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선생과 그의 해파리

발광하네

일생 동안 발광을 하신 노인이 계시다.

아, 여기서 말하는 ‘발광’ 이란 発狂, 즉 미쳐 날뛴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 發光 (luminescence), 즉 빛을 내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사람이 빛을 낼 수는 없으니까 (..) 당연히 발광 현상에 대한 연구를 했다는 이야기다.

반딧불 (Firefly) 를 본 적이 있는가?  도시 지역, 특히 한국에는 그닥 많이 없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그다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렇게 생물체가 빛을 내는 현상을 생물발광 (Bioluminescence)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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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실제로 본 사람들은 이렇게 반딧불이 이렇게 밝지는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 그럼 저건 뭔데 뭐긴요 포샵이죠 고갱님

지금은 편의상 그를 ‘발광 선생’ 이라고 칭하도록 한다. 지금부터 쓰고자 하는 이야기는 평생 생물체의 발광 현상을 연구하다가 노인이 된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갯반디

발광 선생은 일본사람이다. 1928년에 태어났다.조금만 빨리 태어났더라면 2차 대전에 징병되어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었으나 전쟁이 끝난 1945년도에는 아직 학생이었다. 살고 있던 곳은 원자폭탄이 터진 나가사키 근교 (..). 다행히 원폭이 떨어진 곳과 15km 정도 떨어진 곳에 살고 있어서 무사할 수 있었다.

목숨은 건졌지만 나가사키의 모든 고등교육기관은 원폭으로 완전히 파괴되었다. 이렇게 파괴된 나가사키의 교육기관중 나가사키 의대의 약학대학은 발광 선생이 살고 있던 동네 근처로 임시교사를 열었다. 그는 약학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으나, 집도 가깝고 (..) 모든 다른 교육기관이 파괴되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으므로 중등교육을 마치고 이 약학대학에 진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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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을 맞고 박살난 대학 (..)

그렇게 대학은 졸업하였는데 전후에 그닥 취업 자리가 없었다.그래서 해당 대학의 실험실에 조교로써 몇 년 정도 근무하였다. 그러던 중 구 제국대학인 나고야 대학의 연구실에 연줄이 생겨서 여기서 연구할 기회가 생겼다. 여기서 그가 연구한 것은..

갯반디 (학명으로 Vargula hilgendorfii 혹은 Cypridina higendorfii)라는 빛을 내는 바다에 사는 갑각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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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일본 태평양 연안에 사는 넘이라고 한다. 2차 대전시 니뽕군대는 이 벌레를 말린 것을 밤에 지도를 읽는데 사용하였다고 한다 (..) 다음의 사진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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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 말려놓은 것인데 막자사발에 갈면 빛이 난다!

그렇다면 이러한 발광의 원리는 무엇인가? 사실  ‘발광선생’ 이 갯반디의 발광에 대해서 연구되기 이전부터 생물발광에 대한 연구는 진행되었다. 이것을 연구한 사람중 가장 유명한 사람이 뉴튼 하베이 (E. Newton Harvey, 1887-1959) 라는 사람인데, 이 사람은 프린스턴대학에서 발광현상에 대해서 연구를 하였고, 여기에는 루시페린 (Luciferin) 이라는 물질이 관여함을 발견하였다. 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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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루시페린이 산소와 만나서 산화되면 옥시루시페린 (Oxyluciferin) 이라는 물질로 산화되며 빛을 내며, 이를 촉매하는 효소는 루시페라아제 (Luciferase) 라고 한다.

그런데 ‘발광선생’ 이 연구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루시페린의 화학구조가 규명되지 않았다. 그런데 천연물에서 화학물질의 구조를 파악하려면 이를 순수정제해야 하며 화학물질의 순수정제의 끝판왕은 결정화이다. 그는 나고야 대학에서 이 갯반디 껍데기에서 루시페린을 정제하는 작업을 하였다.

