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맞는 분자생물학 역사책

요즘 시대에 맞는 분자생물학 역사책을 찾아서

님 뭐하는 사람임? 하면 여러가지 분류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저기여, 전업블로거는 아니거던?) 결국은 ‘분자생물학자’ 라고 자신을 규정하는 사람으로써 자연히 분자생물학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이전부터 있었다. 그래서 그동안 나온 분자생물학 관련 역사서 및 관련 논문을 취미삼아 탐독하고 있는데..(이 블로그에도 그 흔적이 좀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막상 분자생물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이 ‘분자생물학의 역사와 이론을 개관할 수 있는 책 하나 추천해 보쇼’ 하고 질문하면 추천할 책이 그리 여의치 않다.  현대생물학 연구의 기본 패러다임이 된 분자생물학이 과학 교양서 쪽에서는 그닥 대접이 신통찮은 것이 일차적인 불만이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썰을 풀도록 하고..

분자생물학의 주요 이정표에서 활약한 사람들에 의해서 씌여진, 혹은 그 사람의 일생을 대상으로 씌여진 책 : 짐 왓슨의 ‘이중나선 (Double Helix)‘, 프랜시스 크릭의 ‘열광의 탐구(What a mad pursuit)‘, 브랜다 매덕스가 쓴 ‘로잘린드 프랭클린 : DNA 다크레이디(Rosalind Franklin: The Dark Lady of DNA)‘, 하다못해 크레이그 벤터의 ‘Life at the Speed of Light: From the Double Helix to the Dawn of Digital Life‘ 혹은 스반테 파보의 ‘잃어버린 게놈을 찾아서 (Neanderthal man)‘에 이르기까지 심심치 않게 많은 책이 나와 있다. 문제는 어떤 분야의 역사나 마찬가지지만 ‘위인전’ 내지는 ‘자서전’ 으로 역사를 공부하게 된다면 해당 사람의 주관에 따라서 역사를 해석하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 가령 짐 왓슨의 ‘이중나선’ 은 흔히 이 분야의 ‘고전’으로 소개되곤 하는데, 짐 왓슨의 이중나선은 좀 심하게 말하면 몇가지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쓴 ‘픽션’ 에 더 가깝다고 해도 큰 과장이 아니다.

후세의 사가/연구자에 의해 씌여진 역사서 : 호레이스 저드슨의 ‘창조의 제 8일’ (The Eighth Day of Creation:Makers of the Revolution in Biology) 이나 미셀 모랑주의 ‘분자생물학 – 실험과 사유의 역사(A History of Molecular Biology)‘ 같은 책은 옛날부터 좋은 평을 듣고 있다. 문제는 책이 번역이 되지 않았거나, 절판이거나 등등의 이유로 쉽게 구해서 읽을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그리고 대개의 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는 대개의 책들이 1960년대 말 유전암호의 규명 정도를 결말로 하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상당수의 분자생물학자는 60년대 말 유전 암호가 규명되자, ‘아 이제 우리가 할 게 별로 없잖아?’ 하고 분자생물학에 흥미를 잃고 다른 분야로 전업하기도 하였다) 그 이후에 일어난 굵직한 사건들, 즉 엑손-인트론의 발견, 유전자 조작기술의 도래와 진핵생물 분자생물학의 시대, DNA 시퀀싱, 지놈 시퀀싱, 휴먼 지놈 프로젝트, 역유전학과 펑셔널 지노믹시대, 차세대시퀀싱과 개인지놈, 합성생물학과 인공생명체, 유전체 편집에 이르는 것에 대해서는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컴퓨터의 역사를 다룬다고 하면서 1970년대 말 애플 II 의 도래로 컴퓨터가 개인에게 보급되기 시작하였다..가 끝인 컴퓨터 관련 역사책을 보는 느낌이랄까.

그런 갈증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에게 소개해 줄 책이 나왔다! 2015년 집필된 최신간이다.

영국 맨체스터 대학 동물학과에 근무하는 매튜 콥 (Mathew cobb) 이라는 사람이 지은 책으로써

생명체의 가장 위대한 비밀 : 유전암호 규명을 위한 경쟁에 대한 이야기 (Life’s Greatest Secret: The Story of the Race to Crack the Genetic C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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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서 없다.

그래서 간략한 서평..은 아니고 ‘느낌적 느낌’을 써보도록 하자.

멘델부터 CRISPR까지 

일단 등짝목차를 보자.

Foreword

  1. Genes before DNA  DNA이전의 유전자
  2. Information is everywhere  정보는 어디에나
  3. The transformation of genes  유전자의 형질전환
  4. A slow revolution  느린 혁명
  5. The age of control  조절의 시대
  6. The double helix  이중나선
  7. Genetic information 유전정보
  8. The central dogma 센트럴 도그마
  9. Enzyme cybernetics  효소 사이버네틱스
  10. Either the outsider 외부인의 등장
  11. The race 경쟁
  12. Surpises and sequences  놀라움과 시퀀스
  13. The central dogma revisited   다시 돌아본 센트럴 도그마
  14. Brave New world 멋진 신세계
  15. Origins and meaning  근원과 의미
  16. Conclusion

앞에서 말했듯이 이 책은 ‘유전’ 이라는 의미를 처음 생각하기 시작한 19세기의 양 육종업자부터 거슬러 올라가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1장에서는 멘델부터 시작하여 토마스 헌트 모건, 허만 뮬러, 니콜라이 콜트소프(Nikolai Koltsov), 조지 비들을 거쳐서 에르윈 슈뢰딩거의 ‘생명이란 무엇인가’ (What is the Life?) 강연에 이른다. 여기서  슈뢰딩거가 ‘유전자의 본질’ 이라고 ‘일종의 코드’ 에 주목한다. 비록 슈뢰딩거는 유전자의 본질을 수백개 정도의 원자로 이루어진 ‘비주기적 결정’ 이라고 (잘못) 추측하긴 햇지만 이 책에서 주목한 것은 슈뢰딩거가 언급한 ‘염색체에는  개개인 생명체의 미리의 발달과 성숙상태에서의 기능이 일종의 코드로 저장되어 있다’ 라는 언급이다.  (당시 슈뢰딩거의 강연이 그 강연이 열린 아일랜드의 로컬 신문에서는 돼지축제(..)와 비슷한 비중으로 다루어져 있다는 언급은 재미있다)  이후의 분자생물학자들이 슈뢰딩거의 ‘생명이란 무엇인가’ 에 영향받아 진로를 선택하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정작 슈뢰딩거가 이들 분자생물학자들의 연구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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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본 책의 내용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

2장에서 저자는 대개의 분자생물학 역사서에는 별로 등장한 적이 없는 인물 두 명, 아니 세 명의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이 세 명은 사이버네틱스의 창시자인 노버트 위너 (Norbert Weiner), 정보이론의 창시자인 클로드 섀넌 (Claude Shannon), 그리고 존 폰 노이만 (John Von Neumann)이다. 언뜻 분자생물학의 발전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을 사람들 IT쟁이의 조상님들을 끌어들인 이유는 이후에 네가티브 피드백에 의해 조절되는 생명의 특징, 정보이론으로 유전암호를 풀어보려는 시도등을 위한 좋은 설명이라고 생각한다.

