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정제의 십계명 6. 마무으리에는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를 기억하라

참으로 오랫만에 쓰는 시리즈 최신판이다. 지금까지의 ‘계명’ 은..

1. 단백질은 단백질마다 다 다르니 그들의 특성을 잘 파악할지어다.

2. 폴리펩타이드 결합은 언젠가 끊어질지니 단백질 분해효소에 유의할지어다

3. 과발현을 경배하라

4.친화크로마토그래피와 친하게 지내라

5. 이온교환크로마토그래피를 사랑하라

오늘 소개할 계명은 6.마무으리에는 여과 크로마토그래피를 기억하라

일단은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 (Gel-filtration chromatography)를 설명하기 이전에 지금까지 알아본 단백질 정제기술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한다.

3단계로 생각하는 단백질 정제과정

단백질 정제 과정을 크게 3단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이것은 개념적인 구분이고, 반드시 모든 정제가 딱 3스텝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은 아니므로 착각은 금물.

잡아서 (Capture)

이 단계에서는 세포를 파쇄하고, 단백질이 단백질분해효소에 의해서 파괴되지 않도록 가능한 빠른 시간에 단백질을 농축해서 회수하는 것을 최우선적 목표로 삼는다.  아마도 재조합 단백질에 의해 친화태그를 달아서 발현하는 현대의 재조합 단백질 발현에서는 아마도 친화크로마토그래피에 의한 과정이 그 중요한 예가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단백질의 purity 보다는 얼마나 최대한 많은 단백질을 회수하는 것이 중점이 될 수 있다. 만약 동물 조직과 같이 목적단백질이 적은 시작물질에서  단백질을 정제하는 경우에서는 bulk로 수행되는 이온교환크로마토그래피도 중요한 수단이 된다.

중간단계  정제 (intermediate purification)를 하고

이 과정에서는  위에서 ‘잡힌’ 목적단백질에서 대개의 불순물과 목적단백질을 분리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는 친화크로마토그래피 또는 이온교환크로마토그래피 가 주된 역할을 하게 된다.  이 과정을 거친 다음에는 목적단백질은 적어도 단백질을 SDS-PAGE를 걸었을때  가장 주된 구성물이 있던가 하는 단계가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의 가장 큰 목표는 당연히 높은 정제율을 보이는 것이다. 일단 이온교환크로마토그래피를 넓은 범위의 염농도구배  (0-1M) 등으로 해서 초기조건을 잡은 다음에는, 목적 단백질이 새 나가지 않을 가장 stringent 한 조건에서 빡세게 워싱을 하고, 다른 단백질과 같이 딸려나오지 않는 조건에서 elution을 하는 등의 최적화가 필요하다.

광내기 (Polishing)

이제 여러분의 샘플에는 거의 목적 단백질이 제일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젤을 걸면 몇 가지 잡밴드가 있을 수도 있는데, 이것을 제거하여 순수한 단백질을 만드는 단계이다.

그렇다면 젤을 걸어서 나의 목적단백질 이외의 다른 밴드가 보이지 않으면 정제는 성공한 것일까? 단백질의 용도에 따라서 ‘그 이상’ 의 정제가 필요할 수도 있다. 가령 단백질 의약품 용도로 사용하는 단백질의 경우 ‘단백질이 아닌 다른 불순물’  (Endotoxin이라고도 불리는) 를 제거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구조생물학 용도로 단백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단백질이 여러단계의 올리고머 상태로 존재하는 것들을 제거하고 업자용어로 ‘Monodispersed’ 한 상태로 존재하는 것들만 골라낼 필요도 있다.

 

스크린샷 2016-01-27 21.12.32요런 것을 특정 업자들은 CIPP (Capture-Intermediate Purification – Polishing) 전략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뭔가 영어 약자로 된 전략을 쓴다고 하면 간지가 난다는 것은 님의 착각  

아무튼 이번에 알아볼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 (Gel Filtration Chromatography) 는 주로 정제의 후반과정, 즉 ‘광내기’ (가끔은 중간단계 정제에 사용될 수도 있겠지만) 단계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기술이다. 기억하라. 마무으으리에는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

단백질은 젤에 들러붙지 않아. 

