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슨 바로 21세기의 과학의 모습

아래 논문들은 최근에 Nature Struct Mol Biol, Mol Cell, Immunity에 백투백으로 발표된 논문들임. 제목만 척 봐도 알수 있듯이 모두 동일한 내용을 다루는 논문임. 

Structural Analysis of the STING Adaptor Protein Reveals a Hydrophobic Dimer Interface and Mode of Cyclic di-GMP Binding.

Cyclic di-GMP Sensing via the Innate Immune Signaling 

Structure of STING bound to cyclic di-GMP reveals the mechanism of cyclic dinucleotide recognition by the immune system

Crystal structures of STING protein reveal basis for recognition of cyclic di-GMP

The structural basis for the sensing and binding of cyclic di-GMP by STING

1. 모두 동일한 단백질에 대한 결정구조 보고. 하긴 요즘 유명한 단백질의 경우 구조가 나올때 최소 2-3곳에서 백투백으로 논문이 나오는 것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지만 5곳 ㄷㄷ

2. Corresponding Author는 모두 중국인 (혹은 미국 소재 중국계 PI)

3. 결정구조 이외의 별다른 데이터는 읍다.

하긴 이 바닥에서 남이 될만한 것이라면 우루루 몰려가서 논문같이내셈 들러붙는 풍조가 하루이틀이 아니지만, 이와 같은 동일토픽에 대한 벌떼러쉬 (특히 특정 국가에서의) 를 볼때 과연 21세기 중후반의 이 업계는 어떤 모습일지 잠시 어질어질해진다고나 할까..

너의 호기심을 위해 나의 세금이 들어가야 할 이유를 설명해 보셈.

과학의 본질이 응용가능성과는 상관없는 ‘호기심’ 이라는 것 쯤은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여기서 전제되어야 할 것은 그 ‘호기심’ 을 정당화할수 있는 ‘구실’ 이 있어야 현대 사회에서 과학연구는 지속될 수 있는 게 현실.

적어도 국민의 세금을 받아서 수행하는 과학 연구가 자기 자신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것 이외의 무언가의 순기능이 있다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어야 연구비를 받을 것 아니냐.

그런 것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거나 ‘과학의 본질은 지적호기심 충족일 뿐이라능!’ 과 같은 원론적인 이야기로밖에 대응을 못한다면 결국 ‘니가 궁금하면 니 돈으로 하든지?’ 라는 빈정거림 밖에 더 듣겠냐.

특히 ‘부자되세요’ 가 신년인사가 된 우리 자랑스런 대!한~민국에서는 말이지..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물론 ‘디러워 그래 내 돈으로 하고 만다’ 를 실행에 옮긴 사람도 있지만 ;;;;

David E Shaw Research

이 사람처럼 개나 소나 헤지펀드 창립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지 말입니다.

적어도 자신의 랩을 가지고서 자신의 독자적인 연구를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러한 문제를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필요는 있을듯. 즉, 너의 호기심에 나의 세금이 들어가야 할 이유는 뭔지 나를 한번 설득해보시지? 에 대한 대답이 필요하다.

사실 이러한 것은 개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국가 차원에서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를 역설하기 전에 과학정책가들이 고민해 봐야 할 문제일 듯. 일본의 경우 이런 것을 ‘경제동물 이미지에서 품위있는 나라로의 국가 이미지 전환’과 연계시켜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에 기름칠을 한 것으로 보인다만….

한국은 어쩔…;;;;

결국 노벨상 드립이 갑인가?

‘ㅋㅋ 10위권 경제대국이라는 것이 노벨상도 하나 읍…아 졸부 돋네여 ㅋㅋㅋ’ 식의 컴플렉스 조장 밖에 답이 없나? 아 시르다 시러

어떤 연구 소개 ㅋ

주로 남의 논문이 이러니 저러니 소개해 왔는데 정작 너님은 뭐하는 넘임? ㅋ 이라고 생각할 사람이 있을까봐 뭔가 쓰려고 했는데 귀찮다. -.-;;;
그런데 메일을 뒤적거리다 보니 작년에 논문이 하나 나갔을때 약간 친분이 있는 기자양반으로부터 ‘너님 논문 뭔 내용임?’ 이라는 질문을 받아서 뭐라고 깨작거린 게 나와서 기록삼아 첨부. 뭐 깔대기라고 해도 할말은 없고..뭐 지 블로그에서 지 깔때기 하는 것 쯤이야 뭐 애교 아님? ㅋ 

단백질과 펩타이드의 애정의 조건

오늘 훑어볼 논문은 이거.