3,4장에서의 주역은 오스왈드 에버리 (Oswald Avery) 이다. 사실 오스왈드 에버리는 DNA가 유전물질이라는 것을 1943년 매우 정교한 생화학적 실험을 통해서 최초로 규명했지만 당대에는 그 중요성이 잘 인식되지 못했고 DNA가 유전정보로 알려지는데에는 1950년대 이후는 되어서였다..가 분자생물학을 다루는 기존의 역사서들의 프레임이었지만 매튜 콥은 이러한 기존의 견해에 반발한다. 즉 오스왈드 에버리의 결과는 즉각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고, 폐렴균에서 실험한 에버리의 결과를 대장균에서 재현한 실험 역시 곧 등장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비록 수상을 하지는 못했지만) 오스왈드 에버리가 노벨 생리의학상 후보로도 추천된 적이 있고, 또한 1950년대 DNA 구조를 놓고 라이너스 폴링 – 킹스컬리지 – 캠브릿지의 왓&클이 과연 DNA가 유전물질이라는 것이 인정되지 않고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겠냐고..그리고 매튜 콥은 흔히 DNA가 유전물질이라는 것을 결정적으로 확인했다고 보통 교과서에 실리는 허쉬-체이스의 실험은 에버리와 그 후속 연구자들이 보여준 이상으로 DNA가 유전물질임을 증명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새로 안 점이라면 어윈 샤가프가 에버리의 연구를 지지한 중요한 인물이었지만 정작 어윈 샤가프는 ‘샤가프의 규칙’ 이라는 것에 그닥 확신이 없었고 ‘샤가프의 규칙’ 이 ‘샤가프의 규칙’ 이 된 것은 이중나선 모델의 발표 이후라는 언급이다. (역시 어윈 샤가프 아저씨는 ㅉㅈ이 맞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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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전반부의 주인공은 오스왈드 에버리

그 이후에는 당연히 이중나선의 발견이다. 사실 이중나선의 발견 과정은 짐 왓슨 (Jim Watson) 의 ‘이중나선’ 이라는 책에 의해서 상당히 극적으로 왜곡되어 있는데,  짐 왓슨이 마치 월킨스가 보여준 프랭클린이 찍은 사진을 몰래 보고, 그리고 자기 보스였던 막스 퍼루츠가 보여준 킹스컬리지의 보고서 데이터에 결정적으로 힌트를 얻어서 모델을 만들었고, 로절린드 프랭클린은 데이터를 해석할 생각도 못했다라는 것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이 블로그에서도 몇 번 쓴 이야기지만) 프랭클린이 찍은 사진은 단지 DNA가 나선형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정도일 뿐이며 (이것을 해석하는 이론은 크릭이 만들었다)  윌킨스는 프랭클린이 찍은 사진을 몰래 보여준 것이 아니라 프랭클린과 같이 일하다가 프랭클린이 떠나게 되서 맡게 된 학생인 고슬링이 찍은 사진을 왓슨에게 보여준 것 뿐이다. 그리고 막스 퍼루츠가 보여준 데이터(결정학적인 정보)는 이미 프랭클린이 1년 반 전에 공개적으로 발표한 것이고 왓슨은 그 세미나에 참석했는데, 왓슨은 결정학못 (..) 이고 메모도 안해서 그 의미를 깨닫지 못했는데 결정학에 조예가 깊은 크릭은 그 의미(Monoclinic Crystal이므로 내부적으로 symmetry가 있을 것이라는)를 깨닫고 나선이 다른 방향으로 엇갈리는 이중나선을 착안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다음의 중심 인물은 프랜시스 크릭과 조지 가모프 (George Gamov) 이다. 분자생물학의 역사를 좀 공부한 분이라면 왓슨과 크릭을 같이 쌍으로 부르지만 왓슨에 비해서 크릭의 업적이 상대가 안되게 대단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 그 이유는 크릭이 제창한 많은 가설들, 즉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발표한 이후에 제창한 DNA의 역할 및 복제기전에 대한 가설, 메신저 가설 (messanger hypothesis), 어댑터 가설 (Adapter Hypothesis), 와블 가설 (Wobble Hypothesis) 등 많은 종류의 가설들을 만들었고, 이들 중 상당수가 소위 ‘센트럴 도그마’ (Central Dogma) 라고 불리는 분자생물학의 정보의 흐름의 기본방향을 제시했다는 것 때문이다.

여기서 등장한 재미있는 인물이 전직 우주론자인 조지 가모프 (George Gamov) 인데 이는 유전암호와 아미노산간의 암호를 푸는 것을 순수한 정보학적, 혹은 수학적인 방법으로 할 수 있다고 믿고 나름의 정교한(?) 모델을 제시하고 크릭 등등의 분자생물학자들에게 접근한다. 이렇게 해서 생긴 비공식적인 디스커션 모임이 유명한 RNA Tie Club 이다. 여기서 재미있게 읽은 언급은 이들은 한번도 공식적으로 모인적이 없고 거의 모든 의사 교환을 편지로 했었고 과연 이들이 지금 현대에 이메일로 정보를 교환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를 상상해보고 있다. 즉, 의사 및 정보교환의 속도는 빨라졌겠지만, 응답을 하기 위해서 기다리는 시간 동안 생각할 여유는 편지로 정보를 교환하고 토론하던 시대에 비해서 분명 없어졌을텐데 과연 지금 현대에도 이런 깊은 아이디어의 교류가 이메일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을까?

여튼 조지 가모프 등이 시도한 정보학적, 혹은 이론생물학적으로 모델을 만들어서 유전암호를 규명해보려는 모든 노력은 수포로 끝나고, 그 해결은 엉뚱한 데서 갑툭튀한 무명의 생화학자인 마샬 니렌버그(Marshall Nirenberg)와 하인리히 멘타이의 In vitro translation 실험에서 나오는 것을 극적으로 묘사해 주고 있다. 어떻게 보면 매우 간단한 니렌버그와 멘타이의 실험을 유전암호에 대해서 십년 넘게 고민하던 초기의 ‘이너서클’ 멤버들은 시도할 생각도 못했을까? 저자는 이것을 니렌브그와 멘타이가 이들 ‘이너서클’ 이 이야기하던 이론적인 논의에 무지한 ‘아웃사이더’ 였기 때문에 이런 것에 구애받지 않고 실험에 바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즉 기존에 이것저것 제시되던 가설에 의거하면 니렌버그처럼 Poly-U를 직접 Translation시스템에 넣어서 폴리펩타이드가 만들어질 수가 없었기에 이들은 시도도 하지 않았을 뿐이다. 즉 이렇게 해서 밝혀진 유전암호는 가모프 등이 제시한 우아한 모델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암호표이며, 이러한 자연의 복잡다난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이론적인 모델 아무리 만들어 봐야 쓸모없으며 결국 잘 디자인된 실험을 해야 한다는 실험가들의 실험부심 돋는 이야기를 한다!  봤냐, 실험도 안하면서 입 터는 족속들아! 님 진정쫌..

여튼 이 책의 클라이맥스는 모스크바 국제생화학회에서 당시 듣보였던 니렌버그가 발표한 Poly-U 넣으면 페닐알라닌 나온다는 결과를 몇 명 안되는 사람이 들었었는데, 그것을 듣고 뒤집어진 크릭 등이 전체 학회의 플레너리 세션에 ‘듣보’ 니렌버그를 끼워넣어 수천명의 청중 앞에서 발표를 다시 하게 하고 수천명의 청중들이 일제히 경악 – 물개박수를 보였다는 장면이다. 당시 청중으로 있던 영문학 전공 학부생 해롤드 바무스 (Harold Vamus)는 여기에 너무 감명을 받아 영문학 하다가 의대 진학하고, 다시 연구로진로를 바꾸었다나 근데 영문학 전공 학부생이 애초에 모스크바 생화학회는 왜 간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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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또다른 ‘주연’ 마셜 니렌버그

여튼 이 책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하는 것은 왓&클 등에 비해서 결코 뒤지지 않는 업적을 세웠음에도 대중들에게는 웬지 듣보로 무시되는 (심지어 N모상도 탔는데도) 마샬 니렌버그일것이다. N모상 못탄 포닥 멘타이는요? ……그러니 포닥으로 아무리 열심히 일해봐야 죽쒀서 멍멍이 주는 거라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죠. ㅋㅋ  이때 마샬 니렌버그와 경쟁하던 사람이 세베로 오초아(Severo Ochoa)라는 사람이 있고, 그 이후에는 주로 할 고빈드 코라나(Hal Gobind Khorana)와 경쟁을 했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이미 글을 썼었다. 세베로 오초아는 N모상 수상자이자 NAS 멤버로써 꼬꼬마마샬 니렌버그와 경쟁해서 먼저 유전암호를 풀기 위해서 6개월 동안 무려 9개 논문을 PNAS에 폭격하였고 니렌버그는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빅 가이라는 닝겐들은 예나 지금이나. 

흔히 영-미 중심의 분자생물학 역사에서 종종 소외되지만 실질적으로 ‘조절되는 기계’ 라는 생명체의 특징을 분자생물학적으로 제일 먼저 보여준 ‘프랑스 학파’, 즉 자크 모노와 프랑소와 야곱의 연구 역시 한 장을 할애하여 자세히 설명한다. 특히 앞서서 언급한 노버트 위너와 네가티브 피드백 콘트롤 (내가 노버트 위너를 언급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하는 저자의 목소리가 들리는듯) 개념이 이들의 인듀서-리프레서 개념을 형성하는데 큰 보탬이 되었으며, 결국 생명체를 조절가능한 사이버네틱스로 이해하는 개념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의 배경을 잘 보여주고 있다.