일단 이온교환 크로마토그래피, 친화크로마토그래피와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의 근본적인 차이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온교환 크로마토그래피나 친화크로마토그래피와 같은 방법은 근본적으로 특정한 단백질이 어떤 조건에서 레진에 흡착되어 떨어지지 않는 성질을 이용하여 단백질을 정제한다. 가령 전체적으로 (+) 기를 띄고 있는 단백질이 (-) 기를 가지고 있는 양이온 교환수지에 철퍼덕 들러붙거나 혹은 GST같은 단백질이 GSH가 고정된 레진에 붙는 것과 같이 이렇게 붙은 단백질은 조건을 변화시키기 전에는 레진에 붙어있게 된다. 즉 좀 더 많은 양이온을 버퍼내에 흘려보내거나, 버퍼내에 GSH 의 농도를 증가시키거나 하는 식으로 붙어있는 단백질을 레진에서 해리시키는 조건이 주어지지 않는 한 이 단백질은 마냥 붙어있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크로마토그래피를 이용하여 단백질을 정제할 때는 단백질이 레진에 ‘붙는’ 조건에서 레진에 붙이고 버퍼를 가해서 안 붙은 것을 씻어내고, 원하는 단백질을 떨어트릴 수 있는 버퍼를 흘려내서 단백질을 떼어내는 방식으로 정제하게 된다. 즉 이런 크로마토그래피들은 근본적으로 ‘정제할 단백질과 붙는 성질’ 을 지닌다. 즉 일단 단백질이 레진에 붙은 다음에는 조건을 바꾸기 전에는 절대 안 떨어지므로 원한다면 천년만년 워싱을 해서 붙지 않는 단백질들을 제거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샘플 양이 매우 많은 경우 샘플을 로딩하면서 컬럼에 ‘붙일’ 수 있으므로 샘플 양이 얼마나 되느냐는 크게 상관이 없다.

그러나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의 경우 우리가 분리하려는 단백질이건, 그렇지 않은 단백질이건 절대 젤에 들러붙지는 않는다. 다만 여러가지 단백질의 성질에 따라서 ‘조금 천천히’ 젤을 거쳐서 나가거나 ‘바로’ 젤을 빠져나갈 뿐이다. 즉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는 절대로 특정한 단백질이 철퍼덕 달라붙어서 안 떨어져서는 안된다. 다만, 성질에 따라서 좀 더 빠르게 나가는 넘이 있고, 좀 더 느리게 나가는 넘이 있을 뿐이다.

이러한 성질이 실제로 단백질 정제에 어떻게 작용하냐면, 이온교환크로마토그래피나 친화크로마토그래피는 일단 컬럼에 들어가면 원하는 단백질은 해당 컬럼에 붙기 때문에 샘플의 양이 많더라도 아무런 상관이 없이 계속 흘려주면 된다. 심지어 컬럼 볼륨의 수십배가 넘는 볼륨의 샘플을 흘려도 상관없다. 따라서 이 두 가지 방식의 크로마토그래피는 정제하고자 하는 단백질이 많은 양의 볼륨의 용액 안에 들어있을 초기 단계의 단백질 정제에 매우 유용하게 사용된다.

반면에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는 샘플 안에 들어있는 단백질들이 서로 얼마나 빨리 젤을 빠져나가느냐에 따라서 분리가 결정되기 때문에 이온교환크로마토그래피와 같이 연속적으로 샘플을 로딩하면 전혀 분리의 의미가 없게 된다. 즉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는 최대한 농축된 샘플을 이용하여 컬럼의 부피에 비해서 최소한의 부피를 가진 샘플을 로딩한 후, 버퍼를 흘려주면서 이 안에 들어있는 샘플이 어떻게 분리되냐에 따라서 단백질을 정제한다.

