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손재주 없던 의사양반

고등학교 때는 유도를 하다가 대학교때는 럭비부에서 럭비를 하던 스포츠를 좋아하던 의대생이 있었습니다. 운동을 너무 열심히 해서인지 무려 10번이나 뼈가 부러졌다고 하네요 (…) 이렇게 뼈가 부러져서 정형외과에 들락거리다 보니 정형외과에 친숙해져서인지 (…)  그는 의대 졸업후 전공을 정형외과로 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러나 그는 엄청 손재주가 없는 의사였습니다. -.-

잘하는 사람은 20분이면 끝날 수술을 두 시간이 넘어도 못 끝내기가 일쑤였습니다. 동료들은 그의 이름을 “걸리적거린다” 라는 뜻으로 바꾸어서 별명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는 병원을 그만두고 다른 학교의 기초의학교실 대학원에 들어갔습니다. 약리학 교실에서 연구를 했습니다. 그래도 수술 보다는 연구가 적성이 맞았는지 4년 후에 나쁘지 않은 논문을 내고 졸업을 했습니다.

그는 그 당시 최신 기술이던 마우스 유전학에 흥미가 있었습니다. 즉 낙아웃 마우스/트렌스제닉 마우스 만들어 연구하는 것들 말이죠. 그래서 미국에 포닥을 가기를 원해서 수백 곳에 CV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정형외과의사로써는 별볼일 없는 의사에 분자생물학 경험이 없는 연구자를 쉽게 채용해 주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다행히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어떤 심혈관 연구소의 한 PI가 그에게 포닥의 기회를 주어서 그는 미국으로 포닥을 나갔습니다. 그 연구소는 심혈관 연구소답게 콜레스테롤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고 있었고, 그를 고용한 PI는 이런 아이디어가 있었습니다.

RNA 에디팅 기능을 수행하는 APOBEC1 이라는 유전자가 있는데 이 유전자가 콜레스테롤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APOBEC1 을 생쥐의 간에서 과발현하는 마우스를 만들면 콜레스테롤 레벨이 줄어들고, 이를 이용하면 고지혈증 같은 것의 치료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이러한 PI 의 아이디어를 부응하기 위해 그는 열심히 연구해서 몇 달 만에 원하는 형질전환 마우스를 만들었습니다. 어느날, 마우스룸에서 일하는 그의 동료가 그에게 말했습니다.

“어이, 네 마우스가 다 임신을 했어”

“그럴리가 없는데”

“정말이야. 다 배가 산 만해”

그런데 그의 마우스는 수컷이었습니다 -.-;;;

알고보니 진짜로 임신한 마우스처럼 배가 산만해졌고, 임신한게 아니라 간에 무지 큰 종양이 발생한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APOBEC1 은  암을 유발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원래 기대한 결과는 아니었지만  그의 PI는 계속 연구를 해도 된다고 했습니다. 그는 그 ‘심혈관 연구소’ 에서 유일하게 암을 연구하는 연구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APOBEC1 에 의해서 영향받는 유전자를 찾아보았습니다. APOBEC1 을 과발현하는 생쥐에서 과다하게 RNA 에디팅이 일어나는 유전자를 찾았고, 이로 인해 단백질 발현이 제대로 안되는 유전자가 하나 나왔습니다. 그는 이 유전자의 이름을 New Apobec1 target 1 이라고 해서 NAT1이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그래서 논문을 또 하나 냈습니다.

이렇게 재미있게 연구를 하고 있는데 가족들은 고국에 돌아가고 싶어합니다. 아이와 애들이 먼저 돌아갔습니다. 계속 남아서 미국에서 연구하고 싶은데 이전에 다니던 의과대학에서는 ‘님 안들어오면 님 자리 국물도 없음’ 이럽니다. 그래서 아쉽지만 귀국을 했습니다.

이전에 다니던 의과대학에서 말단 자리를 얻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의과대학에서는 그가 하던 연구에 그닥 관심이 없습니다. 의과대학에서는 의학과 약 개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연구를 하는 것이지 별 상관도 없는 기초연구 같은 것을 하면 좋지 않다는 충고도 듣습니다.

여튼 그는 연구를 계속합니다. 연구를 같이 할 사람이 없어서 마우스장 관리하는 것도 다 스스로 해야 합니다. 이전에 한 NAT1 이라는 유전자에 대해서 연구를 계속하기로 했습니다. APOBEC1 을 과발현하니 NAT1 이라는 유전자의 단백질 수준이 떨어진다고 했었죠? 과연 이것 때문에 쥐에 암이 생긴 것일까요. 그것을 알려면 NAT1 유전자를 낙아웃해서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ES 셀에서 NAT1 유전자를 낙아웃합니다. 그런데 쥐가 안 만들어집니다. 쥐가 다 배아단계에서 죽습니다. 알고보니 이 유전자는 ES세포가 분화하는 능력에 관여하는 유전자였습니다. 그는 이전에는 ES 셀은 쥐 만드는 도구로만 사용했는데 줄기세포라는 것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여튼 그렇게 연구 결과는 잘 되서 논문을 써서 제출하나 이 저널, 저 저널 리젝이 됩니다.

연구비는 잘 수주가 되지 않습니다.