보통 대개의 분자생물학 역사에 관련된 서적은 유전암호의 규명, 좀 더 나가봐야 스플라이싱 – 엑손 – 인트론 정도까지 하고 헉헉대고 마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책은 후반부의 몇 챕터를 할애하여 ‘그 이후에 일어난 일들’, ‘생명체의 기원’, ‘CRISPR’, ‘휴먼 지놈 프로젝트’ ‘C값 패러독스’, ‘에피제네틱스’ 등등에 대해서 주구장창 설명한다. 사실 이러한 것에 익숙한 현대 분자생물학자인 본인에게야 ‘아 이 이야기 또 하심?’ 하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과학책을 읽는 대개의 독자들에게 있어서 이런 것들은 그리 잘 알려진 주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사실 이 책에서 후반부에 다루는 내용들은 이 블로그를 열독하시는 독자라면 다 알고 있는 내용일수도 있으므로 좀 식상할수도 있다. 그러나 대개의 과학책으로 과학공부하시는 일반 독자들에게는 생소하게 다가올 내용일수도 있다. 즉 대개의 분자생물학에 관련된 일반인을 위한 입문서는 대개 “유전암호의 규명, 자 유전암호는 미생물부터 사람까지 다 동일한 겁니다. 자크 모노의 ‘대장균에서 사실인 것은 코끼리에서도 사실이다’ 라는 말씀 들어보셨죠? 자 분자생물학은 여기서 끝!  ” 으로 끝나는데, 보다 정확한 언급은 “대장균에서 사실인 것 중 코끼리에서 사실인 것도 물론 많이 있지만 우리는 대장균을 대장균답게, 코끼리를 코끼리답게 만드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릅니다” 일 것이다. 즉 20세기 분자생물학의 역사가 “대장균과 코끼리에서 공통적인 부분” 에 대한 탐구라면 21세기 분자생물학의 사명은 “대장균을 대장균답게, 코끼리를 코끼리답게” 만드는 것에 대한 탐구이며, 여기에는 아직도 많은 미지수가 남겨져 있으며 본 서는 이러한 관점에서 그동안 이루어진 분자생물학의 발전과정을 통사적으로 잘 다루고 있는 매우 훌륭한 분자생물학 역사서라고 생각한다.

물론 ‘후반부’ 의 ‘유전암호 이후의 분자생물학’ 에 대해서는 어째 너무 주마간산처럼 넘어가는 느낌적 느낌이 강렬하게 들지만, 사실 그 이후를 다루는 책들은 따로 있기도 하고….이 부분에 대해서 너무 길게 쓰면 아마 천 페이지 넘어가는 베게가 나올거다!

이 책의 장점이라면 특정한 한두 인물 중심으로 서술하는 것보다는 상당히 많은 당시 문헌들을 읽어가며 그 연구의 파급효과가 학계에 어떻게 미치는지를 잘 연구한 흔적이 돋보인다는 것이다. 즉 하나의 이론이 형성되고 받아들여지는 것이 흔히 과학책에서 표현되는 것처럼 “나님이 이런 논문을 내셨으니 모두 경배하라~” 가 아니라 “님 그 이야기 맞음? 아닌것 같은데…” 와 같은 학계에서의 다양한 피드백과 새로운 결과의 등장에 의한 정반합에 의해 하나의 과학적 이론이 성립되는 과정을 매우 실감나게 보여준다.

여튼 21세기를 맞아 15년도 더 지난 지금, 일반인들에게 권할 수 있는 분자생물학에 대한 역사서로 이 책을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번역서가 없는게 문제다만, 좀 누가 번역 좀 하세염. 전 귀찮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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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하는 일을 잘 설명하는 과학자가 되는 법

과학자는 그냥 어두컴컴한 실험실에 쳐박혀서 연기나는 빨강파랑색 플라스크를 들고서 히죽거리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문외한의 생각이고, 업자 여러분들은 과학자로 먹고 살려면자기가 하는 일을 남에게 설명해야 한다 얼마나 중요한 안다.

그러나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잘 알지만 그걸 자신있게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는 것도 모두들 잘 알고 있다. 어떻게 하면 남에게 자신이 하는 (혹은 ‘자신이 아는’) 것을 잘 설명하는 과학자가 될 수 있을까.

“이미 니가 뭐라고 할 건지는 다 알고 있다. 또 노오오오오력 드립하겠지….” 생각하실분,

네 맞구요. 당첨! 그 다음 패턴도 예측하셨겠지요.

“노오오력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하느냐가 중요하다 하겠지”.

네 역시 맞습니다.

시나리오 쓰고있네

그래서 오늘은 자기 일을 잘 설명하는 과학자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 연구자를 지망하는 어른이 여러분께 몇가지 꼼수를 설명하도록 한다. 이전에 프레젠테이션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하냐에 대한 이야기는 어떤 아주머니 말씀을 빌려서 좀 이야기를 했었다. 그땐  발표자료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만드는지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면 여기서는 보다 전반적인 발표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서이다.

당신의 청중이 누군지를 알라

아다치 미츠루 아저씨의 만화 ‘H2’ 의 제일 끝권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즉 주인공인 쿠니미 히로가 9회가 들어서 구위가 떨어졌다고 상대팀은 좋아했는데, 사실은 이것은 2번 타자에게 맞는 구위였고, 3번 타자가 나오니 더 강력한 공을 던져서 아웃시켰다. 그리고 주인공의 라이벌인 히데오가 나올 차례가 되니 ‘4번 타자에게는 어떤 구위가 나오냐’ 를 궁금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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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2번 타자에는 2번에 맞는 공을, 3번 타자에게는 3번에 맞는 공을..

어이 이 아저씨 지금 웬 만화 이야기…하겠지만, 하고 싶은 요점은 일단 당신의 이야기를 듣는 청중에 따라서 같은 내용도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동일한 연구내용이라고 하더라도 이것을 랩 미팅을 위해서 발표를 할지,  학위 논문을 위한 커미티에서 발표를 하는지, 아니면 전문학회의 심포지움에서 발표를 하는지, 혹은 타 학교 혹은 연구기관을 위한 초청세미나를 하는지, 그것도 아니라면 일반인을 위한 과학강연을 하는지에 따라서 어느 정도 선까지 발표를 할지는 다 틀리다. 일단 제일 중요한 것은 참석하는 사람들의 ‘콘센서스’ 가 어디에 있느냐를 파악하는 것이다. 당신의 이전 연구 내용을 다 알고 있을 랩 미팅이라든지, 논문 심사 커미티라면 디테일한 데이터를 보여주는 것이 필수적이겠지만 연구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백그러운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써도 될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해당 세부전공이 아닌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세미나, 즉 타 학교 혹은 연구기관을 위한 세미나라면 이런 사람들이 이 연구의 의의를 알아볼 수 있도록 충분한 백그라운드를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반면에 연구의 핵심적인 내용에는 속하지 않는 지엽적인 데이터까지 꾸역꾸역 보여주는 것은 가급적이면 삼가라는 이야기이다.
특히 당신 인생에서 중요한 발표 (가령 취업을 위한 Job Talk/Seminar) 일수록 당신의 세부전공 내용을 아주 잘 꿰고 있는 사람이 청중일 가능성은 낮아지기 마련이다. (아니, 그 내용을 전문가처럼 아는 사람이 해당 조직에 이미 있는데 당신을 뽑을 일이 있을까?)

이와 같은 것은 기본에 해당하는 이야기이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면 적극적으로 청중들의 관심사를 파악하여 이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발표 자체를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  가령 어떤 대학/연구소에서 초청받아 자신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러 간다고 하자. 이 경우라면 해당 대학/연구소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정도는 미리 살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내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의 원래 관심분야’ 를 알아둔다면 이를 바탕으로 발표를 ‘커스터마이징’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전혀 연관관계가 없는 분야의 사람들이라도 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해당 분야의 사람들이 익숙한 예를 이용하여 설명을 할 수도 있는 것이고.

당신의 청중이 무엇을 모르는지를 알라

이렇게 당신의 청중이 무엇을 알고 있는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를 아는 것이 효율적인 설명의 기본이라면, 그 다음 단계는 이들이 ‘무엇을 모르는지’ 에 대해 알아볼 차례이다. 특히 이러한 것은 요즘 많이 유행하는 학제적 연구 (Interdisplinary Research) 라고 쓰고 전공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싸우다가 헤어지는 것이라고 읽는에서 중요하다

어떤 분야를 막론하건 관용어와 약어 등등이 많이 사용된다. 특정한 분야 내에서 관용적으로 사용되는 용어는 그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할때는 아무런 문제 없이 사용된다. 그러나 조금만 다른 분야로 넘어가 우리 분야에서는 학부생 꼬꼬마도 다 아는 단어를 다른 분야에서는 분야의 석학이라는 사람이 모를 때가 있다!