스크린샷 2016-08-06 12.32.10즉 한번에 500g의 말린 갯반디 껍질 (2.5kg의 벌레로부터 얻었다고 한다 -.-;;; 설마 직접 잡으러 다닌 건 아니리라 믿는다) 을 메탄올과 황산을 이용하여 추출하는 작업을 하면 약 2mg 정도의 루시페린이 나온다고 했다. 그러나 이의 결정화는 쉽지 않았다! 대개의 조건에서 결정 대신 비특이적인 침전물이 나왔다고 한다. 그러면 다시 갯반디 껍질 한근을 기기에 넣고 반복…그러나 실험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런 고생을 반복하던 도중 어쩌다가 결정이 얻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결정은 매우 별난 조건에서 나왔으니 그 조건은 진한 염산 (..). 이것을 얻게 된 것도 샘플 내의 아미노산 함량을 조사하기 위해 그 안에 있을 단백질을 가수분해하기 위해서 염산을 가했는데, 다음날 보니 결정이 생겨있었다고 한다. 결정을 만들기 위해서 생고생을 10달 하던 도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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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발광선생. 여튼 저런 기기로 루시페린을 분리했다고 한다. 그가 분리한 갯반디의 루시페린의 구조는 1966년에 되서야 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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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그는 최초로 루시페린을 결정화한 사람이 되서 쬐끔(?) 유명해졌다! 그래서 당시 생물발광으로 유명한 미국 프린스턴대학의 프랭크 존슨 (Frank H. Johnson, 1908-1990)교수로부터 자신의 연구실에 포닥으로 연구를 하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는다. 그래서 그는 1960년에 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 미국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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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는 배 떠날 때마다 전송객과 함께 이런 세레모니(..)를 했었나보다.

여튼 미국의 프린스턴대학에 도착한 그는 새로운 연구 토픽을 진행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해파리

해파리 (Aequorea equorea) 는 이렇게 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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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게도, 밝을 때와 어둠에서의 빛이 서로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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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갯반디와 다른 구조를 가진 루시페린이 해파리에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해파리에서 루시페린을 분리 정제해서 이의 구조를 밝히고자 했다. 이미 발광선생은 일본에서 학위를 하면서 루시페린을 정제해 봤으니까 이런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갯반디에서 루시페린을 정제하려면 많은 양의 벌레가 있어야 하는 것처럼 해파리에서 이 발광의 근원을 찾으려면 많은 양의 해파리가 필요로 했다. 그렇다면 그런 해파리는 어디서 얻나? 존슨 교수는 발광선생을 불러오기 전에 우연히 워싱턴주의 프라이데이 만 (Friday Harbor)에 해파리가 매우 많이 산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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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대학(University of Washington) 에서는 여기에 작은 실험실을 설치해 두고 있었다. 존슨 교수의 아이디어는 여기에 가서 루시페린을 정제할 만큼 많은 양의 해파리를 잡아서 실험을 하고자 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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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곳은 뉴저지주에 있는 프린스턴 대학에 가까운 위치에 있는 Washington D.C. 가 아니라 서부의 워싱턴 주 (시애틀이 있는)이다! 이들은 해파리를 잡기 위해서 존슨 교수가 새로 장만한 자동차에 몸과 실험장비를 싣고 미국 대륙을 횡단하여 해파리 레이드를 떠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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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위치와 목적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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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바께스와 채를 들고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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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도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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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도 잡고 (아동노역의 현장)

그런데 해파리를 많이 잡는 것은 좋았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루시페린 등의 발광물질을 정제하기 위해서는 일단 이러한 발광물질을 가진 샘플을 채취해서 이 발광작용을 가역적으로 억제할 필요가 있었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위의 루시페린의 반응처럼 계속 산화되서 발광물질이 다 소모되어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전의 갯반디의 경우에는 일단 벌레를 말리면 발광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고 보존되지만 물에 적시면 다시 발광이 일어난다. 루시페린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메탄올을 이용하여 추출을 하면 루시페라아제가 비활성화되기 때문에 더이상 루시페린이 없어지지 않고 발광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에 루시페라아제의 활성이 살아있는 추출물을 넣어주면 발광작용을 다시 시킬 수 있었다.

