조성의 Polynucleotide는 만들 수 없었다. 그러면 어떻게 하나?

With little helps from DNA Polymerase and RNA Polymerase

코라나는 당시 DNA Polymerase를 발견한 아서 콘버그와 코웍을 하고 있었는데, 그러던 도중 그 당시 만들 수 있는 가장 긴 oligonucleotide인 dAdAdAdAdA 와 dTdTdTdTdT 를 섞고 DNA Polymerase과 dATP, dTTP를 넣으면 매우 긴 길이의 dA-dT 합성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즉,

Screenshot 2015-09-05 21.32.31

요즘 PCR 하는 분이면 예상할 수 있는 반응

그런 식으로 화학합성과 DNA Polymerase를 결합하여  여러가지의 서열이 반복된 긴 합성 DNA를 생체외에서 합성할 수 있었다.

Screenshot 2015-09-05 21.34.10

그 다음에는 이렇게 만들어진 합성 DNA를 이용하여 RNA를 만들 차례이다. 어떻게 만드나? 다행히 1962년에 이전에 오초아가 RNA를 만든다고 착각해서 노벨상을 실수로 받아버린 효소대신 진짜로 DNA를 주형으로 하여 RNA를 만드는 레알 RNA Polymerase가 발견되었다. 

Screenshot 2015-09-05 21.38.36

무식한 스웨덴 아저씨들이 오초아에게 성급하게 노벨상을 줘버리는 바람에 진짜 효소를 발견하고도 노벨상을 못 받은 양반들이 요기 잉네

여튼 이렇게 발견된 레알 RNA Polymerase, NTP, 이전에 만든 Poly (dA:dT), Poly (dTG:dCA) 같은 반복서열이 들어있는 인공 DNA를 가지고 반응을 하니 다음처럼 AUAUAUAU, UGUGUGUG…와 같은 인공 RNA를 만들 수 있었다.

Screenshot 2015-09-05 21.41.26

그래서 아래와 같은 여러가지 다른 조성을 가진 RNA가 준비가 되었다.

Screenshot 2015-09-05 21.43.06

이제 이런게 다 준비가 되었으니 그냥 니렌버그한테 주고 논문에 이름이나 넣어달라고 할까? 에이 걍 우리가 해버려! 니렌버그가 개발한 실험방법을 이용해서 코라나 랩에서 합성한 RNA를 가지고 추가적인 유전암호를 결정하는 실험을 시작하였다. (그 당시에 코라나는 위스콘신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상태였다) 당연히 니렌버그 랩에서도 코라나 방법으로 RNA를 합성하기 시작했고,

이제 빡센 경쟁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 그 방 포닥들은 잠을 잊었다 한다

여러 가지 가능성

기존에 AAAA, CCCC 뭐 이런 한 염기 조성만 가지고 실험하던 것에 비해서 UCUCUCUCUCUCUCU와 같이 두가지 염기가 섞인 경우에 3base 의 유전암호를 가정할때 두개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즉 UCU와 CUC. 즉 지금은 유전 암호를 다 아니까 UCU는 세린,  CUC 는 류신이 만들어질 것이므로 결국 Ser-Leu-Ser-Leu 가 나올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이 사람들은 그거 몰랐다. 그러면 어떻게 하나? In vitro translation system에 동위원소 C14로 레이블링된 아미노산 20종류를 하나씩 넣고, 다른 아미노산을 넣으면서 실험을 하였다. 그래서 나온 결과는

Screenshot 2015-09-05 21.51.31

C14-Leucine을 넣고 Poly-UC를 넣었을때 Leucine과 함께 Serine이 같이 있어야만 incorporation 되는 것이 확인되었다. (물론 이 결과를 얻기 위해서 20가지 C14 아미노산 * 20가지 그냥 아미노산을 조합해서 실험을 최소 400번 했을 것이다 ㅋㅋㅋ)   그래서 UCU혹은 CUC는 세린 아니면 류신. 아직 뭐가 뭔지는 모른다.