가령 단백질 결정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다들 아는 MAD, SAD, Se, MR, MIR,  Unit Cell, Asymmetric Unit 등등의 용어는 조금만 다른 분야의 사람에게 아무런 설명없이 써주면 MAD는 그냥 미친거고, SAD는 슬픈거고, Se는 쎄쎄쎄의 쎄냐고 (..) 할 것이다. 조금 다른 분야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발표할 때는 특정 업계 사람들이나 아는 용어는 가급적 피하거나,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처음 인트로덕션 부분에서 반드시 설명을 하고 넘어갈것! 아니면 언급을 할때 약자 대신 풀 네임을 언급해 주든지.

그리고 동일한 용어를 학문 분야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전자.통신을 전공하는 사람에게 프로토콜 (Protocol)이라고 하면 TCP/IP니 HTTP니 하는 것을 생각하겠지만 대개의 생물학 하는 사람들에게는 ‘실험 절차’ 를 떠올린다. 크레인(Crane) 은 공사장에서 사용되는 무거운 것을 들여올리는 시설물이겠지만 조류 관찰하는 사람에게는 ‘학’ 이 된다. 이런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더라도 전공 분야에 따라서 용어의 의미 혹은 뉘앙스가 틀려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당신의 청중이 어떻게 알고 싶어하는지를 알라

파워포인트와 같은 비주얼 에이드를 사용하는 프레젠테이션 이외에도 다른 방식으로 당신의 하는 일을 설명할 기회는 많다. 가령 학회 등에 참석하여 포스터 발표를 할 때는 어차피 자신의 포스터가 비주얼 에이드가 될 것이므로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의 도움이 없이 자신의 일을 구두로만 설명해야 한다면? 비주얼 에이드도 없고, 그리 많은 시간이 주어지지도 않지만 짦은 시간안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면? 아니면 당신이 영업을 하기 위해서 연구실에 들렸다고 하자. 바쁜 연구자를 붙잡고 몇십분씩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가장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자신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만 전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런 것의 극단적인 예가 ‘Elevator Speech‘ 이다. 가령 학회장의 엘리베이터에서 학계 (혹은 산업계) 의 중요한 사람을 만났다. 엘리베이터가 움직이는 약 30초간 자신을 소개할 수 있을까? 혹자는 학계 (혹은 사업) 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기에 능해야 한다고 카더라. (오 님 그거 잘하실듯 하실 독자가 있다면 네 그런 것에 능하면 여기서 지금 블로그할 시간이 그리 많진 않겠죠라고 답해드리겠다 ㅠ.ㅠ) 꼭 엘리베이터가 아니더라도 학회의 리셉션 장소 등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 그냥 뻘쭘하게 있기보다는 님 뭐하심~ 식으로 안면을 트는 목적에도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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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안에서 나누는 30초의 대화가 당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습니다 (…)

Elevator Speech 는 지속시간 25-30초, 단어로는 80-90단어, 문장으로는 8-10 문장 정도로 구성된다고 한다. 이것의 목적은 대화를 듣는 사람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주고, 나중에 대화를 할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결국 연구자의 ‘Elevator Speech’에는 이 정도의 내용이 있어야 하는데

  • 나는 지금 어떤 주제의 연구를 하는데
  • 내가 그 연구를 통해서 풀려고 하는 의문은 무엇인가?
  • 왜 그 문제를 푸는 것이 필요한가?
  • 내 일을 다른 전공의 사람들과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는가?

아니 이것을 30초 안에 설명할 수 있겠나? 하실 분도 있겠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Elevator Speech 는 처음보는 사람과 안면을 트고 대화의 시작점을 여는 것으로 족하다.

이런 한정된 시간으로 어떻게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한다면 한번 다음의 예를 보기 바란다. 여기서는 30초는 아니고 상당히 긴(!) 2분간의 시간이 주어진다.

 

Elevator Speech 가 그런 것이라면 이것보다 조금 더 길게, 비주얼 에이드 없이 상대방과 대화를 나누어야 할 경우도 종종 존재한다. 보통 미국의 연구중심 대학에서 교수를 채용한다든지 할때 소위 ‘Chalk Talk’ 이라는 것을 많이 사용하는데, 첫째날에는 보통 비주얼 에이드를 사용한 공개 발표를 하고, 둘째날에는 그런 것 없이 주로 ‘미래의 계획’ 에 대한 톡을 한다. 즉 앞으로 어떤 연구를 하겠으며, 어떤식으로 연구비를 확보할 것이며, 학과의 다른사람들과 어떻게 코웍을 할 수 있으며 등등..이런 것들에 대한 자료들은 여기 저기있으니 참고를 하기 바라고..

여튼 이러한 짦은 설명에서는 좀 더 빈번한 질문, 가끔은 이러한 설명 도중에 질문을 받기 마련인데, 다음과 같은 것을 명심하는 것이 좋다.

  • 질문에 대한 최선의 답변을 : 비록 질문하는 사람이 당신보다 해당 분야를 잘 몰라서 해당분야 전문가가 보기에는 조금 우스워 보이는 질문을 할지라도 말이다.
  • 질문을 이해못했으면 다시 물어봐서 정확히 질문한 의도를 파악할 : 가끔 질문과 동문서답의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러지 말자.
  • 모르면 모른다고 하자 : 괜히 질문을 받아서 내용을 제대로 답하지도 못하면서 모른다고 하기에는 자존심이 용납을 못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모른다고 하자. 그런데 이럴때 쓰는 일종의 ‘관용구’가 있는데, ‘It is great question!’ 또는 ‘참 좋은 질문이신데요’ 이다~. ‘자…잘 모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는 하지말자.  단, ‘여기까지는 알려져 있는데 당신이 물어본 지점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았다 정도로 ‘현재까지 인류에 알려져 있는 지점’ 과 ‘내가 모르는 지점’ 의 선을 제대로 긋자.

 

당신의 청중이 얼마나 알고 싶어하는지를 알라

학회 같은데 가보면 가끔 자신이 얼마나 무지막지하게 많은 데이터를 생산했는지를 자랑하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있다. Figure 1 A-Z 까지 한 화면에 때려넣고, 끝없이 이어지는 데이터..본 논문 아닌 서플먼트에 실은 데이터임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보여주시는 센스..시간이 부족해서 좌장이 계속 종을 울리는데도 막무가내로 데이터 보여주기에 급급하다가 결국 중간에 다 생략해서 넘어가고 결론으로 가서 끝내는 세미나…

그런데 당신이 얼마나 일을 열심히 했는지를 과시하고 싶은 그 욕망은 이해하겠지만 과유불급. “내가 일을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요” 시위는 랩 미팅에서나 하시라. .그나마 해당 전공자들이 모이는 전문 학회에서야 이런 것이 좀 이해가 된다. 전문학회에서 제대로 된 데이터를 보여주지 않고 변죽만 울리다 오는 것 보다야 어쩌면 나을수도 있다.

그러나 해당 전공자들만 참석하는 학회가 아닌 여러 분야 사람들이 모인 학회, 혹은 초청 세미나에서 쓸데없는 디테일은 대개 없느니만 못하다. 당신이 청중에게 전달하고 싶은 최소한의 핵심만 빼고 나머지는 다 쳐내라! 논문 패널에 A부터 Z까지 다 나열했다고 이를 한 화면에 다 보여주는 일은 하지 말고, 이 중에 핵심만 뽑아서 보여줘라. 프레젠테이션을 한다면 이때 애니메이션을 사용하는 것도 괜찮다.

“청중들이 지루해할까봐 안 보여줬는데 나중에 물어보면 어쩌죠?” 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있다. 그렇다면 질문이 있을때 보여줄 수 있도록 디테일한 내용의 슬라이드는 뒤에 모아둔다. (본 프레젠테이션에서는 보여주지 않는다) 처음부터 질문이 나올 여지가 없이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보다는 적절히 질문이 나올 여지를 둔 다음에 질문이 들어오면 그때서야 준비한 것을 ‘짠~’ 하고 보여주면 청중들은 더 깊은 인상을 받는다는 것을 명심해라. 청중도 좀 질문을 할 맛이 나도록 세미나를 하는 것도 기술이다!

