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논읽남] 잠꾸러기 쥐와 꿈이 없는 쥐

잠과 꿈

잠을 자는 것은 동물인 우리에게 있어서 삶의 일부분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잠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흔히 잠은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고 한다. 즉 꿈도 안 꾸고 빠져드는 깊은 잠과 생생한 꿈을 꾸는 잠. 보통 꿈을 꾸는 잠을 잘떄는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인다 (Rapid eye movement)고 하여 이것을 REM 수면 (REM sleeps) 이라고 하며, 그렇지 않은 깊은 잠은 Non-REM 수면이라고 칭한다.

이런 수면의 단계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것은 뇌파 (electroencephalogram : EEG)의 측정인데, 깨어 있을때, Non-REM 수면 단계일때, REM 수면일떄의 뇌파를 측정하면 다음과 같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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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 글을 쓰는 사람은 잠알못(..) 인 관계로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어쨌든 이러한 잠의 생물학적인 기전에 대한 연구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사람은 많다. 세계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잠을 못 이루어서 고생을 하고 있는가? 여튼 이런 것에 뭔가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동물이 어떻게 잠을 자게 되고, 그리고 잠의 여러단계로 넘어가는데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를 알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것을 어떻게 연구할 것인가?  어떤 생명현상이건 현대생물학의 주된 사조인 분자생물학에서는 주로 선발-중간계투-마무리의 분업화된 방식으로 연구하는 것이 보통이며, ‘잠’ 과 같이 우리의 이해가 일천한 분야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하게 되는 것은 아무래도 유전학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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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이리저리 다양한 행동을 보이는 돌연변이체를 많이 만들어서 원하는 형질을 보이는 넘들을 선별한 후 (가령 잠을 엄청 많이 자는 넘, 혹은 잠이 없는 넘), 이러한 돌연변이가 어떠한 유전자에 일어났는지를 밝힘으로써, 잠에 관련된 유전자들을 하나씩 밝혀나가는 것이 이러한 문제를 푸는 중요한 연구방법론이라 할 수 있다.

정 유전학과 역 유전학

이러한 유전학적인 방법론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아무래도 라이프 사이클이 짦은 모델생물인 초파리, 애기장대, 효모 등과 같은 생물체이나, 그렇다고 잠을 안 자는 애기장대, 효모 등을 가지고 잠에 관련된 유전자를 찾을 수는 없는 관계로 (..) 이러한 연구는 주로 초파리를 가지고 많이 진행되었다. 가령 2005년에 돌연변이 초파리를 스크리닝하여 잠을 덜 자는 초파리 (minislip 이라는 돌연변이체로 불린)를 찾았는데, 이 돌연변이는 잘 알려진 포타슘 채널인 Shaker 라는 유전자에 존재하고 있었다. 또한 2008년에는 Sleepness 라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야생형에 비해서 80% 이상 잠을 덜 자는 것이 발견되었으며, 이 돌연변이가 있는 초파리에서는 Shaker 단백질의 발현이 적게 되는 것이 발견되었다.

이렇게 하여 주로 모델동물인 초파리를 이용하여 수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이렇게 돌연변이체를 만들고, 여기서 원하는 종류의 특이한 표현형을 가진 돌연변이체를 찾은 다음, 여기서 유전자를 찾아나가는 것을 정유전학 (Forward Genetic)  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유전학적인 스크리닝은 초파리, 애기장대, 선충과 같은 라이프사이클이 이 빠르고 많은 개체를 유지하는데 용이한 모델생물에서는 쉽게 수행가능하지만, 여타 생물에서는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가령 마우스와 같은 생물에서는 이러한 정유전학적인 스크리닝보다는 다른 모델생물 혹은 셀라인등과 같은데서 검증된 유전자들을 지놈 상에서 확인한 후 이를 낙아웃하여 표현형을 보려는 연구가 더 많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방식의 연구는 돌연변이 -> 표현형 -> 유전자로 나가는 고전적인 유전학 연구에 비해서 거꾸로인 유전자 -> 표현형의 방식으로 역으로 진행되는 관계로 역 유전학 (Reverse Genetic) 이라고 한다.