그들은 처음에 해파리에 있는 발광물질도 갯반디처럼 비슷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즉 루시페린과 같은 방법으로 가역적으로 다시 활성화를 시킬 수 없었다. 발광선생은 실험을 하면 할수록 해파리의 발광물질은 루시페린과 같이 작용하지 않다는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존슨 교수는 그 생각에 동의하지 않았고,  그래서 결국 같은 테이블에서 아직도 루시페린이 있다고 생각한 존슨 교수와 조수는 루시페린을 추출하려는 시도를 했고, 다른 쪽에서 그는 ‘루시페린’ 은 아닌 뭔가 다른 발광물질을 추출하려고 했다. 보스와 이렇게 의견이 틀려지만 어색해지죠 ㅠ

그래서 시약장에 있는 모든 시약을 하나씩 넣어보면서 비활성화된 발광물질이 재활성화되나를 보았다. 그러나 그렇게 되지 못했다.그렇게 수많은 시도를 해 보았다. 그러나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발광선생은 해변에서 보트에 누워서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가 한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만약 이 발광시스템이 루시페린과 루시페라아제처럼 작동하지 않는다면, 발광작용 자체에 어떤 효소나 단백질이 작용할수도 있다. 혹시 효소의 활성을 가역적으로 조절하기 위해서 pH를 조절해 보면 어떨까? 

그는 실험실로 돌아가서 해파리 추출물의 pH를 바꾸어 보았다. pH 6에서는 발광을 한다. 그러나 pH를 4로 낮추니 발광이 없어졌다. 그 다음에 해파리 으깬 걸 필터링해서 해파리 국물(?)을 만든 다음 중화시켜 pH를 다시 중성으로 만드니 다시 발광하기 시작했다! 이제 가역적으로 발광을 정지시켰다가 다시 재개하는 방법은 pH 조절임을 알았다. 그러므로 이제 이 미지의 발광물질을 정제할 수 있겠다~ 라고 생각하고 만족하고 이 국물을 싱크대에 버렸다.

그 순간 싱크대의 개수대에서 이전보다 훨씬 강한 파란 빛이 솟아나왔다! 싱크대에 바닷물이 흐르고 있으므로 바닷물이 발광을 유도한다는 것을 알았다. 바닷물에는 무슨 화학성분이 들어있는지는 알려져 있으므로 주 성분을 테스트해본결과  칼슘 Ca2+ 이 발광을 유도한다는 것을 알았다. 칼슘이 발광을 유도한다는 것을 알았으므로 칼슘을 킬레이팅해서 없애는 EDTA를 넣으면 pH 조절 없이도 발광을 가역적으로 정지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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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떻게 하면 많은 양의 해파리 국물을 얻어서 발광을 정지시켰다가 다시 발광하도록 만드는지를 알았으므로 이제는 해파리를 많이 잡을 차례이다.

그래서 그들은 해파리를 잡기 시작해서 계속 많이 잡았다 (…) 즉 아침 6시에 일어나서 8시까지 해파리를 잡고, 아침을 먹은 다음 정오까지 해파리 자르기 작업을 하고, 점심먹고 오후에 해파리 추출물을 만들었다. 그리고 저녁 먹고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다시 해파리를 잡은 다음 수족관에 보관해서 그 다음날 추출물을 만들었다. 그래서 1961년 여름 그들은 1만마리의 해파리를 잡고 (..) 이를 가지고 국물을 만들었다.

그렇게 하여 그들은 단백질 정제작업을 시작해서 최종적으로 5mg 의 단백질을 얻었다. 단백질을 정제하던 도중, 발광을 하는 단백질과는 다른 형광을 내는 단백질이 발견되서 이를 ‘초록색 단백질’ (Green Protein) 이라고 이름붙이고 따로 보관해 두었다.