이제 연습을 해라 연습!

뭐든 그렇지만 아무리 인터넷에서 이런 글을 백개 찾아서 읽는다고 해도 연습을 안하면 자기가 하는 일을 제대로 설명하는 과학자가 되긴 힘들다. 연습을 해라 연습을! 연습을 할 때는 반드시 피드백을 할 수 있는 누군가 (가능하면 자신보다 경험이 많은 사람. 지도교수, 선배 등등) 를 참석시키고 피드백을 받는다. 가능하면 ‘랩 미팅’ 이라든가 ‘학과내에서의 세미나’ 등과 같이 ‘연습경기’ 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드는 것이 좋다. 만약 이러한 기회를 학생 / 포닥 등의 트레이니에게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는 지도교수 /연구책임자라면 당신은 지금 당신의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월급루팡이라는 것을 명심하라.

근데 아무래도 랩 미팅이니 이런 데서는 자유롭게 토론할 분위기가 되지 못한다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분 (특히 국내에서 공부하는 분들) 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만약 그러하다면 스스로 그런 분위기로 토론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자신의 연구기관 혹은 학교, 혹은 지역에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떠한가.  과학토론은 위아래 따지고 하면 원래 잘 안되는데 서로 다른 소속기관에 있는 사람들끼리 모인 별도의 커뮤니티에서는 의외로 잘 될수도 있다. 군생활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아실지도 모르겠지만 자기 중대원끼리는 서로 계급따지고 그러지만 다른 부대 사람들은 ‘아저씨’ 취급이듯이 말이다.

최신 과학정보에 빠른 사람이 되는 법

이 블로그를 읽는 독자 중 상당수는 소위 ‘업자’ 즉 과학계에 어떤 형태로든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으로 생각된다. 급변하는 세태에서 업자로써 살아남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오오력을 해야 하는데, 그 노오오력 중에서 가장 필수적인 것이라면 자신의 관련 분야, 혹은 인접분야가 돌아가는 상황에 밝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수십년 전만 하더라도 이러한 정보를 획득하는 것은 전적으로 오프라인/인적 네트워크를 통해서였으며 물론 그 중요성은 지금도 결코 만만치 않다. 따라서 어떠한 오프라인 인적 네트워크에 속해있냐 (국가/기관/지인) 에 따라서 정보의 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달라진 것이라면 기존에는 이러한 오프라인 인적 네트워크라는 것의 격차가 넘사벽이었다면 지금은 노오오력에 의해서 어느 정도까지는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능하신 구글님이 보우하사 

그러나 문제는 노오오력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서 틀려지고, 얼마나 요령있게 하느냐 (노오오력을 요령있게 하라는 이야기는 상당히 모순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으나) 에 따라서 정보섭취의 격차는 또 어마어마하게 벌어질 수 있다.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이러한 과학정보를 섭취하는 요령에 관한 이야기를 간단히 적어 본다. 물론 이 이야기 역시 아직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지 얼마 되지 않은 쪼랩 업자를 위한 이야기라는 것을 감안하기 바란다.

  1. 최신 문헌에 익숙한 사람이 될지어다. 

“당연한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흥, 논문 검색 정도 안해보는 사람이 어디있어?” 라고도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문헌으로 출간되는 논문을 당신이 어느 시점에 인지하느냐다.

만약 당신의 생업과 직접적으로 밀접한 연관이 있는 논문을 출간으로부터 일주일 내에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혹은 몇 개월, 심지어는 몇 년..) 당신은 이미 그 바닥에서 경쟁력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뒤에서 다시 설명하겠지만 논문이 출간되었다는 것은 이미 해당 연구가 적어도 몇 개월, 심지어는 몇 년 전에 종결되었다는 것이다. 논문이 온라인에 공개되는 바로 그 순간은 해당 연구에 직접적으로 관련있는 사람이 그 소식을 알아야 하는 ‘데드라인’ 에 가깝다. 만약 일주일, 늦어도 한달 안까지 그런 논문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당신은 해당 연구에서 어차피 경쟁력이 없으니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특정한 걸그룹의 팬이라고 주장하면서 신곡이 나온지 일주일, 심지어 한달 동안 몰랐다고 한다면 팬질 할 자격 있나. 아니면 즐겨 시청하는 미드,일드,한드,아니메 등등의 최신 에피소드가 방영되었는데 그걸 일주일 내내 모르고 있다면 역시 님은 해당 분야의 ‘팬’ 이라고 말하기는 힘들 것이다. 연구 또한 마찬가지입네다.

따라서 결코 수동적인 논문 검색으로만으로는 이렇게 빠르게 관련 논문이 나오는지를 확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관련된 논문이 나오면 자동적으로 업데이트가 되서 그 소식을 알수 있도록 체계를 구성해야 한다.

이러한 방법 중의 하나로 이미 PubMed 와 같은 데이터베이스에서 원하는 논문이 뜨면 그것을 RSS 피드로 보내서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RSS를 이용하여 PubMed 논문을 따라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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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dly 와 RSS는 웬만하면 써라 좀.

저 링크에서도 썼지만 특정한 키워드를 통해서 검색을 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저자의 이름과 소속, 혹은 특정 저널에 실린 특정 키워드를 가진 논문 등과 같은 복합적인 필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자신과 관련된 연구자 (특히 경쟁자!)라면 그가 어떤 논문을 내서 PubMed 에 올라간 그 당일에 아는 것 정도는 그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라는 것을 명심하라

2. 논문으로 출판된 것이 ‘최신’ 이 아님을 명심할지어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정식으로 논문으로 출간되었다는 것은 그 연구가 적어도 몇 달, 심하면 몇 년 전에 끝나서 기나긴 논문 리뷰 및 리비전 과정을 거쳐서 이제서야 등장하였다는 이야기이다. 즉 ‘최신 논문’ 은 대중에게 공개된 지 ‘최신’ 일지는 몰라도 그것이 인류에게 알려진 지는 ‘최신’ 의 내용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논문 형태로 공개되고, 일반인이 관심있을 내용이라면 풀어서 매스컴이 보도해버리기 전에 연구 동향을 미리 아는 방법은 없을까. 사실 극소수의 ‘관계자’ 들이나 알 수 있는 내용을 미리 안다는 것은 자신이 ‘관계자’ 가 되기 전에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관계자’ 가 아니더라도 약간의 노오력이 있으면 적어도 다른 사람들보다는 빨리 정보를 입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 프리프린트 : 사실 물리학과 같은 분야에서는 정식 논문이 나오기 전에 일단 arxiv.org와 같은 프리프린트 서버에 논문을 올림으로써 처음 연구결과가 공개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개의 생명과학 관련 연구의 경우에는 ‘대중에게의 연구 결과 공개’가 논문 온라인 공개 시점이 되는 경우가 많으나…점점 이 추세는 바뀌고 있다. 가령 Cold Springs Harbor Laboratory에서 몇 년 전에 런칭한 Biorxiv와 같은 생물학 관련 프리프린트 서버가 점점 활성화되는 것처럼 이제 생물학 분야에서의 연구결과도 정식으로 논문이 출현하기 전에 프리프린트 서버에 먼저 등장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다. 특히 지노믹스 / 생물정보학 분야의 경우 이미 이것이 어느정도 일상화된 관례가 되었음을 명심할 것!
  • 특허 검색 : 연구결과를 학술논문으로 출원하는 것과 특허 출원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으며, 특히 특허 출원 자체가 학술논문의 투고보다 먼저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특허 출원은 그 출원시점으로부터 18개월 이후에는 공개되게 되는데, 가끔은 논문의 출판보다 특허가 공개되는 시점이 더 빠를 수가 있다.
  • 리뷰 : 사실 저널에 투고된 남의 논문을 왜 사람들은 자기 시간을 들여서 리뷰를 해줄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상부상조 정신 등등) 일단은 아직 출판되지 않은 남의 결과를 들여다볼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직접적으로 관계되는 일을 하고 있지 않더라도 앞으로 출판되려면 최소한 몇 달, 혹은 일이년이 걸릴수도 있는 결과를 미리 알고, 여기에 ‘훈수’ 까지 둘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재미있는가. 물론 일부의 사람들은 이러한 것을 악용하여 경쟁자의 연구를 지연시키고, 자신들이 먼저 새치기를 하는 행각을 벌이곤 하는데 그러지 마라. 이것 역시 연구 부정으로 간주되고, 리뷰시에 ‘Conflicts of Interest’ 가 있다는 것을 명시하지 않은 것 역시 문제다. 또한 자기 자신이 리뷰를 하지 않았지만 개인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남의 결과를 입수하는 경우도 문제시되고 있는데 이 역시 연구윤리에 어긋나는 행위이다. 실제로 이런 행위가 성행하고 있다는 현실과는 별개 문제로 말이다.
  • 학회 : 사실 비싼 돈을 내고 학회에 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당신의 리프레시를 위한 학회 빙자 여행? 물론 이러한 요인도 결코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학회에 가는 가장 큰 목적은 아무래도 아직까지 논문화되지 않은 결과를 바로 생생하게 듣고, 여기에 대해서 저자와 직접 토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학회에 이미 출판된 결과만을 들고가서 발표하는 것 역시 지양되어야 할 일일 것이다. 논문으로 공개된 것은 이미 다 읽었다!  물론 학회장에서도 경쟁자가 뭐 하나 살펴보고, 경쟁자가 뭔가를 진행중이라고 하면 잽싸게 이를 추종하는 소위 ‘패스트 팔로워’ 가 많이 있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그 정도는 학회에 최신 결과를 발표할 때 예상할 수 있는 리스크 아닐까. 요즘은 일부 학회에서는 학회 발표 내용을 청중들이 트위터 같은 SNS상으로 트윗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비싼 돈을 내지도 않고 학회에서 발표되는 최신 내용을 알 수 있는 것으므로 개꿀 중의 개꿀이 아닌가! 보통 주요 학회가 진행될때 특정한 해시택을 이용하여 학회 관련 트윗들을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 세미나 : 국내외의 연구기관에서는 종종 외부 연사를 초빙하여 세미나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런데 사실 초빙되는 연사의 수준은 해당 기관의 학계에서의 위치와 어느정도 연동되는 경우가 많은 관계로, 명망이 높은 기관일수록 명망이 높은 연사를 초빙할 수 있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명망이 높은 기관에 근무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장 가시적인 이익이라면 유명한 연구자, 아니면 학게의 떠오르는 신성 등등 캐리어의 여러 단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사람들의 따끈한 연구 결과를 접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명망이 떨어지는 곳에 있는 사람들은? 상당수의 기관에서 이러한 초빙 강연을 녹화하여 공개한다! 심지어는 iBiology 와 같은 비영리 조직에서는 해당 분야에서 최고 권위자만을 섭외하여 세미나 동영상을 제작하여 올려준다. 사실 ‘이런 게 있는지조차 몰라서 못 찾는’ 것과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더라도 볼 시간이 없어서’ 가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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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iology의 동영상은 매일 하나씩 보고자라.