그러나 역 유전학의 문제라면, 우리가 기대한 가설과는 동떨어진 표현형이 나오는 경우, 혹은 뚜렷한 표현형을 관찰하기 힘든 경우가 너무나도 많다는 것이다. 즉 생물의 복잡성을 잘 말해주는 것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낙아웃 마우스 만들어서 표현형이 안나와요 엉엉엉 하는 주변 동료 (혹은 본인) 를 둔 사람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문제일 것이다.

그러므로 아무래도 연구에 노력을 들여서 뭔가 가시적인 결과를 얻는 것은 역유전학보다는 정 유전학 쪽이 더 용이하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꽤 존재한다 (물론 원하는 돌연변이를 얻지 못하면 어떻게 하죠? 라고 생각할 분도 있겠으나 뭐 거기까지 들어가면 너무 골치아픈 관계로 -.-) 그러나 정유전학적인 스크리닝을 아무 생물에서나 할 수는 없고..적어도 사람을 가지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정유전학적인 스크리닝을 쥐를 이용하여 수행하여 수면에 관련된 돌연변이를 찾아낸 용자들이 여기 있으니..오늘 알아볼 논문은 다음 논문이다.

Funato et al, Forwad-genetics analysis of sleep in randomly mutagenized mice, Nature 2016

쥐 8,000마리를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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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수컷 쥐에 돌연변이원인 ENU (Ethylnitrosourea) 를 주사한 후 이 쥐의 정액을 이용하여 야생형과 인공수정을 하여 새끼를 받았다. 그리하여 dominant 한 방식으로 (즉, 아빠엄마 중 아빠에게만 돌연변이가 있어도 형질이 나오는) 유전되는 돌연변이를 찾았다. 쥐에 뇌파측정 전극을 이식한 후 약 8000마리 (..) 의 쥐에 대해서 뇌파측정을 해서 수면시간, REM 수면시간, Non-REM 수면시간을 측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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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ctb.upm.es/?page_id=514

대충 이런식으로 대가리에 전극을 꽂은 쥐를 8,000 마리 대상으로 EEG를 측정했나보다. ㄷㄷㄷ

그 결과 야생형에 비해서 현저하게 더 많이 자는 잠꾸러기 마우스를 찾았는데, 이들은 이 이름을 Sleepy 라고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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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보라색은 잠꾸러기 돌연변이체 (Sleepy) 마우스의 평균 깨있는 시간이고, 파란색은 야생형의 깨 있는 시간을 의미한다. 즉, 확실히 돌연변이 마우스는 더 많이 잔다!

그렇다면 이 돌연변이는 어떤 유전자의 변이로 유발된 것일까? 결국 SIK3라는 단백질 카이네이즈의 유전자의 한 염기가 바뀌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이렇게 바뀐 돌연변이에 의해서 13번 엑손이 건너뛰어져서 좀 더 짧은 단백질이 나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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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유전자만이 이러한 표현형을 가져오는 유일한 변화일까? 를 검증하기 위하여 선택적으로 해당 유전자만을 결실시키기 위해서 Zinc-Finger Nuclease (ZFN) 를 이용하여 유전자를 결실시킨 heterozygote 를 검새해 보니 역시 동일한 표현형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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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만 그런 게 아냐!

그런데 이 유전자는 초파리나 선충과 같이 기존에 수면 연구에서 사용되는 모델 생물에서도 보존되어 있는 유전자였다. 특히 이 돌연변이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 엑손 13 번은 PKA에 의해서 인산화되는 세린 잔기가 존재하고 이는 초파리나 선충에까지 보존이 되어 있었다. 과연 이 유전자의 이 부분을 건드리면 다른 생물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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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합니다.

초파리에서 인산화되는 세린 잔기를 알라닌으로 변형한 유전자를 과발현하는 초파리에서는 역시 쥐와 마찬가지로 초파리의 잠이 많아진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것으로써 이 유전자는 척추동물뿐만 아니라 곤충에서도 보존되어서 잠을 조절하는 유전자임을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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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파리에서도 동일한 형질이 재현된다면 왜 초파리를 이용한 뮤탄트 스크리닝에서는 이 표현형은 발견되기 힘들었냐에 대해서 좀 의문이 들지만..그랬으면 쥐 8000마리 가지고 생고생 안해도 되잖아여기서는 넘어가도록 하자.