그래서 그들은 마침내 한가지의 단일 단백질이 이러한 발광을 내는데 중요한 요소임을 발견하였다. 그들은 해파리의 이름을 따서 그 단백질을 aequorin 이라고 이름붙였고 이를 1962년 논문으로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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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단백질 정제를 한다고 하면 대장균에서 과발현을 시키고, His tag과 같은 친화크로마토그래피를 이용하여 단백질을 정제한다. 그리고 얼마나 단백질이 정제되었는지는 SDS-PAGE 를 걸어서 확인한다. 그러나 이때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은 고사하고, SDS-PAGE도 없던 시절이다! 효소의 활성이 어디 있는지, 얼마나 활성이 높은지는 그저 컬럼을 걸고 활성 어세이 (여기서는 발광 활성) 를 해서 단백질당 가장 활성이 높은 분획을 찾아내고, 이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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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핵심

여튼 이런 식으로 해서 특정한 단백질이 해파리의 발광을 결정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결정적으로 빛을 내는 발색단 (Chromophore)의 화학구조는 어떻게 생겼나? 문제는 aequorin 에서 발색단만을 분리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들은 단백질을 불활성화시킨 후 발색단의 일부분이라도 정제하여 이의 화학적 구조를 밝히고자 했다. 1969년 이들은 단백질을 알칼리 상태에서 요소(Urea)와 이황화결합을 깨는 beta-mercaptoethanol을 처리해보니  350nm 대역에서 빛을 흡수하는 형광물질이 aequorin 단백질에서 떨어져 나오는 것을 발견하고 이것을 AF-350 이라고 명명하였다. 이것의 구조를 규명하려면 역시 순수정제를 해야 한다. 그런데 1mg 의 AF-350 을 정제하려면 약 100-200mg의 순수한 aequorin 단백질이 필요하고 그 정도의 단백질을 해파리에서 얻으려면 약 5만 마리 (..)의 해파리가 필요했다! 그렇다면 여름 한 철에 5만 마리의 해파리를 처리해야 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이전에 잡던 해파리 생산기록인 1만 마리보다 5배 더 많은 해파리를 잡아서 처리해야 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그들은 많은 양의 해파리를 처리하는 기계를 만들었다. 그들은 이런 식으로 해파리에서 발광을 하는 성분이 들어있는 가장자리만 잘라내는 기계를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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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계를 이용하여 공장돌리듯 해파리를 가공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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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을 추출하고 정제하고 여기서 다시 발색단의 일부를 정제하는 작업을 했다.

그래서 1972년 드디어 그들은 AF-350의 구조를 규명했다. 그 결과를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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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발광선생이 일본에서 갯반디에서 추출한 루시페린과 해파리의 aequorin 에 존재하는 AF-350의 화학구조를 비교해보니 둘다 동일한 2-aminopyrazine 그룹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다. 즉, 두개의 발광물질은 그 작동원리가 틀리긴 하지만, 어느정도의 공통적인 특성을 공유하고 있었다. 그 이야기는 갯반디의 루시페린이 산화되어 옥시루시페린이 되는 것과 비슷하게 발광을 마친 aequorin에도 그런 물질이 존재하지 않을까? 그래서 1975년 이 물질을 찾아서 구조를 결정하였고, 이를 coelenterates 라는 이름으로 명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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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일본의 별도의 연구자가 오징어에서도 비슷한 발광 물질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구조를 밝혔다.이러한 결과를 종합하여 그들은 그들은 다음과 같은 반응 메커니즘을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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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발색단이 붙어 있지 않은 Apoaequorin 은 Coelenterazine 이라는 물질과 결합하여 Aequorin을 형성한다. 이 단백질에 칼슘이 붙으면 단백질의 구조가 변형되어 내부에 존재하는 coelenterazine 이 분해되면서 빛이 나게 된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이러한 반응 메커니즘을 확인사살하기 위해서는 단백질 구조가 필요하다.

단백질 구조로의 길 

1970년대 유전자 클로닝과 DNA 시퀀싱이 개발된 이후 이 테크닉은 수많은 분야의 연구를 혁신시켰다. 발광선생의 해파리 연구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1985년 일본미국의 연구자가 aequorin 유전자를 클로닝하고, 단백질을 대장균에서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제 해파리 안 잡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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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을 지속적으로 읽은 분이라면 제 1저자의 이름이 웬지 친숙할수도 있다. 그 느낌이 맞다. 바로 그 사람이다.  어째 항상 영원한 콩라인