즉, 이온교환/친화크로마토그래피를 위한 샘플의 경우

(1)볼륨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2) 단 샘플은 원하는 단백질이 붙을 수 있는 조건의 버퍼에 녹아 있어야 한다

(3) 따라서 투석이라든지 버퍼교환이 필요하다

가 중요한 반면

(1) 샘플이 어떤 버퍼에 들어있냐는 그닥 중요하지 않다. 버퍼는 자연스럽게 컬럼의 버퍼로 교환된다.

(2) 단 샘플이 녹아있는 부피는 최대한 작아야 한다 (최대 컬럼 부피의 5%에서 최적으로는 1% 미만).

(3) 따라서 단백질을 농축해야 한다.

이제는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가 어떠한 기준에 의해서 다양한 단백질을 선별하는지를 알아보자.

문제는 사이즈

결국 단백질 정제라는 것은 수많은 단백질이 가지는 다양한 성질을 이용하여 원하는 단백질을 골라내는 것인데 우리는 이미 특정한 리간드에 특이적으로 들러붙냐에 따라서 단백질을 분류하는 방법 단백질의 표면 극성에 따라서 단백질을 분리하는 법을 배웠다. 그 다음으로 단백질이 단백질마다 틀린 점은 무엇이겠는가? 당연히 크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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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S-PAGE만 한번 내려봐도 이렇게 다양한 크기를 가진 단백질이 여러분들의 시료 안에 디글거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이상, 단백질을 그 크기에 따라서 분리하는 것 역시 단백질을 정제하는 대표적인 방법 중의 하나라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단백질을 크기에 따라서 분리하는 방법은 하나가 아니라서 다음과 같은 방법이 있다.

  • 전기영동 (Electrophoresis)
  • 원심분리/초원심분리 (Centrifugation/Ultracentrifugation)
  •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 (Gel Filtration chromatographu)

이 중에서 가장 해상도 (Resolution) 이 높은 방법이라면 아무래도 전기영동(Electrophoresis) 이 될 것이다. 볼것도 없이 저 위에 있는 SDS-PAGE 젤만 보더라도 수많은 단백질들이 각각 다른 밴드로 분리되었다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해당 단백질들을 크기에 의해서 잘 분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왜 여기서는 이 방법 대신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에 대해서 설명하는가? 그건 전기영동은 단백질내에 어떠한 단백질들이 들어 있는지를 분석하는데에는 매우 유용하지만, 대량의 단백질에서 우리가 원하는 단백질만을 분리하는데는 그렇게 효율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단백질을 정제하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단백질의 고유한 활성을 이용하여 무언가 (생화학적인 실험이라든가) 를 하는 것이 상당수인데 SDS-PAGE 같은 denaturation gel 을 걸어버리면 단백질은 아주 멋있게 denature 되어버리고 대개의 생물학적인 활성은 남아나지 않는다. 분리를 할 수 있을지언정 쓸모가 없는데 어쩌라고. -.-;;;

물론 아주 한정된 경우에 한해서 SDS-PAGE와 같은 denaturation gel 으로 단백질을 분리하는 것이 쓸모가 있을 경우도 있다. 가령 항체를 제작하는 경우에, 항원 항체 반응에서 사용되는 에피토프의 경우에는 대개 짧은 시퀀스 단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단백질의 3차원적 구조는 크게 상관이 없는 경우도 꽤 있는데, 이런 경우에 SDS-PAGE 를 걸어서 밴드를 잘라서 항체제작의 항원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또는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을 확인해야 하는 경우 (새로운 활성을 가진 미지의 단백질을 처음으로 정제했다든지, 단백질 상호작용을 하는 단백질을 알아내는 경우) 에는 해당 밴드를 자르거나, 혹은 SDS-PAGE를 내린 젤을 멤브레인에 트랜스퍼하여 단백질을 회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런 목적이 아니고 단백질의 3차 구조를 결정한다든지, 효소적 활성을 규명한다든지 하는 경우 denaturation gel 은 일단 정제 목적으로 쓰기는 쉽지 않다.

물론 전기영동 중에서도 SDS 를 넣어 단백질을 완전히 denaturation 시키고 charge를 sulfate 로 감싸버리는 SDS-PAGE 와는 달리 native 상태의 조건에서 단백질을 표면 극성에 따라서 분리를 하는 native gel 도 존재한다. 그러나 사실 이렇게 단백질을 극성에 따라서 분리하는 것이라면 차라리 이온교환크로마토그래피가 native gel 에 비해서 더 유리할수 있을 것이다.