London et al., The Structural Basis of Peptide-Protein Binding Strategies, Structure 2010

단백질간 상호작용 (Protein-Protein Interaction)은 생명현상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일. 설명이 필요한지?

그런데 단백질 상호작용에서는 서로 두개의 도메인이 만나서 깔맞춤을 형성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의 경우 단백질의 극히 일부분, 즉 아미노산 10개 이내의 펩타이드 부분만이 도메인과 결합하여 상호작용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실제로 단백질 복합체 구조를 살펴보면, 두개의 큰 ‘덩어리’ 가 결합하는 척 보이는 경우도 실제로 결합의 대다수는 단백질의 일부분인 펩타이드 영역과 다른 바인딩 파트너와의 상호작용인 경우가 많고.

그렇다면 이러한 단백질 + 펩타이드 상호작용을 지배하는 근본 원리는 무엇일까? 이런 것을 파악하기 위한 일환으로 현재까지 고해상도로 구조가 알려진 단백질 + 펩타이드 복합체 약 100여개를 분석해서 공통적인 특성을 파악해 본 연구가 요기 있다. 물론 단백질, 아니 생물학의 근본 원리는 ‘케.바.케’ 밖에 없으므로 (…) 이러한 공통적인 특성에 벗어나는 예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만, 아무튼 어느정도의 경향성은 기존의 단백질 + 펩타이드 복합체를 통해서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얻어낸 결론.

1. 단백질 + 펩타이드 결합은 단백질 + 단백질간 결합에 비해서 더 뽄드칠(?)이 잘되어 있다드라.

즉 덩치가 큰 단백질에 비해서 펩타이드의 경우에는 주로 메인체인을 위주로 단단하게 Hydrogen bond를 형성하는 경우가 많이 있음.  가령 단백질과 서로 b-sheet 를 형성한다거나..일반적으로 펩타이드의 경우 덩치가 큰 단백질에 비해서 더욱 타이트하게 패킹되는 경향이 있음.

2. 펩타이드 결합은 대개 결합파트너인 단백질의 구조변화를 유도하지 않는다

즉 흐느적 (=Disordered) 되는 펩타이드가 고정된 단백질의 구조에 맞춰서 깔맞춤의 구조를 이루는 것이지, 고정된 단백질이 펩타이드에 맞추어서 구조가 변해주시기를 기대하면 안된다는 것. 엔트로피 드립을 떠나서 뭐 직관적으로도 그런거임.

펩타이드가 흐느적대며 단백질에 맞추는거임.

Induced fit? 그딴거 난 모르고 걍 펩타이드 너네가 맞추는거다. 단백질의 펩타이드 바인딩 인터페이스가 서로 다른 펩타이드에 따라서 컨퍼메이션이 변하는 것의 RMSD는 0.83A..거의 안변한다고 봐야져.

3. 단백질+펩타이드 결합에는 핫스팟 (Hotspot)이 있다

단백질 + 펩타이드 결합에 참여하는 펩타이드 Residue가 모두 동등하게 상호작용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즉, 결합에 핵심요소가 되는 아미노산이 있는가 하면 ㅋ 나는 그저 잉여인 경우가 많이 있다는 말.

4. 핫스팟에 해당하는 아미노산은 편중되어 있다드라

그렇다면 20개의 아미노산 중 인터렉션 핫스팟에는 20개가 골고루 쓰일까? 아니면 편식쟁이일까? 아래 그래프를 보면 알수 있는 것처럼, 주로 덩치크고, 물 시르다 하는 아미노산, 즉 트립토판, 페닐알라닌, 타이로신, 이소류신 등이 핫스팟에 위치되어 있다. 즉, 단백질간 상호작용 및 단백질 폴딩의 주된 드라이빙 포스는 소수성 상호작용 (Hydrophobic Interaction) 이므로 소수성 잔기가 역시 소수성인 바인딩 포켓에 철퍼덕~ 들러붙는 것이 단백질 – 펩타이드 상호작용의 핵심이라고나 할까. 나머지는 그저 거들뿐.