그러나 묘한 일은 이제 해파리를 잡지 않아도 aequorin를 얻을 수 있게 된 1980년대 후반부터 이들이 많은 양의 해파리를 잡았던 워싱턴주의 프라이데이 만에서는 더이상 해파리가 잡히지 않기 시작했고 마침내 씨가 마르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뭐긴 뭐야 그냥 너무 많이 잡아서 그런거 아니냐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인해 더이상 해파리가 살기에 적절한 조건이 아니게 되어서가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

여튼 이제 재조합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게 되고 복수의 랩에서 aequorin 을 결정화하여 단백질 구조를 보는 시도를 하였다.그러나 그 결과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이러던 중 발광 선생의 나이도 70을 넘게 되었고, ‘에이 내가 직접 하고 만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1999년 결정화에 적절한 aequorin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실험법을 확립하고 2000년 마침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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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뚜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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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구조가 똭! 여기서 노란색 막대기로 보이는 것이 발색단인 Coelenterazine이고 이것은 184번 타이로신 잔기와 서로 인터렉션하고 있다. 이 구조를 좀 더 자세히 보고자 PDB에 등록되어 있는 이 구조를 뒤벼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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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EJ3 이라는 인식부호로 등록된 이 구조를 보면 발색단인 Coelenterazine은 단백질 가운데 갇혀서 잘 보존되고 있다. 그러나 이 단백질은 칼슘을 결합하는 단백질이며, 이 단백질에 칼슘을 붙인 상태에서 결정한 구조를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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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슘이 붙는 것에 따라서 단백질의 구조가 변경되어 발색단이 좀 더 쉽게 노출되게 된다! 그 이후에 발색단은 분해되고 빛을 내게 된다. 이렇듯 발광선생이 1960년에 미국에 건너가 시작된 연구는 2000년에 결정적인 구조가 나와서 어떻게 해파리가 빛을 내는지에 대한 분자적인 근원이 밝혀지게 된 것이다. 40년..

그 초록색 단백질

이전에 aequorin을 해파리 국물에서 정제하던 도중에 별도의 초록색 형광을 내는  단백질을 발견했다고 했었다. ‘발광’ 과 ‘형광’ 의 개념을 착각할 사람이 있을까마 미리 부연설명을 해 놓는다면

발광(Luminescence : 아무런 빛이 없는 상태에서 화학적인 변화를 통해 빛을 생성해 내는 반응)

형광 (Fluorescence : 특정한 파장의 빛을 받아서 다른 파장으로 변화시키는 반응)

이다. 즉 해파리에서는 발광 선생이 주로 연구한 aequorin 이외에도 aequorin 에서 내는 빛을 받아 초록색 형광을 내는 단백질이 있었다. 이미 1962년에 aequorin 을 정제할 때 이 단백질을 발견하였고, 상온에 놓아두면 초록색으로 침전하는 것을 발견하였으나, 그닥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의 관심은 어디까지나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발광’ 현상이지 ‘형광’ 이 아니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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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1962년 aequorin 을 정제하는 논문에서도 이렇게 잠깐 언급만 하고 만다.

그러나 다른 연구자 들 중에서도 이 단백질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즉 해파리에서 정제된 aequorin  의 경우 파란색 빛을 낸다. 그러나 어둠에서 해파리는 초록색 빛을 내는데 그러한 차이는 어떻게 발생하는 것일까? 1971년 모린과 헤이스팅스라는 연구자는 aequorin 의 발광에 의해서 생성된 빛이 이 ‘초록색 단백질’ 에 의해서 전달되어 소위 ‘Förster resonance energy transfer’, 약칭 ‘FRET‘에 의해서 해파리의 초록색 발광이 나온다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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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된 단백질 (in vitro) 에서의 파장과 해파리에서 나는 (in vivo) 의 파장의 차이