꿈이 없는 쥐 

이러한 스크리닝 과정을 통해서 단순히 수면 시간뿐만 아니라 REM 수면과 Non-REM 수면의 길이도 알 수 있었다. 그러던 중 재미있는 표현형을 가진 쥐가 발견되었는데, 이 쥐는 REM 수면의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꿈을 꿔도 상당히 짧게 (..) 단편으로 꾸는 쥐가 되겠다. 즉 꿈도 제대로 못 꾸는 쥐로써 (..) 이 돌연변이 마우스는 Dreamless 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꿈도 희망도 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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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돌연변이는  Nalcn 이라는 유전자에 존재하고 있었으며, 이 유전자를 CRISPR/Cas9 에 의해서 동일한 치환을 만든 결과 같은 표현형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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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유전자는 voltage-gated cation channel 로 추정되는 유전자로써, 문제의 돌연변이는 transmembrane helix 중간에 있는 Asparagine 을 Lysine 으로 변형하는 돌연변이였다. 야생형과 뮤턴트의 채널의 활성을 HEK293T 세포에서 발현해서 조사해 본결과 전위의 증가에 따라서 컨덕턴스가 올라가긴 하나, 돌연변이 채널이 훨씬 더 강력하게 반응함을 확인하였다. 그래서 이들은 REM 수면 기간중에서 활성이 조절되는 뉴런들이 이 채널에 의해서 조절되지 않을까 하는 가설을 가지고 야생형과 돌연변이의 뉴런을 가지고 실험해본 결과 이 돌연변이가 있는 뉴런은 좀 더 활동성이 강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특정 종류의 뉴런들이 REM 수면을 조절한다 뭐 이런 이야기인것 같다. 뉴로바이올로지알못

 

결론적으로 이 연구는 기존에 상상할 수 없는 하이스루풋 스크리닝 시스템을 쥐에 적용하여 이전에 초파리 등의 모델생물에서나 수행할 수 있는 정유전학적인 스크리닝 시스템을 적용하여 돌연변이를 선발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어디서 한 일인가 보니 일본 츠쿠바대학에 있는 국제연합수면의학연구조직 (International Institute for Integrative Sleep Medicine (WPI-IIIS)) 라고 한다. 이 분야를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에 징한 닝겐들은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예를 보고 말았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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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한 시간씩 논문 쓰기

당신은 새로 임용된 교수다. 그런데 연구할 일은 무지 많고, 강의는 많고, 회의도 많고, 그런데 논문 쓸 시간은 없고, 따라서 논문은 안 나오고..그러한가? 최근 Science 에 실린 한 기사가 힌트가 될수도 있다.

The 1-hour workday 

Jeffrey J. McDonnell

내가 조교수이던 시절, 난 항상 버거운 상태였다. 강의도 해야되고, 학교의 새로운 동료들과도 관계를 잘 유지해야 했고, 새 실험실을 구성해야 했고, 집에는 돌볼 애까지 있었다. 물론 연구를 하고 논문을 쓰는 것은 기본이었다. 여기에 더불어 학회활동도 해야 했고, 회의에도 참석해야 했다. 거의 미친사람처럼 일을 했건만 논문 편수로 측정되는 나의 ‘생산성’ 은 매우 미약했다. 일과중에는 도저히 방해받지 않고 논문을 쓸 시간을 찾기 힘들었다. 다른 일을 한참 하다가 막상 논문을 쓸 시간이 났을때는 논문을 쓰는데 필요한 워밍업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논문 쓰는데 진도가 쉽게 나가지 않았다.

처음에 난 학계 연구자라면 누구나 다 이런줄 알았다. 그러나 몇 년 지나서 보니 몇명의 선배교수들을 보니 매우 주기적으로 논문을 내고 있고 항상 작성중인 논문이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 사람들을 붙잡고 ‘님들 비밀이 뭔데요?’ 라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이들은 공통적으로 매일 집중해서 조금씩 쓰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이후에 나는 나의 방식을 만들게 되었다. 이것을 한마디로 말하면 ‘매일 한시간씩 일하기’ 다. 결국 학계에서의 ‘진짜 일’ 이라면 논문을 내는 것이므로 “매일 한 시간씩 논문 쓰기” 가 되는 셈이다.