이런 식으로 다른 polynucleotide를 가지고 실험을 해서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Screenshot 2015-09-05 21.56.12

즉 Poly UUC를 가지고 한 경우에는 PHE, SER, LEU가 만들어진다. 즉 UUCUUCUUCUUC는 UUC, UCU, CUU 의 3가지 경우가 성립되는데, 이들 중 3가지가 각각 PHE, SER, LEU 일 것이다. 즉 뭐가 뭔지는 모르지만 UUC, UCU, CUU 와 PHE, SER, LEU를 연결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 역시 20개 아미노산을 다 하나하나씩 동위원소와 아닌 것을 조합해 실험해야 했으므로 수백수천번의 실험을 돌렸어야 했었을 것이다. ㅋ

자, 이제는  UCU 혹은 CUC는 류신, 아니면 세린이라는 것은 알았다. 그러면 그것을 결정적으로 알 수 있는 증거는 무엇일까?

tRNA의 등장

프랜시스 크릭 아저씨는 이중나선 발표 이외에도 분자생물학의 센트럴 도그마 (이 용어 자체를 만든 아저씨가 바로 크릭 아저씨다) 를 정립하는데 큰 기여를 했는데, 이 사람이 발표한 ‘썰’ 중의 하나가 바로 adapter hypothesis였다.  뭐 지금은 다 아는 이야기인데, 결국 DNA와 RNA에 있는 유전정보가 아미노산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아미노산과 핵산을 연결하는 ‘뭔가’ 가 있어야 하는데, 뭐 RNA  같은 것이 아미노산과 붙어서 연결을 해야할거야..뭐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생화학자 너네들이 찾아보시고…

라는 썰을 풀었는데 찾았다 ㅋㅋㅋ

그게 바로 tRNA.

Screenshot 2015-09-05 22.07.28

즉 지금은 다 아는 이야기지만, 생체내의 RNA보다 매우 작은 RNA를 아미노산으로 연결하는 효소가 있으며, 이런 ‘작은 RNA’ 를 분리한 후에 동위원소로 레이블링된 아미노산 + 대장균의 조효소액을 치면 작은 RNA에 아미노산이 붙는다는 결과가 바로 이 시기에 등장했다.

이것을 이용하여 유전암호를 푸는 다른 실험방법이 등장했는데 이것은 원래 유전암호를 결정하는 방법을 찾은 니렌버그의 랩에서 나왔다. 

Screenshot 2015-09-05 22.12.21

그래서 일단 sRNA (그당시에는 아직 tRNA를 정제하지 않았고, 단순히 ‘조그만 RNA’라고 불렀다) 를 얻은 후, 이것과 동위원소로 레이블링된 아미노산, 그리고 조효소액을 넣어서 sRNA에 아미노산이 붙인 다음

이것을 in vitro translation 반응에 넣은 다음, 생기는 리보좀+mRNA+sRNA-아미노산 복합체를 TCA (Trichloroacetic acid) 로 침전시킨다. 그렇게 하면 tRNA에 붙은 아미노산도 같이 침전될것이고 동위원소를 재면 각각의 아미노산이 얼마나 침전이 되는지 알수 있겠지? 이전의 실험방법에서는 Poly-Lysine만 만들어지면 침전이 안될지 모르지만, 이것은 lysyl-tRNA 가 붙어있는지를 보는 것이기 때문에 강하게 negative한 charge를 띈 RNA가 붙은 것은 TCA에 침전된다. 따라서 AAA에 의해 라이신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확ㅋ정.

Screenshot 2015-09-05 22.17.24

그래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 AAA의 경우 C14-Lys-sRNA가 리보좀-mRNA에 잘붙는다. 따라서 AAA는 라이신.