원심분리? 물론 약 15,000rpm 정도의 속도를 가지는 고속원심분리기를 이용해서는 서로 다른 단백질간의 분리를 하는 것은 무리이고, 세포와 파쇄된 세포의 구성물까리의 분리 정도밖에는 가능하지 않다. 그러나 초원심분리기가 등장한다면? 약 100,000xG (중력의 10만배, 초원심분리기를 이용한다면 로터에 따라서 틀리지만 약 30,000-40,000rpm) 정도의 원심력으로 분리를 한다면 리보좀과 같은 거대고분자는 펠렛으로 떨어지고, 그보다 작은 단백질은 ‘국물’ 에 남게 된다. 이런 것을 S100 extract라고도 한다.

이보다 더 정밀한 분리가 필요하다면? 아직 크로마토그래피나 전기영동이 일반화되지 않았던 시절에는 생화학자/분자생물학자는 허구헌날 초원심분리기를 돌리면서 살았는데 초원심분리기 울트라센돌이 를 막 돌린 것이 아니라 이때는 Sucrose gradient centrifugation을 이용했다. 간단하게 말해서 찐한 설탕물을 튜브의 아래부터 위까지 농도구배를 해서 내려놓고, 샘플을 위에 슬쩍 깔아놓은 다음 죽어라 초원심분리기를 돌린 다음 분리된 샘플을 하나하나 프렉션을 받아서 단백질이나 생체고분자를 크기별로 분류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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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경우는 리보좀을 80S, 60S, 40S, 그리고 mRNA에 리보좀이 여러개 붙어서 번역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류하기 위하여 울트라센돌이를 열라 돌려서 위의 그림처럼 프렉션을 받은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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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것은 리보좀과 같은 거대복합체의 분리 정제에는 용하지만 이보다 작은 단백질의 분리에는 그렇게 효율적이지 않다. 따라서 단백질 정제에서 크기에 따라서 단백질을 분리한다면 대개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를 해야 하고, 대개의 경우 이는 단백질 정제의 막판에 해당한다는 이야기이다.

넘이 빨리 나오고 작은 넘이 늦게 나가는 희한한 동네

그런데 전기영동에 익숙하지만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처음에 잘 이해가 가지 않을수도 있는 것이 있다.

“전기영동에서는 큰 넘은 늦게 나오고, 작은 넘이 먼저 나오잖아요. 그런데 왜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에서는 큰 넘이 먼저 나오고, 작은 넘이 먼저 나오는건가요?”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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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가 되었건, SDS-PAGE에서 내리는 단백질이 되었건, 전기영동에서는 분자량이 큰 넘은 아가로스 혹은 아크릴아마이드로 만들어진 젤을 통과하는데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속도에 지장을 받고, 따라서 분자량이 적은 넘부터 빠르게 이동하게 된다. 그러나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에서는 그 반대다. 왜 그러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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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시피 분자량이 큰 넘이 먼저 컬럼을 통과하고 작을 수록 천천히 나온다.

험난한 퇴근길, 직장과 사이에는 무엇이 놓여 있는가.

왜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를 하면 사이즈가 큰 단백질이 빨리 컬럼을 통과하고 작은 단백질 (및 저분자물질) 은 컬럼을 늦게 통과하는가?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에 사용되는 컬럼은 레진으로 구성된 작은 비드 (bead), 즉 구슬같은 미세구조물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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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비드가 가지는 성질로는 일정한 크기 이하의 분자는 받아들이지만 그 이하의 분자는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령 Cutoff, 즉 입장가능한 분자량 기준이 200 kDa 인 비드가 충진된 컬럼이라면 크기가 200kDa 이하의 단백질이라면 비드 안에 들어가서 놀다가(?) 나오지만 200kDa가 넘는 단백질이라면 비드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문전박대(?)를 당하게 되므로 시간지연 없이 곧바로 컬럼에서 빠져나간다.