3. SNS에서의 인적 네트워크를 확립해야 하느니라 

아무리 개인적으로 노오오력을 하더라도 개인의 노오오력은 집단을 이기지 못한다. 즉 자기 자신이 아무리 잘난척하고 깝죽대봐야 업자 다수가 수집하는 정보를 한 사람이 능가할 수는 없는 법. 즉 자신에게 적절한 정보를 줄 인적 네트워크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정보를 수집하는데 있어서 요즘은 SNS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SNS는 그냥 먹방 사진이나 올리고 여행갔을때 자랑질하는 용도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지 모르지만 (물론 그 용도로써도 중요하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당신의 SNS 탐라 (타임라인) 은 유용한 정보를 알아서 띄워주는 정보의 보고가 될 수 있다.  이것을 넘어서 SNS는 새로운 연구협력자, 동료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공간이 될 수도 있다! ‘도’가 괜히 볼드체로 된게 아니다 

특히 SNS가 위력을 발휘하는 상황이 핫 토픽으로 대두되는 뉴스가 나왔을 때 (비소미생물, STAP Cell) 이들에 대한 의견이 처음 개진되고 검증된 것 역시 SNS였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최근의 추세는 주요 학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학회에서 발표되는 연구 결과를 바로 트윗 등으로 날리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 누구를 팔로윙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그렇다면 누구를 팔로윙해야 하나?  최근의 SNS는 개인의 사교장의 용도보다는 외부 소식의 링크, 혹은 SNS 내에서 글을 퍼블리싱하는 일종의 ‘개인미디어’ 의 용도로 진화하고 있다. 과학의 경우에도 이렇게 최신의 소식을 정리하여 큐레이션해주는 유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굳이 나라곤 안했다 물론 이런 유저들 중에서 저명한 과학자가 있을 수 있지만 반면 정보전달의 역할에 더 전념하는 사람도 있다. 역시 이게 저라곤 안했거든요 사실 외국의 경우 저명한 과학자 중에서 SNS 헤비 유저들이 많다. 가령 PLoS의 창립자인 UC 버클리 교수 Micheal Eisen 이나 그의 동생이자 UC Davis 교수인  Jonathan Eisen, 인체유전학에서 입심 쩌는 것으로 유명한 Daniel McArthur,EMBL-EBI 의 소장인 생물정보학자 Ewan Birney, 그리고 유명한 식물학자인 Max Planck의 Deflet Weigel 등은 SNS 헤비유저 라고 쓰고 트잉여라고 읽는저명 과학자의 그 일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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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를 잘 사용하는 과학자의 예 라고 쓰고 업계 트잉여 3대장이라고 읽는다

  • 어떤 SNS를 사용하느냐 그것 역시 문제로다 : 첫번째의 선택은 연구자에게 특화된 SNS를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페이스북,트위터와 같은 범용의 SNS를 선택해야 할지의 문제일 것이다. 연구자에게 특화된 SNS로는 Researchgate 과 같은 것이 있으며 이런 것은 주로 개인의 논문 업적을 자동적으로 추적해주며, 관심이 있는 연구자들의 연구실적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반면 커뮤니티나 토론의 장으로써의 기능은 조금 미약한 편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범용적인 SNS의 경우, 일단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따라서 좀 더 네트워크를 구축하기가 편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SNS의 특성상 과학에 편중된 활동을 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남들은 애기 사진 올리고 여행간 사진 올리는데 나만 논문이 어쩌네 저쩌네 하면 좀 뻘쭘하잖슴…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러나 요즘은 그룹이나 페이지와 같이 특정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이는 기능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페이스북과 같은 범용의 SNS를 이용하여 충분히 과학자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트위터의 경우에는 읽기 전용으로 사용하여 외국의 저명 과학자들을 팔로윙하는데 주로 사용하고, 페이스북의 경우에는 국내의 과학자들과 교류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 단순히 읽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느니라  :  이렇게 타임라인을 잘 구성하여 자신이 원하는 과학정보가 배달되도록 하는 것은 좋다. 다음 단계라면 활발한 인터렉션을 통하여 교분을 넓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SNS 등을 통하여 알게 된 과학자들과 오프라인에서 교류를 적지 않게 하고 있으며 일부의 경우에는 협동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그 출발은 흥미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덧글 하나, 메시지 하나가 될 수 있다. 무플보다 악플 

4. “직접 물어보기” 의 위력은 여전하느니라 

그러나 인터넷상으로 아무리 정보를 수집하고 SNS를 잘 이용하더라도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한계가 있을 수 있고,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오프라인 인맥인 것이다. 즉 현재 어디선가 진행중인 연구가 있고, 이런 진행상태를 직접 물어볼 수 있고, 그리고 이것을 답해줄 수 있냐 없냐 수준의 긴밀한 인맥이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오프라인 인맥을 만들 수 있을까? 같은 실험실, 학맥, 직장인연과 같은 것 물론 중요하지만 (직장을 옮기면 다시는 만나기 싫은 사람이 있는가? 자신이 타인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도 생각해보자!)  자신이 오프라인 인맥을 통해서 정보를 받기를 원한다면 자기 자신도 타인에게 그만한 정보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5. 정리를 하지 않으면 잊어먹으니 정리를 해야 하느니라 

마지막으로 이렇게 수집된 수많은 정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핵심일진대,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정리를 하기를 바란다.  SNS 에 정리하는 것은 자료의 휘발성 문제 / 검색의 용이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는 관계로, 블로그 혹은 OneNote, Evernote 등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여 정리해 두는 것도 좋다. 물론 이러한 것을 공유하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이다. 사실 자기 자신이 생산한 정보가 아닌 어디선가 얻은 정보라면 그냥 공개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나 싶다. 남이 생산한 정보를 정리하는 것 쯤은 내가 아니라도 다른 사람도 하는 일이다!  사실 블로그를 하는 이유가 남한테 자료를 주기 위함이 아니다! 정리를 안 하면 블로그 주인 자체가 잊어먹기 때문임 

20년 후의 운명을 바꾸는 부부

보스턴 글로브에 실린 “A husband and wife’s race to cure her fatal genetic disease” 라는 기사를 대충 번역한 겁니다. 생략한 부분도 많습니다.  원문은 여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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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아와 에릭

이상하게 포근했던 2011년 12월에 소니아와 그의 남편 에릭은 보스턴의 Brigham and Women’s Hospital의 검사실에 들어갔다. 소니아는 이제 자신이 fatal familial insomnia, 약칭  FFI라고 불리는 유전병을 유발하는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는지 여부를 알게 된다. 이 희귀한 유전병은 점점 불면증이 유발되면서 환자의 기억이 사라지고, 최종적으로는 의식을 앗아가는 질병으로써 보통 50세에 발병되며 소니아는 그 당시 27세였다.