나의 경우 가장 정신적으로 최고인 상태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이다. 이 때가 내가 시간을 제일 잘 조절할 수 있는 때이기도 하다. 따라서 나는 일어나자마자 처음 한 시간동안 논문을 쓴다. 내 경우에는 집에서 하는 것이 제일 잘 된다. 나는 이것을 매일 행하는 의식처럼 만들었다. 즉 일찍 일어나서, 에스프레소 커피를 한잔 뽑고, 이메일이 오거나, 약속, 혹은 마감 등등 나를 방해하는 것이 생길때까지 논문을 쓴다. 보통 한시간 정도 진행되는데, 어떤 날은 조금 덜할때도 있고, 어떤 날에는 조금 더 많이 하기도 한다. 내가 알게 된 것은 골프장에 가서 공을 때리는 것처럼 주기적으로 논문을 쓰는 것이 골프장에서 티에 골프공을 올려놓는 것처럼 미리 조금 준비하면 더 쉬워진다는 것이다. 즉 전날 밤에 다음날 아침 무엇을 쓸 것인지 계획을 세운다. 캘린더와 매일의 할일에 어떤 논문의 어떤 부분을 쓸 것인지에 대해서 계획을 세운다.

이렇게 일상적으로 논문을 쓰게 되니 일 자체가 바뀌게 되었다. 내가 초짜 교수시절에 경험하던 좌절 대신에, 얼마나 일을 했건 간에 집에 뭔가 성취했다는 느낌을 가지고 집에 가게 된다.

물론 내가 논문을 쓰는 것에 완전 도사가 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하루에 한시간 논문쓰기가 익숙해짐에 따라서 나의 학문적인 아웃풋은 증가했다. 그리고 논문쓰는데 집중함으로써 논문의 질도 좋아졌고, 논문쓰는 과정도 좀 더 즐거워졌다. 그리고 깊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처음 교수가 되었을때 이렇게 생각할 시간은 거의 갖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 나는 이렇게 매일 논문을 쓰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다. 이렇게 며칠간 논문을 잘 쓴 다음에는 논문을 쓰지 않는 와중, 가령 자전거를 타면서 운동을 하는 와중에서도 저절로 아이디어가 샘솟고, 이들간의 연결이 절로 생겨난다.

종종 “논문을 쓰는 일” 은 남이 쓴 논문을 편집하거나 교정보는 것도 포함된다. 물론 이런 일들은 내가 처음부터 논문을 쓰는 것보다 지겨울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것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는 마치 탁구를 치는 것을 연상하면 좋다. 즉 내 목표는 ‘서브’ 를 리시브해서 상대편에게 되돌려 주는 것이다. 만약 이 일을 빨리 마칠 수 있다면, 논문 쓰기 게임 자체가 향상된다.

어떤 운동을 하는 사람이건 항상 컨디션이 조절되어 있어야 잘한다. 만약 연습을 빼먹으면 바로 폼이 나오지 않듯이, 매일매일의 논문 쓰는 과정을 빼먹으면 이 과정이 점점 힘들어진다.  따라서 주변에 다른 할일이 아무리 많다고 하더라도, 나는 키보드를 가지고 하는 매일매일의 ‘논문쓰기 운동’ 시간을 꼭 보호하려고 하고 있다. 내가 깨달은 것은 논문 쓰는 것은 방해받지 않고 오랜 동안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집중과 규칙이 제일 중요하다. 이제 나는 학계에 자리잡기를 원하는 박사과정과 포닥들에게 가능한 빨리 매일 논문쓰기 습관을 들이라고 권하고 있다. 당신이 캐리어 어떤 과정에 있건, 학계에 있다면 매일 조금씩 논문쓰기 습관은 당신의 학문적인 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며, 당신의 직업만족도를 높일 것이다.

개연성 없는 저질 망상

트모씨가 천조국의 새로운 황상에 올랐다.

알다시피 미국 과학계의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 중에서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래도 어쨌건 당선이 되었고, 보좌진이건 정부부처 내각요인이든 인선을 해야 할 것이고, 당연히 과학방면에서 보좌를 할 사람도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것에  과연 누가 응할까 궁금해하다가 다음과 같은 망상을 하게 되었다.

—————-아래부터는 100% 소설입니다 소설 ——————————–

과학보좌관을 찾기 위해서 유수의 과학자들에게 접근을 했으나 번번히 퇴짜를 맞은 트럼프의 참모진은 미국 미드웨스트에서 우버기사로 일하던 한 전직 과학자를 찾아낸다. 어떻게 그가 트럼프와 연을 맺게 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들리는 말로는 트럼프의 세째 부인의 사돈의 팔촌의 대학친구의 동창의 페친이라고 하던가.