위쪽 그림은 전체 아미노산 분포. 아래는 핫스팟에 해당하는 아미노산 분포. 1,2,3,4,5등이 트립토판, 페닐알라닌, 타이로신, 이소류신, 류신 (키대로 정렬)

5. 단백질에서 움푹 패인 곳이 있으면 주로 거기에 펩타이드가 들러붙더라. 

직관적으로는 당연하지 라는 말이 나오는 이야기지만 아무튼 그러하다. 밑의 예를 보면..

Protein Phosphatase 1 과 targeting subunit 들간의 상호작용. 역시 Phenylalanine 잔기가 핫스팟에 철퍼덕.

특히 이 경우에는

PP1-Myosin targeting subunit

PP1-Inhibitor 2

전반적으로 붙는 방식은 제멋대로인데, 핫스팟에 있어서만은 항상 정확한 위치에서 거의 비슷한 아미노산 (트립토판 아니면 페닐알라닌) 이 들러붙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 이런거 알아서 뭐에 쓰냐?

할런지 모르겠지만, 이런 정보를 잘 응용하여 단백질 상호작용을 인공적으로 유도하는 연구들 많이 하고 있음.

가령 요런 논문이라거나

여기서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상보적인 단백질을 찾아서 도킹 시뮬레이션으로 대충 어디 붙을것인가 예측하고, 움푹 파인 위치에 깔맞춤이 되도록 적절한 위치에 핫스팟을 넣어서 이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선택적으로 붙을 수 있는 인공 바인딩 파트너를 만들었다.

여튼, 관심있는 단백질이 단백질 상호작용을 하고, 이 상호작용하는 부분이 비교적 짧은 펩타이드 영역이라면, 대개 이러한 성질을 통해서 단백질과 궁합(?)을 맞추게 된다는 것을 기억하시라는 게 오늘의 메시지. ㅋ

High-Resolution Protein Structure Determination by Serial Femtosecond Crystallography

 

 

High-Resolution Protein Structure Determination by Serial Femtosecond Crystallography

먼지비스무레한 쬐만한 크리스탈은 나오는데염 제대로 된 크리스탈이 안만들어져서 구조가 안나와요 엉엉 졸업하고 싶어요 직장잡고 싶어요 하는 징징은 구조푸는 업계에서 예나 지금이나 들려오는 이야기.

그렇다면 차세대 엑스레이 소스인 x-ray free electron laser (XFEL) 은 여기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문제는 차세대 엑스레이 소스는 워낙 강력해서 잠깐만 쏘여도 크리스털이 확 타버린다는것. 뭐냐 그럼 구조푸는덴 소용없자나…

이의 대안으로 작은 크리스털을 스프레이처럼 좌악 쏘아주고 이것을 펨토세컨드 fs 단위로 엑스레이 쏘아주고 나오는 데이터를 프로세싱해서 구조푸네 하는 방법론이 제시되었는데 이걸 가지고도 구조를 풀 수 있다는 논문이 작년에 나왔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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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nature.com/nature/journal/v470/n7332/full/nature09750.html

그러나 이것의 경우에는 비교적 저해상도 (8A 어쩌구) 의 모델밖에 안나오므로 과연 이 방법론으로 고해상도 (2A 이하) 의 구조를 풀 수 있냐가 관건이었는데, 정답은 가능합니다임.

그런데 사용한 것은 라이소자임이고 이를 이용해 1.9A 의 구조풀 수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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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라이소자임이 워낙 결정 잘만들어지고 디프렉션 잘하므로 크리스탈로그래피 방법론 개발하는 모델시스템으로 쓰이긴 하지만 ㅋ

저 비싼 설비를 이용해서 라이소자임 1.9A 구조풀었다고 하면 ㅎㅎㅎ

라이소자임은 우리랩에 있는 홈소스에서도 한 1.4정도 나올듯. 크리스탈로그래피에 자신감을 잃은 사람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싶을때는 라이소자임 크리스탈 만들어서 디프렉션 해보면 좋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