소니아와 에릭은 검사실에 들어가 앉았다. 그들이 검사실에 들어가 앉았을때 그 안에 있던 병원 직원 두명이 웃으며 떠들었다. 소니아는 궁금해했고 이게 뭔가를 암시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했다. “만약 우리가 인생이 바뀌는 나쁜 소식을 받게 되는데 아마도 다른 사람들이 웃고 떠들지는 않겠지? 그렇지?

곧 소니아의 검사 결과가 적힌 종이를 들고 의사와 제네틱 카운셀러가 들어왔다. “당신 엄마에게서 발견된 돌연변이가 당신에게도 발견되었다” 하고 의사는 말했다. 현재의 의학기술로는 치료수단이 없지만, 현재 연구자들이 열심히 연구중이고 중요한 진전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하고 의사가 말했다. 의사와 카운셀러가 떠나고 커플은 단 둘만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에릭은 소니아를 팔로 감싸안았다. 이들은 방금 끔직한 소식을 접했지만 결국 모르는 것보다는 아는 것이 약이 되었다.

지난 가을에 그들은 서부 펜실베니아의 소니아의 고향집의 친구의 약혼파티에 참석했다. 그들이 떠나기 바로 전에 소니아의 아버지가 다가왔다. “엄마 일 때문인데..” 소니아의 어머니는 작년에 기억이 가물거리는 증상이 나온지 채 1년이 안되서 고통스럽게 숨을 거두었다. 건망증이 생긴 이후에 제대로 말을 끝내지 못했고, 불면증이 찾아왔고, 의식이 점차로 사라졌다. 소니아의 모친은 2010년 크리스마스 이틀 전에 52세로 작고했다. 의사는 소니아 엄마의 질병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했었다. 그 이후 소니아의 아버지는 부검을 통해서 엄마가 희귀한 프라이온 유전병인 FFI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 이야기는 소니아가 해당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50%이라는 것이다.

소니아는 공항에서 보안검색을 통과해서 보스턴의 집으로 가는 비행기에 오르기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비행기에 올라서 좌석벨트를 맨 이후에야 소니아는 남편에게 아버지가 한 말을 전했다.

곧 소니아는 유전자 검사를 위해 혈액을 채취하고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 동안에 미처 가지 못했던 신혼여행을 위해 일본에 다녀왔다. 일에 열중함으로써 불안을 잊으려고 했다. 소니아는 그 당시 하버드 법학대학원을 졸업하여 컨설턴트로 취직이 되었으며, 에릭은 운송기술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었다. 그들은 이 불가사의한 질병의 원인이며, 현재까지 그 기능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단백질인 프라이온에 대해서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 소식을 접한 친구친지들은 소니아가 아예 검사를 받지 않는 것은 어떻겠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FFI는 치료법도 없는 질환이다. 앞길이 창창한 부부가 이러한 어두운 그늘 아래서 살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그러나 소니아와 에릭은 확인해 보기로 결심했다. 그들은 이미 불안에 휩싸여 있었고, 만약 유전자 검사가 양성이라면 이미 존재한 불안을 확인하는 것뿐일 것이다. 그 이야기는 소니아의 엄마처럼 약 50살 까지는 건강하게 지낼수도 있을 것이지만 그 이후에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서 갑자기 불면증이 나타나고, 치매증상이 나타나고, 결국은 1년 안에 죽을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온 바로 그 날, 소니아는 이러한 불안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떠올렸다. “오늘은 내 인생 중의 하루이고, 오늘, 내일, 아니 다음 주에도 그 일은 나에게 일어나지 않는다” 하고 자신에게 이야기했다. 그 다음날에도 동일한 자기암시를 주었다.

사실 소니아의 몸 자체에 이제 와서 바뀔 것은 없었다. 소니아가 잉태된 그 시점부터 그 돌연변이는 엄마로부터 물려받은 그녀의 20번 염색체 하나에 이미 존재해 있었다. 지금 와서 틀려진 것은 이 사실을 소니아가 안다는 것 뿐이다.  이러한 새로운 지식은 소니아와 에릭이 부부로써 이제 막 시작한 인생을 완전히 뒤틀어 놓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그녀가 예상한 방식은 아니었다.

이 부부가 처음 만난 것은 20대에 캘리포니아에서 대학을 다닐 때였다. 그들은 곧 사랑에 빠졌다. 대학 졸업후 그들은 대학원 진학을 위해 동부의 대학들에 원서를 썼다. 에릭은 MIT 대학원에 입학허가를 받았고 그곳에 가고 싶었지만 소니아는 아직 보스턴의 하버드 법학대학원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만약 연인으로써 멀리 떨어져 살면 그들의 관계가 어떻게 될 것인가? 커플은 원거리 연애는 그들에게 너무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은 결혼하기로 결심했다.

결국 소니아와 에릭 모두 원하는 대학원에 합격했고, 그들은 보스턴 근교 캠브리지로 이주하여 대학원 생활을 시작했다. 그들은 대학원 1년차가 끝난 다음인 2009년 소니아 부모 집 뒷마당에서 결혼을 올렸다.

2011년 말에 소니아의 진단이 나온 이후에 그들의 삶은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그들은 전력을 다해 프라이온과 FFI에 대한 모든 것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 그렇게 과학을 열심히 공부한 적이 없었다. 부부는 매주 아파트에 친구들을 불러 화학과 생물의 기본에 대해서 공부했다. 하버드의 외부강좌에 등록하여 수업을 들었고, 프라이온 질병의 치료에 대한 연구를 하는 비영리단체인 프라이온 얼라이언스를 결성했다.

진단을 받은 직후에 소니아는 풀타임으로 과학을 공부하기 위해서 컨설턴트 직업을 그만두었다. 소니아는 MGH의 인간유전학연구센터에서 줄기세포 테크니션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곧 에릭 역시 그가 일하던 교통관련 직업을 그만두고 소니아와 같은 과에서 DNA/RNA를 분석하는 코드를 작성하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 2년은 매우 힘들었고, 그들이 직업에서 배우는 과학을 통해서는 FFI 자체에 대해서는 공부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일과 후 및 주말에 프라온에 대해서 공부했다. 에릭은 논문을 스마트폰에 저장해서 출퇴근길의 지하철에서 보거나, 잠을 이룰 수가 없는 밤에 보곤 했다.

이러한 고단함 속에서 그들은 커플로써 존재하는 새로운 방법을 깨달았다. 에릭의 컴퓨터 지식은 데이터를 해석하는데 보탬이 되었으며, 소니아의 분자생물학 작업은 그들이 그들 자신의 연구를 시작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그들은 둘이서 함께 일함으로써 좀 더 빨리 배우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들의 새로운 연구 인생에서의 전환점은 2014년 5월에 왔다. 그들은 이태리의 트리에스테에서 열린 프라이온 연구학회에 참석해서 프라이온 단백질에 존재하는 모든 돌연변이가 병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초기 연구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하였고, 상을 수상하였다. 수상자가 발표되었을때 에릭은 눈물을 흘렸다. “처음에는 연구자들이 우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지 않을 것이라고 염려했어요. 즉 단순한 호기심의 대상으로 보는 것 같았어요” 그러나 학회장에서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그들에게 몰려와서 연구에 대해서 물어보는 바람에 그들은 300유로의 상금도 챙겨올 시간도 없었다.