잘 이해가 안가는가? 가령 직장/학교에서 퇴근(?) 하여 집으로 귀가하는 과정과 비유해서 설명해 보자. 직장/학교와 집 사이에는 사람을 유혹하는 뭔가 – 뭐 가령 클럽 내지는 선술집이라고 치자- 가 놓여있다고 하자.  그런데 25세 이상은 ‘출입불가’ 한 클럽들만 즐비한 길을 거쳐 퇴근하는 40대 아저씨가 있다고 하자. 어차피 40대 아재 -.- 는 클럽에 들어가려고 해도 연령제한 때문에 뻰찌 -.- 를 맞으므로 지체하지 않고 곧바로 퇴근이 가능하다. 그러나 20대 청춘이라면 클럽에 들어가서 시간을 보내므로 집에 도착하는 시간은 늦어지겠지? 좀 더 연령이 낮은 사람이라면 클럽에서 더 인기가 좋기 때문에 -.- 더 오랜 기간을 머무를 것이고…즉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의 레진은 유혹의 손길이 득시글한 퇴근길과 비슷하다! 아니 여기는 미성년자 출입은 없는건가염 30세 이하 출입불가인 성인나이트는요? 이런거 따지지 말자. 이 시리즈는 유흥업계의 십계명이 아니라니깐요

여기서 주목할 것은 Cutoff 가 75kDa인 비드가 충진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어차피 100kDa 이건 200kDa 이건 전혀 비드에 들어가지 못하므로 이들은 구분없이 그대로 컬럼에서 비드의 부피를 뺀 볼륨 (Void Volume이라고 칭한다) 에 나와버린다. 즉  Cutoff가 75kDa 인 컬럼에서 실제로 크기별로 분류가 가능한 것은 적어도 75kDa 이하, 현실적으로 원활한 분리가 가능한 것은 그보다 훨씬 작은 30kDa 이하의 단백질이다. 즉 75kDa 컷오프인 컬럼을 가지고 70kDa와 40KDa 를 아주 깔끔하게 분리할 것을 기대하지 말자. 이 경우에는 차라리 200kDa 컷오프를 가진 컬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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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경우에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젤 여과 컬럼인 Superdex 200 이라는 것을 가지고 다양한 단백질을 내려본 것이다. 참고로 이 컬럼의 cutoff 는 200kDa 이므로 이 근처, 혹은 이보다 큰 단백질은 거의 지연시간 없이 컬럼의 공부피 (Void Volume : 컬럼의 패킹된 부피에서 비드가 차지하는 부피를 뺀 부피. 즉 패킹된 컬럼에서 ‘물’ 이 차지하는 볼륨) 에 해당하는 버퍼만 흘려보내면 그대로 용출되게 된다. 200kDa보다 큰 단백질이면 거의 여지없이 저기의 ‘금수저’ 440kDa 단백질과 같이 나오기 때문에 이 점에서는 경제민주화가 되었다고나 할까 ㅋ

거의 비슷한 단백질을 이번에는 Superdex 75 라는 컬럼, 즉 좀 더 컷오프가 낮은 컬럼으로 걸었다면 어떻게 나올까? 이 경우에는 충진된 비드가 좀 더 짤없이 덩치큰 단백질을 문전박대하므로, 75kDa 보다 큰 넘들은 여지없이 공부피에서 나와버리고, 다만 사이즈가 그보다 작은 단백질은 좀 더 정밀하게 분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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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이 컬럼에서는 75 혹은 그 근처에 있는 단백질의 경우는 그닥 분리가 좋지 못하다. 그러나 컷오프의 절반 이하에 해당하는 30-10kDa 정도의 작은 단백질은 Superdex 200에 비해서 훨씬 정밀하게 분리하는 것을 기대해볼 수 있다.