그래서 발광선생은 그동안 내버려두고 있던 이 ‘초록색 단백질’ 을 정제하고 결정화에 성공하여 단백질 자체만으로 형광을 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197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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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서 이 ‘초록색 단백질’ 의 형광을 내는 발색단을 1979년 결정하여 논문으로 출판하였다. 즉 단백질을 단백질 분해효소로 절단하여 발색단을 찾아서 다음과 같은 아미노산과 결합된 부분에 발색단이 공유결합으로 들어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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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는 더 이상 이 ‘초록색 단백질’, 아니 그 당시에는 이미 ‘Green Fluorescence Protein’ (GFP) 이라는 단백질이라고 불리던 단백질에 대한 연구를 하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발광선생’ 의 주 관심사는 ‘발광’ 이었고 ‘형광’ 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 프린스턴대학의 존슨 교수가 은퇴한 후 발광선생은 보스턴의 해양생물학연구소 (Marine Biology Laboratory) 라는 곳으로 이적하게 되었고, 여기에는 저 앞에서 잠깐 언급한 Aequorin 유전자를 클로닝했던 더글러스 프래셔 (Douglas Prasher)라는 연구자가 있었다. 그는 GFP유전자를 클로닝하려고 하였고, 해파리 RNA 를 추출하여  cDNA 라이브러리를 만든 다음, GFP의 발색단을 결정할때 결정된 발색단에 붙어있는 아미노산 시퀀스 정보를 이용하여 프로브를 만들어 클론을 스크리닝하였고 GFP 유전자를 클로닝하여 1992년에 논문으로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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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더글러스 프레셔는 연구비를 신청했지만 연구비 획득에 실패해서 연구소를 나가서 다른 기관으로 이적했다. 무엇보다도 그는 대장균에서 단백질을 발현해보려고 했지만 기대와는 달리 단백질에서는 형광이 관찰되지 않았다. aeoquorin 의 경우처럼 외부에서 합성된 발색단이 들어와야만 형광이 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그는 더이상의 연구를 접었다. 그때 이전에 프레셔가 콜롬비아 대학에서 세미나를 할때 알게 되었던 어떤 꼬마선충을 연구하던 연구자세포내에서의 물질을 추적하는 것에 관심이 있는 생화학자 두 명이 논문을 읽고 GFP 유전자를 보내주게 되었다. 어차피 연구비도 없어서 연구도 계속할수 없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선택일 것이다.

그러나..그 이후에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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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셔로부터 그 유전자를 받은 꼬마선충 연구자는 프레셔와는 달리 대장균 및 꼬마선충에서 해당 유전자를 발현시키는 것 만으로 형광을 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1994년 사이언스에 논문을 실었다. (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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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프레셔는 대장균에서 형광을 보지 못하였을까? 그는 cDNA 라이브러리에서 얻은 유전자를 그대로 E.coli 에 넣어서 관찰을 하였다. 그러나 프레셔가 쓴 벡터와 GFP의 시작코돈사이에는 약 100bp 의 염기서열이 있었고 이것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발현을 저해했다. 그러나 꼬마선충 연구자, 즉 마틴 챌피의 랩에서 직접 실험을 한 로테이션 학생인 Euskirchen 이라는 학생은 그당시 그닥 일반적으로 쓰이지 않았던 ‘Polymerase Chain Reaction’ 즉 PCR을 해본 적이 있었고 프라이머를 제작하여 정확히 ORF만을 증폭하여 대장균 발현벡터에 클로닝하였다. 결국 그 사소한 차이가 형광을 관찰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갈랐다.

그리하여 GFP는 유전자 발현을 확인하는 가장 일반적인 툴로 그 이후 10년 동안 발전하였으며, 거의 모든 생물에서 이 유전자만 발현하면 해파리처럼 초록색 형광이 나온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리하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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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왼쪽의 예쁜꼬마선충 연구자 마틴 챌피 (Martin Chalfie), 오른쪽의 로저 치엔 (Roger Y Tsien), 그리고 가운데의 사람이 바로 우리가 이 글에서 ‘발광선생’ 이라고 부르는 시모무라 오사무 (Shimomura Osamu) 는 같이 어떤 상을 받으러 스웨덴에 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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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을 받기 전에 하는 강연에서 그는 주머니에서 ‘해파리 2만 마리’ 에서 추출한 자연 유래의 GFP 바이얼을 청중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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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에 들고 있는 것이 해파리 2만마리 유래의 GFP 바이얼 (..) 동영상은 여기(58초 지점부터 나온다)