그는 원래 담쟁이넝쿨로 둘러싸인 어떤 대학에서 학위와 포닥을 거친 장래가 촉망되는 과학자였고 무슨 영어약자로 호칭되는 무슨무슨 뻑적지근한 잡지에 몇개 논문을 낸 후 캘리포니아에 있는 S모 사립대에 임용되었으나 결국 테뉴어에 탈락하였고, 그 이후에 이적한 다른 대학에서도 R01 이라고 부르는 개인 연구비 확보에 실패하였다. 그러던 중 부인과는 이혼해서 헤어지고 홀로 대학을 관두고 고향에 돌아가서 우버 운전사로 생계를 유지하는 중이었다. 그는 자신을 이렇게 만든 (적어도 자신은 그렇다고 생각하는) 기성 학계에 앙심을 품고 학계를 완전히 뒤집어 엎을 공상을 하면서 나날을 보냈다. 그런 그에게 트럼프 측에서의 접근이 들어왔으니..

그래서 그는 뉴욕의 트럼프 타워에서 당선자 트럼프와 독대할 기회를 갖는다.

“미스터 프레지던트, 만나서 영광입니다. 아시겠지만 과학계의 엘리트라는 자들, 영 마음에 안 드시죠?”

“으음..그렇소. 내가 그들한테 뭐 해꼬지한 것도 아닌데 왜!  그리고 뭔지도 모르는 것들에 수억 불을 달라고만 하고!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닌데! 돈도 평생 한 푼 벌어보지 않은 것들이 뭘 안다고!”

“이해합니다, 그것은 그들이 엘리티즘에 젖어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대중을 기만하기 때문이지요.이들은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버러지같은 넘들이고, 이러한 부패한 과학 엘리트들을 뿌리뽑아야 합니다. 저한테 좋은 방안이 있습니다”

“…흠 한번 말해 보쇼”

“일단 이러한 엘리트 과학자들이라는 자들의 수족을 잘라야 합니다. 대학에 있는 이들의 연구실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아십니까? 이들의 연구실에서 일하고 있는 자들의 절반, 심지어는 2/3 이상은 외국인입니다. 다들 미국의 촉망받는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빼앗은 자들이죠, 게다가 그들의 상당수는 중국인, 한국인이죠”

“…그래 내가 뭐랬소! 그놈들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았는다니까!”

“그 뿐만이 아닙니다.”

“그럼?”

이들의 상당수는 장차 자기나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미국민의 세금으로 수행한 연구결과와 노하우를 같이 가지고 들어가죠. 그래서 자기나라에서 거의 동일한 일을 수행하죠. 중국이 이렇게 빠르게 과학기술에서 성장해서, 미국의 앞길을 가로막는 이유가 이유가 바로 기술 유출 때문입니다. 우리 미국이 세금을 들여서 경쟁국가의 국민을 양성하고 있는 것이 말이 됩니까”

“….내가 다 그럴줄 알았어. 그 외국인 넘들 당장 다 짤라버려야 하겠구먼”

“서서히 해야죠. 일단 연방연구비를 통해 고용하는 연구원들의 국적에 쿼터를 거는 것입니다. 즉 2/3은 일단 의무적으로 미국인으로 고용하는 것으로 규정을 만들구요. 그리고 그 놈들이 미국에 오는 주 경로인 J-1 비자를 폐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점점 줄여나가서 임기 말에는 제로로 만드는 것입니다. 미국민의 세금으로 미국인 과학자만 양성하면 됩니다. 그러면 기존에 외국인 과학자들을 고용해서 설치던 소위 과학계의 엘리트라는 넘들도 기가 죽을 겁니다. 그리고 미국민 일자리 창출이라는 명분도 서죠”

“…흠 당장 해야겠구만. 그것만으로 충분한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럼 또 뭘?”

“Pubmed 라고 아십니까?”

“….내가 그걸 어떻게 아나?”