동일한 실험을 AAGAAGAAGAAGAAG…를 가지고 했다. 이 경우에는 앞에서 말했지만 AAG, AGA, GAA가 가능한 유전암호다. 그런데, 라이신의 경우는 AAG에 대해서는 붙었다. 만약 AGA도 라이신 코드라면 AGAAGAAGA….에도 붙어야겠지? 그런데 안 붙는다. 따라서 AGA는 라이신이 아님. 마찬가지로 GAA가 라이신 코드라면 GAAGAAGAA에도 붙어야겠지? 그러나 안 붙는다.

따라서 AAG AGA GAA 중에서 라이신은 AAG뿐. 즉 AAG는 라이신 확정이요…

이런 식으로 해서 유전암호표가 완성되었다.

Screenshot 2015-09-05 22.22.34

그러나 사실 이 표는 위에서 보는 수많은 방사능 동위원소를 이용한 http://profiles.nlm.nih.gov/ps/access/JJBCCW_.jpg실험결과에 의해서 도출된 것이다.

Screenshot 2015-09-05 22.24.11

원 데이터

그래서 니렌버그 팀은 그 결과를 종합하여 이 논문에 발표하였으며,

Proc Natl Acad Sci U S A. 1965 May; 53(5): 1161–1168,RNA codewords and protein synthesis, VII. On the general nature of the RNA code, M Nirenberg, P Leder, M. Bernfeld, R Brimacombe, J Trupin, F Rottman, C O’Neal

Screenshot 2015-09-05 22.30.30

코라나 그룹은 이 결과를 종합하여 요 논문에 발표하였다.
Proc Natl Acad Sci U S A. 1965 Nov; 54(5): 1378–1385, Studies on polynucleotides, XLIX. Stimulation of the binding of aminoacyl-sRNA’s to ribosomes by ribotrinucleotides and a survey of codon assignments for 20 amino acids, D Söll, E Ohtsuka, D S Jones, R Lohrmann, H Hayatsu, S Nishimura, and H G Khorana

Screenshot 2015-09-05 22.34.41

이들 버전의 유전암호표 (스쿱되었다는것은 안자랑

여튼 니렌버그와 코라나는 1968년 유전암호 규명의 공로로 같이 N모상을 수상함 (tRNA를 처음으로 분리하여 시퀀싱한 사람은 잘 언급안해주는게 안습)

Screenshot 2015-09-05 22.36.51

자, 그래서 DNA 이중나선 규명으로부터 시작된 분자생물학의 황금시기는 여기서 절정을 찍게 된다. 그래서 일부 성급한 분자생물학자 중에서는 ‘뭐 이제 유전암호도 다 풀렸는데 더 이상 할 거 있음?’ 식으로 다른 분야로 전업하기도 하는데…(저기요 스플라이싱은 어쩔겨…)

그리고 마샬 니렌버그는 N모상을 받은 이후 신경생물학인가로 전업을 했고 계속 NIH에서 연구하였으며, 위스콘신 대학에서 대부분의 연구성과를 올린 코라나는 그 이후에 MIT로 옮기고 거기서 tRNA 전합성 등을 연구하다가, 1980년대에는 역시 연구테마를 완전히 바꿔서 Rhodopsin에 대한 연구를 하다가 2012년에 작고하였다.

그리고 그 당시 Khorana 랩에서 잠을 설치며 유전암호 규명을 하던 사람들은 아직도 tRNA와 유전암호 관련된 연구를 계속하고 있으며,  이 중 대표적인 사람은

MIT의 Uttam RajBhandaryYale의 Dieter Söll 등이 있다.

대충 이 정보는 Khorana가 1968년 노벨상을 수상할 때 발표한 Nobel Lecture 자료에 근거하였음을 밝혀둔다.

One thought on “유전 암호를 완성하기

  1. 인터넷으로 Pevzner 교수님 강의를 들을 때 유전암호를 어떻게 밝힐 수 있었는지 잠시 이야기가 나오더라구요. 잘 이해가 안되서 답답했는데 이 포스팅에 더 상세한 내용이 나와서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연결된 링크까지 읽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갔네요. 글 감사합니다!!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