“길고 아름답습니다”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는 레진에 단백질이 흡착되지 않고 서서히 분리된다는 특성 때문에 물리적으로 다른 컬럼에 비해서 매우 긴 경우가 많다. 만약 단백질 정제에 익숙하지 않은 분이 단백질 연구하는 랩에 가서 뭐가 뭔지 모르겠다면 다음 그림을 보고서 요렇게 긴 컬럼의 경우에는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넹~ 하고 아는척을 하면 오 님 완전 무식쟁이는 아닌듯 ㅋ 하는 눈길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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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오른쪽에 걸려 있는 것들이 다 그렇다. 길고 아름답습니다

그렇다면 저렇게 길고 아름다운 컬럼을 거쳐서 단백질들이 크기에 따라서 제대로 분리되기 위해서 필요한 선결조건이라면? 최소한의 볼륨으로 샘플을 로딩하는 것이다. 물론 단백질 정제단계를 거치다 보면 샘플이 희석되는 경우가 필연적으로 존재하지만 그럴 경우에는 단백질을 최대한 농축하여 컬럼 부피의 최대 5%, 최적으로는 1% 미만으로 로딩 볼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만약 아무리 농축을 해도 한번에 로딩을 하지 못한다면? 두번해라 -.-;;

단백질의 농축에도 여러가지 방법이 있고 여기서 다루기에는 지면이 부족한 -.- 관계로 자세한 단백질의 농축에 대한 부분은 ‘계명’ 을 하나 할당해서 나중에 쓰기로 한다.

여튼 결론은 ‘길고 아름다운 컬럼’ 에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가장 농축된 샘플을 최소볼륨으로 로딩’ 하는 것이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의 핵심이라 할 수 있겠다.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가 다 길고 아름답다는 것은 님의 오해

물론 대개의 단백질 정제에 사용되는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용 컬럼들은 저렇게 길고 아름답지만, 때로는 이런 귀여운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용 컬럼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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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은 대개 단백질을 사이즈로 분별하는데 사용하는 컬럼이 아니라 단백질에 들어있는 저분자 물질을 제거하여 단백질이 녹여져 있는 버퍼를 제거하는데 사용된다. 저런 귀여운 컬럼에 들어있는 bead 역시 단백질 분리에 사용되는 bead 와 마찬가지로 어느 일정 크기의 분자는 들어가서 오래 체류하지만 그 이상의 덩치의 것들은 빨리 빠져나가는 성질을 지닌다. 다만, 이 컷오프가 매우 작아서 일반적인 단백질 크기의 분자는 아예 비드 안에 들어가지도 못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단백질 정제에 사용되는 컬럼에는 ’30세 이상 출입금지 클럽’ 이 들어있다면 저기는 ‘8세 이상 출입금지 유아원’ 이 들어있는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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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래프에서는 고분자인 단백질이 슥 빠져나가고 (단백질의 크기에 따른 분별은 거의 되지 않는다) 그 뒤에 로딩한 샘플 안에 들어있는 NaCl 이 빠져나간다. 물론 컬럼은 NaCl 이 포함되지 않은 버퍼로 충전해 두어야 하는 것은 기본.

이전의 이온교환크로마토그래피에서 누누히 이야기한 것이 이온교환크로마토그래피에 샘플을 로딩하기 위해서는 탈염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했었는데, 탈염과정으로 가장 간단히 할 수 있는 방법은 투석 (Dialysis)이다. 그러나 만약 단백질이 불안정하여 장시간 투석을 한다든지 하면 분해되기 시작한다면? 이런 경우에는 이런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를 이용한 탈염을 수행하는 것이 좋다. 단백질을 크기대로 분리하는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는 장시간이 걸리지만, 이렇게 탈염을 목적으로 하는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는 매우 신속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여튼 이러한 탈염에 사용되는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용 레진으로 대표적인 것은 Sephadex G-25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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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들을 패킹하여 다양한 사이즈로 판매하고 있다.

SDS-PAGE의 밴드가 하나라고 다가 아니다.  

대개의 단백질 정제에서 단백질이 얼마나 정제되었는지는 보통 SDS-PAGE에서 목적단백질 밴드 이외의 다른 밴드가 얼마나 존재하는지를 가지고 판단한다. 그렇다면 목적단백질 밴드 이외에 다른 밴드가 잘 보이지 않는다면 이제 단백질 정제는 완료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 그건 경우에 따라서 틀리다.