Byron Caughey는 몬타나의 해밀톤에 있는 록키마운틴 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이다. 그는 에릭과 소니아와 몇년간 접촉해 왔었다. 그의 연구실에서는 수십년간 프라이온 질변에 대해서 연구해왔으며, 부부는 이 랩을 수 번에 걸쳐서 방문했었다. 여기서 그는 부부에게 프라이온 연구의 기본을 배우는데 도움을 주었다. “그들이 얼마나 재능있는지에 대한 증언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문외한이 와서 그렇게 빨리 배경지식을 획득한다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예요. 심지어 과학연구를 효율적으로 하는데 필요한 용어를 익히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이미 분야에서 중요한 존재가 되었어요”

에릭과 소니아는 2014년 가을에 하버드 의대의 생물/생의과학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그리고 지난 5월에 브로드 연구소의 창립자 중의 한명이고 화학생물학의 대가인 스튜어트 쉬라이버(Stuart Schreiber)는 이들을 자신 랩에 들어오라고 초청했다. 슈라이버는 자기 자신이 프라이온 질병 자체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게 없지만, 이들과 같이 일하는 것에 동의했다. “자연의 힘과 자연의 힘이 만나서 비극과 합쳐질 때 당신이 얻는 것은?” 하고 슈라이버는 말한다. “에릭과 소니아다. 그들은 알고자 하는 무한한 욕망을 보여준다. 이세상 사람으로 생각되지 않을만큼 똑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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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트 슈라이버

이들이 과학자로 진로를 바꾸려고 할때 의사인 에릭의 여동생인 미셀과 상담하곤 했다. 미셀은 약을 개발하는 데에는 최소한 10년이 넘게 걸린다고 그들에게 경고했다. 즉 “연구는 엄청나게 느리고 지루한 일이다” 라고. 미셀은 자기 오빠가 원래 직업을 얼마나 사람햇는지를 잘 기억하고 있고 혹시 연구로 진로를 바꾼 다음에 이걸 후회하지나 않을지 걱정했다. 그러나 그들이 진로를 바꾼 이후에 걸어온 길을 보고서 미셀은 오빠와 올케가 얼마나 프라이온 연구에 강한 믿음을 가졌는지 알게 되었다.

프라이온은 참으로 신비한 단백질이고, 프라이온이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것 자체가 한때는 큰 논쟁거리였다. 환자건 건강한 사람이건 우리는 우리 몸 속에 수조개가 넘는 프라이온 단백질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이 단백질이 우리 몸 속에서 실제로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른다. 다른 단백질과 마찬가지로 프라이온 단백질은 아미노산 사슬로 구성되어 있다. 단백질 내의 아미노산의 순서가 단백질이 어떻게 졉혀서 3차원적인 모양을 하는지를 결정하게 된다. 프라이온 단백질은 여러 종류의 안 좋은 모양으로 잘못 접힐 수 있다. 만약 프라이온 단백질 하나가 잘못 접히면, 다른 프라이온 단백질과 상호작용해서 다른 프라이온 단백질을 잘못 접히게 유도할 수 있으며, 이렇게 잘못 접힌 프라이온 단백질은 서로 엉기게 된다. 이렇게 잘못 엉겨버린 프라이온 단백질은 뇌를 구성하는 뉴런에 해를 가져오며, 이런 것이 계속되면 뉴런을 죽인다.

프라이온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UCSF의 과학자인 스탠리 프루시너이고, 프라이언이 크로이츠펠트-야곱병, 광우병과 같은 뇌질환의 원인이라는 것을 밝힌 공로로 그는 1997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즉 프라이온이 잘못되서 일어나는 모든 질병은 대개 치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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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 프루시너

정상적인 사람의 경우 프라이온 단백질이 무작위적으로 잘못 접혀서 이러한 질병을 일으킬 확률은 매우 낮다. 소니아와 에릭의 계산에 따르면 이러한 확률은 1/5000 에서 1/10000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소니아가 가지고 있는 돌연변이는 프라이온 단백질을 잘못 접히게 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니아의 돌연변이, 즉 D178N의 경우 이 돌연변이를 가진 거의 모든 사람이 약 50세가 되면 FFI 를 발병한다고 한다.

소니아의 엄마가 처음 건강문제를 겪었던 것은 51세 때였다. 체중이 감소했으며, 시력이 줄었다. 가벼운 교통사고가 있었는데 처음에는 단순한 판단실수라고 생각했었다. 두 달이 지나자 소니아 엄마는 문장을 제대로 끝내지 못했다. 소니아는 회상하길 “그때부터 상황이 급격히 안좋아졌어요. 급격히 치매증상이 왔고 하나씩 능력을 잃게 됩니다”

에릭과 소니아는 학술대회에서 발표를 할 때 자신들의 이야기의 힘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이야기를 시작할때 언제나 저희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것 자체가 청중들에게 힘을 불어넣는 것 같아요” 하고 에릭은 말한다. “학계에 오래 있던 사람들은 학계에서 성공하는 것 이외의 목적으로 여기에 들어온 사람을 만나면 기뻐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는 덧붙였다. “우리는 이 질병이 그렇게 흥미로은 질병이라는 점에서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2016년 1월 20일, 에릭과 소니아는 최초의 공동저자 논문을 출판했다. 그들은 개인유전정보 회사인 23andMe와 합력해서, 이 회사 고객 53만명의 데이터와 수천종류의 프라이온 질병의 병례를 분석했다. (23andMe에 자신의 DNA 분석을 의뢰한 대개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데이터를 연구에 사용하는 것을 동의했다) 에릭과 소니아가 프라이온 질병을 일으킨다고 믿어지는 63개의 알려진 돌연변이를 23andMe에 등록된 사람들에게서 분석해본 결과, 약 1000명중 한명이 이런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유전적인 프라이온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5만명 중 1명에 불과하다. (프라이온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5천명 중 1명이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이것은 자발적으로 일어나며, 유전적인 요인이 아니다) 그들의 결론은 프라이온 유전자에 있는 모든 유전변이가 질병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의심했던 대로 소니아가 가진 돌연변이는 이렇게 해가 없는 돌연변이는 아닌 해로운 돌연변이었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들의 연구결과 덕을 벌써 보고 있다. Brigham and Women’s Hospital의 의학유전학자인 로버트 그린 박사는 기존에는 치명적이라고 생각했던 돌연변이를 가진 어떤 환자에게 사실은 그 돌연변이가 그렇게 위험하지 않을 수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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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첫 논문

그들의 연구 논문은 프라이온 질병의 치료 가능성에 희망을 주었다. 이들의 연구에서 3명의 사람을 발견하였는데, 이들은 돌연변이가 없는 유전자를 두 카피 대신 한 카피만 가지고 있었지만, 모두 건강했다. 이들 중에는 78세의 할머니도 존재했다.

그들의 지도교수인 스튜어트 슈라이버는 “에릭과 소니아의 연구는 프라이온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을 개발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라고 말한다.

이 부부는 지금 새로운 희망에 들떠 있는데, 돌연변이가 있는 프라이온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것을 억제하는 “유전자 억제” (Gene Silencing) 약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물론 이게 그렇게 쉽게 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 과학자를 지원하는 BroadIgnite 연구비를 획득해서 약 4만불의 연구비 지원을 받게 되었다. 갈길은 멀다. 그들은 이제 겨우 자기 자신들의 연구를 시작한 셈이고, 그들의 목표는 프라이온 질병을 연구할 수 있는 인간세포모델을 만들어서 프라이온에 대한 연구를 하여 프라이온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고자 한다. 그들에게는 앞으로 펼쳐질 생이 남아있다. 물론 그 생이 이전에 기대한 것과는 틀릴지라도 말이다. 소니아는 이전에 법률을 공부할 때보다 훨씬 자신의 일에 대해서 의미가 있다고 느낀다. 언젠가는 소니아와 에릭은 돌연변이를 가지지 않은 아이를 갖고 싶어한다. 이들의 계획은 체외수정을 통하여 배아를 만들고, 착상전 유전진단 (Preimplantation Genetic Diagnosis)을 통해 수정된 배아에서 돌연변이를 테스트하여, 돌연변이가 발견되지 않은 배아를 소니아의 자궁에 이식하는 것이다.

지난 가을, 소니아와 에릭은 브로드 연구소에서 기부자들 앞에서 연설을 했다. 에릭은 자기 부부가 처음에는 엄청나게 불운에 처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불운이 아닌 기회를 얻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20년 먼저 운명을 예고받아서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 미친듯이 일할 수 있게 된 것이 얼마나 특별한 것인지 아시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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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아와 에릭 in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