“미국 국립보건원, 즉 NIH산하의 National Center for Biotechnology Information 이라는 곳에서 운영하는 데이터베이스로, 모든 의생명과학 관련 연구결과를 검색해 볼 수 있는 곳이죠. 미국민의 세금에 의해서 운영되며, 미국민의 혈세에 의해서 진행된 모든 연구 결과를 검색해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그런데 그게 미국민뿐만 아니라 세계의 모든 사람, 심지어 우리의 라이벌인 러시아, 중국에서도 검색해서 볼 수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결국 우리의 혈세로 축적된 정보를 그들도 볼 수 있게 되는거죠. 이것을 막아야 합니다. 즉, 미국이 아니면 접속을 못하게 하는 거죠”

“근데 그것만으로 충분한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복안을 가지고 왔는데…”

“그게 뭐지?”

“어차피 이러한 데이터베이스를 국민의 세금을 들여서 운영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민간에 넘기시죠. 그러면 민간 출판사에서는 알아서 상업화할 것이고 건당 검색료를 받을 것입니다. 돈 없는 중국, 러시아, 한국 등등에서는 접속을 못하겠죠. 그렇게 정보의 고삐를 죔으로써 경쟁국들의 덜미를 잡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위대한 미국을 건설하는 길이죠”

“허, 이 친구 아이디어가 좀 있구먼! 내 과학보좌관을 꼭 해 주게”

“또 있습니다”

“말해봐”

“NIH라면 미국민의 의료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산물을 만들어 내야죠. 그런데 국립보건원에서 나가는 연 200억불에 달하는 예산 중 상당수가 전혀 엉뚱한 곳에 쓰이고 있습니다. 자, 이걸 보십시오. 초파리, 선충, 잡초에 대한 연구가 미국민의 의료와 건강, 복지증진에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물론 그놈의 엘리트 과학자들은 이게 다 의료와 건강을 위한 기초연구가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그게 다 그 놈들의 헛수작임을 알 것입니다. 즉, 이런 것에 대한 연구비는 즉각 중단해야 할 것입니다”

“맞아, 맞아. NIH면 사람에 대한 연구만 하면 돼. 그런데 이렇게 남은 예산은 어디다 쓰지? 그래도 뭔가 치적을 남겨야 할 거 아닌가”

“미스터 프레지던트, 각하의 켐페인 구호가 무엇이었죠?”

“Make America Great Again인거 몰라?”

“맞습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어야죠.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다는 것은 결국 미국민을 우수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우수하다는 것은 결국 DNA 에 담긴 유전형질이 우수하다는 것입니다. 우리 미국민이 우수했지만 그렇지 못한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유전형질이 더렵혀졌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복원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그를 위해서는 가장 우수한 형질을 가진 미국민을 많이 만들어 내야 하죠. 지금 가장 우수한 미국인을 한 명 꼽자면 누굴 꼽으시겠습니까?”

“…..설마 나? 허허. 자네 사회생활 좀 하는구먼!”

“맞습니다. 미스터 프레지던트와 동일한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가능한 많이 있으면 좋죠. 그릴 위해서는 프레지던트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사람이 많이 있어야 합니다”

“예끼 이사람아, 내가 벌써 70이야. 이젠 밤에 좀 힘들더라고”

“….직접 애를 만들라고는 안 했습니다”

“그럼?”

“과학이 이래서 위대한 것입니다. 미스터 프레지던트의 체세포를 이용해서 미스터 프레지던트와 동일한 아기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게다가 요즘은 이것을 좀 더 개선하여 진정으로 ‘완벽한’ 유전형을 가진 인간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습니다”

“…C..뭐 어쩌고 하는 거 말인가?”

“네, 맞습니다. 그렇게 해서 미스터 프레지던트의 유전자에 첨삭을 하여 더 위대하게 만든 그레이트 아메리컨을 대량으로 만들어 내는 거죠.”

“….그런데 그걸 누가 하나?  NIH에서?”

“여론의 눈이 있고, 특히 복음주의 기독교층의 극딜을 맞을테니 그런 것을 직접 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아웃소싱을 주는 겁니다. 비밀리에”

“어디에?”

“아시아 어딘가에 제가 아는 곳이 있습니다”

…..으로 대화는 이어졌고 그는 트럼프 정권의 과학수석보좌관이 되었고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 비밀프로젝트의 실무 역시 맡았다. 그러나 그 이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그도, 트럼프도 차마 예상하지 못했다.

——————————위는 100% 소설입니다 소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