때로는 SDS-PAGE에서 하나의 밴드로만 보이는 단백질이라도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를 걸어보면 여러개의 피크가 출현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각각의 피크를 다시 젤을 걸어보면 동일한 사이즈의 단백질이고…이것은 어떻게 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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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단백질이라고 하더라도 만약 응집되어 응집체를 형성하는 것이 절반이라면 위의 크로마토그램과 같이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에서는 매우 빨리 용출될 것이다. 만약 이합체(dimer) 와 단량체 (monomer)가 섞여있는 경우에도 저렇게 구분 가능하다.

용도에 따라서 틀리지만 저 위에서 보는 것처럼 SDS-PAGE 상에서는 순수하게 보이는 단백질의 경우에도 서로 다른 상태, 즉 단량체, 이합체, 혹은 올리고머, 아니면 응집된 상태의 서로 다른 상태로 존재할 수 있다. 이렇게 여러 상태로 존재하는 것을 업자용어로 polydispersed 라고 하며, 반면에 단백질이 동일한 상태 (이합체면 모두 이합체, 단량체면 모두 단량체) 로 존재하는 경우라면 monodispersed 라고 한다.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가 보통 단백질의 자연상태에서의 분자량을 반영하기 때문에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는 특정한 단백질이 수용액 상에서 어떤 형태로 존재하느냐를 결정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즉 단백질의 이론상 분자량이 40,000Da 라고 모든 단백질이 수용액 상에서 40,000Da 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단백질이 이합체를 이룬다면 80,000Da, 삼합체면 120,000….요즘은 좀 더 정밀하게 측정하는 방법이 있지만 ‘대략적인’ 단백질의 자연상태에서의 분자량을 추정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저 위의 이미 알려진 크기의 단백질 마커를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에 걸고, 정제된 나의 단백질이 언제 용출되는지 그 시간을 비교하여 단백질의 자연상태에서의 크기를 잴 수 있다. 만약 나의 이론적인 분자량이 40,000 인데 100,000 인 마커보다 좀 더 빨리 나온다면 나의 단백질은 아마 테트라머가 아닐까 하고 유추하는 정도?

스크린샷 2016-01-27 21.04.15

요런 식으로 이미 분자량을 알고 있는 단백질의 용출시간과 분자량의 로그를 취해서 커브를 그리고..

그러나 단백질의 모양과 구조에 따라서 이 용출시간은 꼭 분자량에 정비례하지 않을수도 있으므로 이렇게 측정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추정치라는 것을 명심해야 하며, 요즘은 Multi-Angle Light Scattering (MALS) 혹은 Analytical Ultracentrifugation (AUC)과 같이 좀 더 정밀하게 단백질의 수용액상에서의 분자량을 측정하는 분석방법이 있으므로 자신이 새로운 단백질을 정제해서 이것들의 4차구조에 대해서 좀 빡세게 썰을 풀려면 이런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아마 좀 빡센 저널에 투고하면 어련히 당연히 리뷰어가 하라고 시킬것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이제 10계명의 6계명까지 돌파했다. 그렇다면 남은 4개의 계명은? 그건 좀 기다리삼..어허 단백질이 재촉한다고 정제되나

7 thoughts on “단백질 정제의 십계명 6. 마무으리에는 젤 여과 크로마토그래피를 기억하라

  1. 으아니 선생님! 오늘 GPC 를 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설명해주시다니요!!!

    감사합니다 ^^!!! 설이 다가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 정말 잘 봤습니다!
    저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효소활성보려고 somogyi nelson method로 하는데 마지막에 파란색으로 발색이 되지않고 파란색 침전물만 생깁니다.. 무엇이 뭉쳐서 가라앉을 것일까요 혹시 이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ㅜㅜ

  3. 단백질이랑 DNA 분리 검색하다가 우연히 들르게 되었습니다.
    유용한 정보가 많네요.
    저는 반대로 단백질 분리가 아니라
    DNA 만 남기고 단백질을 없애고 싶은데
    어떤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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