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은 어떻게 실제로 일어나는가 : 암 정복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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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스펙테이터에 연재하고 있는 ‘신약연구사’ 중에서 3종의 항암제를 다룬 부분이 책으로 나왔습니다. 단독으로는 두 번째의 과학 관련 단행본입니다. 

 
책의 제목은
암 정복 연대기 : 암과 싸운 과학자들입니다.
 
책의 구입 링크는
 
책에서 다룬 내용은 책의 구입 링크에도 있습니다만, 왜 이런 책을 썼는지에 대해서 잠깐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책은 글리벡 (표적항암제), 허셉틴 (항체의약품), 옵디보/키트루다 (면역체크포인트억제제) 와 같이 항암치료제 개발의 역사에서 하나의 분기점을 이루었다고 생각하는 약물이 개발되기 위하여 어떤 연구의 배경이 필요했는가, 그리고 실제 그 개발과정은 어떤 과정을 통하여 이루어졌는가를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연구의 배경’ 이라는 것은 흔히 생각하는 약의 개발의 배경보다는 조금 넓은 배경일지도 모릅니다. 가령 글리벡의 경우 ‘필라델피아 염색체’ 와 같은 염색체의 이상이 암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밝혀지기까지의 과정, 허셉틴의 경우 항체와 단일 항원 항체가 어떤 과정으로 발견되었는지, 그리고 면역체크포인트 억제제에서는 암과 면역과의 관계가 어떻게 이해되기 시작되었는지 실제 약이 탄생하는 것보다 적어도 수십년 이전부터 거슬러 올라가서 다루게 됩니다.
 
사실 이 책을 쓰기 시작할때는 항암제 연구와는 큰 관련이 없었습니다만 (지금은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ㅋ) 굳이 항암제라는 토픽을 선택한 이유는 대충 이러합니다.
 
암은 수많은 사람들이 이전부터 그 해결책을 찾기 위하여 노력을 한 분야이고 – 어쩌면 인간이 여태까지 인간의 질병에 관련된 문제에서 가장 많은 고민을 한 문제일지도 – 그 해결책을 찾아내기가 엄청나게 어렵다고 알려진 문제입니다. 그렇게 하여 나온 몇 가지 솔루션도 완벽한 해답을 주지는 못하고 앞으로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분야 중의 하나입니다. 그러한 어려운 난제가 극복되는 과정의 하나의 예로써 항암제의 개발 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인류가 직면한 수많은 어려움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좋은 ‘케이스 스터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답이 안 보이는 문제를 이해하고, 여기에 대한 (부분적인) 해답을 인류가 어떻게 찾아왔나를 잘 보여주는 과정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항암치료제의 개발의 역사가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특히 한국의 독자에게 이 책이 주는 의미는 ‘어떻게 기존에 없는 혁신적인 제품이 과학의 연구를 배경지식으로 하여 등장하느냐’ 의 과정을 보여주는데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매우 빠른 추격성장을 통하여 급속한 산업화를 이룩해 왔습니다만, 여태까지 한국이 능했던 것은 이미 개념이 등장한 ‘물건’ 을 어떻게 값싸고 효율적으로 만드는지에 대한 ‘최적화’ 의 과정이었고, 세상에 개념이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산물을 만들어서 상업화한 경험은 생각만큼 많지 않습니다. 이러한 경험의 부재는 어떻게 기초과학의 성과가 실제로 경제적 파급효과를 낳는 산물로 이어지는가에 대한 경험 부재와도 연결됩니다.
 
이 책에서 다룬 몇 가지의 항암제는 기초과학을 통하여 발굴된 지식이 어떻게 경제적으로 파급효과를 낳는 ‘혁신적인 산물’ 로 변모하는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어떻게 기초과학의 지식이 경제적 가치를 낳는 세상에 없던 산물로 변모할까요? 그 과정의 한 예를 이 책을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