그는 우울해졌습니다. 그가 미국에서 돌아가기 전에 유럽출신 랩 동료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자네, 미국에서 귀국하면 PAD라는 무서운 질병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되네. PAD가 뭐냐고? Post America Depression이라네. 미국에서 귀국한 학자들이 모국의 연구여건이 미국보다 안 좋아서 겪는 우울증”

그거에 걸린 듯 합니다. 그냥 연구를 때려치고 의사로 돌아갈까 생각을 합니다.

그러던 중 두 가지 중요한 계기가 생깁니다. 그동안 떨어졌던 논문이 결국 논문화되었고, 이웃 나라의 과학기술 중심대학을 벤치마킹하여(?) 새로 생긴 신생대학에서 교수로 초빙이 되었습니다. 적어도 여기서는 이제 직접 마우스 관리를 안해도 됩니다!

그리고 미국의 위스콘신 대학의 톰슨이라는 사람이 인간 수정란으로부터 인간줄기세포를 확립해서 큰 화제가 됩니다. 별로 관심이 없었던 줄기세포 분야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집니다. 연구비도 이전보다 늘어납니다.

그래서 그는 이제 줄기세포에 관련해서 본격적으로 연구를 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는 줄기세포가 어떤 세포로든 분화할 수 있는 능력에 어떠한 유전자가 관여하는지, 즉 만능성 (Pluripotency)을 유지하는 요소들이 뭔지 궁금했습니다. 마침 그 때 Oct4 라는 유전자가 여기에 관여한다는 논문이 나왔습니다. 그는 줄기세포에서 많이 발현되는 유전자들 중에서 그런 유전자가 더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줄기세포에서만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Fbx15 라는 유전자에 주목했습니다. 그는 그의 특기인 마우스 만들기를 이용해서 Fbx15 유전자 대신 마커 유전자를  넣어서 유전자를 낙아웃하고, 이 유전자의 발현을 측정할 수 있도록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해당 유전자는 기대와는 달리 낙아웃되도 쥐가 멀쩡하게 잘 만들어지고,  줄기세포의 만능성에도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낙담하고, 그냥 평범한 논문 하나 냈습니다.

그리고 다른 유전자에 촛점을 맞추었습니다. 그러다가 Nanog 라는 유전자가 여기에 관여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결과는 잘 되서 드디어 ‘세포’ 에 논문이 하나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와 다른 연구자들이 점점 줄기세포의 만능성 유지에 관련된 유전자를 찾아나갔습니다. 그러던 도중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줄기세포의 만능성에 관련된 유전자는 몇 개나 될까?

만약 이런 유전자들이 100개라고 치고, 이런 유전자를 몽땅 다 정상세포에서 발현해서 줄기세포와 비슷하게 만들 수 있을까?

우연의 일치인지 그의 랩엔 줄기세포가 될때 이를 알려주는 마커가 되는 유전자가 있었습니다. 즉 Fbx15 유전자 대신 G418 저항성 유전자가 발현되는 마우스를 이전에 만들었었죠. 만약 어떠한 유전자들에 의해서 만능성이 도입된다면 Fbx15 유전자가 발현될태고 G418 에 대해서 저항성을 띄게 됩니다. 즉 아무 유전자나 막 때려넣고 G418 을 친 상태에서 살아남는 세포만 선별하면 됩니다! 즉 이런 시스템이 있다면 수많은 유전자를 대상으로 스크리닝을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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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ES 셀의 cDNA 라이브러리를 이용해서 스크리닝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 전에 현재까지 알려진 약 24개의 줄기세포에 관련된 유전자를 시험삼아 몽땅 섞어서 넣어보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유전자 24개를 몽땅 섞어 MEF 세포에 넣고 G418 을 친 상태에서 키워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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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가 자라고, 게다가 ES 셀 비스무레하게 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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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유전자 중에서 불필요한 것이 있지 않을까? 해서 24개 조합에서 1개씩만 빼서 이들이 얼마나 이러한 전환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전환에 꼭 필요한 것으로 밝혀진 유전자는 4개, Oct4, Sox2, Klf4, Myc 이었습니다. 이것은 OSKM, 다른 이름으로는 그의 이름을 따서 부르기도 합니다.

Yamanaka Factor.

이 이야기의 주인공, 즉 뼈 10번 부러져서 정형외과 의사가 되고 싶어하던 손재주 없던 의사의 이름은 야마나카 신야 (Yamanaka Shinya)라고 합니다.

위의 연구를 한 지 6년 후 그는 이 이야기를 스웨덴에 관광간 김에 (..) 청중들에게 합니다. 여기 적힌 이야기는 대개 이 이야기에서 한 이야기입니다.

(53분 경부터 시작)

그의 영어는 그의 국적답게 어눌한 영어입니다만, 할말, 농담 다 합니다.

올해는 그의 그 논문이 나온지 10년이 된 해입니다. 물론 그 논문이 나오기 전에도 그는 열심히 연구하는 과학자였습니다. 아마 그 이후에도 그렇겠지요.

2 thoughts on “어떤 손재주 없던 의사양반

  1. 복붙의 대명사가된 오모씨를 뽑아 언플하다
    자살한 사사이 요시키보다 이화학연구소 이사장에 어울리는 인물이죠.
    우리도 언플이나 파벌에 상관없이 연구에만 정진하는 분들의 성과가 빛을 보는 날이 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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