그러나 아이러니칼한 일이라면 그는 일생 ‘형광’ 단백질이 아닌 ‘발광’ 단백질(aequorin) 을 연구한 것이고, 그가 거기 가서 상을 받게 된 것은 발광 단백질인 aequorin 을 연구하다가 곁다리로 발견한 단백질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거의 모든 사람에게 GFP의 발견자로 여겨진다. 그러나 아마도 내 생각에는 그는 ‘발광 단백질’ 인 aequorin 을 처음 발견하고 이의 분자적인 기전을 뼈속까지 파고들어서 밝힌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원할 것이다. 그래서 이 사람을 ‘발광선생’ 이라고 부른 것이다. (직접 안 물어봐서 모르겠지만)

그는 이미 오래 전에 다니던 연구소에서 은퇴하고, 집의 지하에 실험실을 마련하여 아직도 뭔가를 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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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의 랩에서 자연산 GFP를 과시하는 ‘발광선생’ 시모무라 오사무 박사

에필로그  

그래서 해파리에서 빛을 내는 것이 무엇인가를 규명하려는 그의 노력은 결국 40년만에 aequorin이라는 단백질의 작동 원리를 규명하는 것으로 끝났고, 그 과정에서 덤으로 발견된 GFP라는 부산물은 현대의 생명과학에 없어서는 안될 근본적인 도구가 되었다. 스웨덴 관광도 하셨고. 그러나 어디까지나 이것은 그의 연구 일생에서는 ‘덤’ 에 불과한 것이리라. 그는 아마도 aequorin 등의 생명발광현상의 원리를 규명한 연구자로 기억되어도 충분히 존경할 만한 과학자이다.

기초 연구에서 파생되는 결과물은 이와 같이 연구를 시작할 때는 전혀 무엇이 나올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오기 마련이다. 그저 ‘해파리가 왜 빛을 내는가’ 와 같은 간단한 물음을 답하다 보면 나오는 여러가지 지식 중에서 일부는 나중에 중요한 역할, 혹은 ‘돈이 되는 기술’ 이 될 수도 있지만 대개는 그러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게 바로 인류가 발전해 온 방식이며, 이보다 더 나은 방식은 앞으로도 발견되기 힘들 것이다. 이것이 인류가 미래에 필요한 지식을 구매하는 방식이기에.

참고로 위의 글을 쓰기 위해 주로 참고한 자료는 아래의 두 문헌과 여기에서 찾은 참고문헌들에 있다. 대개의 오리지널 연구 논문은 하이퍼링크가 걸려 있다.

Shimomura O., The discovery of aequorin and green fluorescent protein. Journal of Microscopy 2015

Shimomura O., The Novel Lecture for Novel Prize in Chemistry 2008 

등이다. 그 외의 원 논문은 중간에 다 링크 있으니 찾아읽으시고

6 thoughts on “발광선생과 그의 해파리

  1. (남궁 선생님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님~ 글 좀 쓰시네요^^ 정말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녹색 형광 단백질을 발견하기까지의 이야기가 참 재미있습니다. 내일 학생들과 함게 읽겠습니다.

  2. 좋은 글 항상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링크를 따라가 노벨 랙쳐를 듣다가 한가지 다른 점을 발견했는데요. 랙쳐 원문에는 원폭이 떨어진 거리에서 15km 라고 나와 있습니다. 별로 중요한 점은 아니지만 알려드리면 좋을 것 같아서 메모 남김니다.

  3. endless story 잘 읽었습니다. 여튼 오래 살고 볼 일이란걸 다시 한번 느낍니다 (저 나이에 ㅋ).

  4. GFP.. 에 대한 이야기 정말 재미있게,,, 웃으면서 잘 읽었습니다…^^ “국물” 이라는 단어 선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GFP,,, 항상,,해파리에서 유래한 녹색 형광 단백질,,,,요렇게만 언급되던,,,,그 배경에는,,,엄청난 숫자의 해파리의 ,,,, 희생이,,,,,있었네요,,,,,,,,,,,,^^;;;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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