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훑어볼 논문은 이거.
London et al., The Structural Basis of Peptide-Protein Binding Strategies, Structure 2010
단백질간 상호작용 (Protein-Protein Interaction)은 생명현상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일. 설명이 필요한지?
그런데 단백질 상호작용에서는 서로 두개의 도메인이 만나서 깔맞춤을 형성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의 경우 단백질의 극히 일부분, 즉 아미노산 10개 이내의 펩타이드 부분만이 도메인과 결합하여 상호작용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실제로 단백질 복합체 구조를 살펴보면, 두개의 큰 ‘덩어리’ 가 결합하는 척 보이는 경우도 실제로 결합의 대다수는 단백질의 일부분인 펩타이드 영역과 다른 바인딩 파트너와의 상호작용인 경우가 많고.
그렇다면 이러한 단백질 + 펩타이드 상호작용을 지배하는 근본 원리는 무엇일까? 이런 것을 파악하기 위한 일환으로 현재까지 고해상도로 구조가 알려진 단백질 + 펩타이드 복합체 약 100여개를 분석해서 공통적인 특성을 파악해 본 연구가 요기 있다. 물론 단백질, 아니 생물학의 근본 원리는 ‘케.바.케’ 밖에 없으므로 (…) 이러한 공통적인 특성에 벗어나는 예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만, 아무튼 어느정도의 경향성은 기존의 단백질 + 펩타이드 복합체를 통해서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얻어낸 결론.
1. 단백질 + 펩타이드 결합은 단백질 + 단백질간 결합에 비해서 더 뽄드칠(?)이 잘되어 있다드라.
즉 덩치가 큰 단백질에 비해서 펩타이드의 경우에는 주로 메인체인을 위주로 단단하게 Hydrogen bond를 형성하는 경우가 많이 있음. 가령 단백질과 서로 b-sheet 를 형성한다거나..일반적으로 펩타이드의 경우 덩치가 큰 단백질에 비해서 더욱 타이트하게 패킹되는 경향이 있음.
2. 펩타이드 결합은 대개 결합파트너인 단백질의 구조변화를 유도하지 않는다
즉 흐느적 (=Disordered) 되는 펩타이드가 고정된 단백질의 구조에 맞춰서 깔맞춤의 구조를 이루는 것이지, 고정된 단백질이 펩타이드에 맞추어서 구조가 변해주시기를 기대하면 안된다는 것. 엔트로피 드립을 떠나서 뭐 직관적으로도 그런거임.
펩타이드가 흐느적대며 단백질에 맞추는거임.
Induced fit? 그딴거 난 모르고 걍 펩타이드 너네가 맞추는거다. 단백질의 펩타이드 바인딩 인터페이스가 서로 다른 펩타이드에 따라서 컨퍼메이션이 변하는 것의 RMSD는 0.83A..거의 안변한다고 봐야져.
3. 단백질+펩타이드 결합에는 핫스팟 (Hotspot)이 있다
단백질 + 펩타이드 결합에 참여하는 펩타이드 Residue가 모두 동등하게 상호작용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즉, 결합에 핵심요소가 되는 아미노산이 있는가 하면 ㅋ 나는 그저 잉여인 경우가 많이 있다는 말.
4. 핫스팟에 해당하는 아미노산은 편중되어 있다드라
그렇다면 20개의 아미노산 중 인터렉션 핫스팟에는 20개가 골고루 쓰일까? 아니면 편식쟁이일까? 아래 그래프를 보면 알수 있는 것처럼, 주로 덩치크고, 물 시르다 하는 아미노산, 즉 트립토판, 페닐알라닌, 타이로신, 이소류신 등이 핫스팟에 위치되어 있다. 즉, 단백질간 상호작용 및 단백질 폴딩의 주된 드라이빙 포스는 소수성 상호작용 (Hydrophobic Interaction) 이므로 소수성 잔기가 역시 소수성인 바인딩 포켓에 철퍼덕~ 들러붙는 것이 단백질 – 펩타이드 상호작용의 핵심이라고나 할까. 나머지는 그저 거들뿐.
위쪽 그림은 전체 아미노산 분포. 아래는 핫스팟에 해당하는 아미노산 분포. 1,2,3,4,5등이 트립토판, 페닐알라닌, 타이로신, 이소류신, 류신 (키대로 정렬)
5. 단백질에서 움푹 패인 곳이 있으면 주로 거기에 펩타이드가 들러붙더라.
직관적으로는 당연하지 라는 말이 나오는 이야기지만 아무튼 그러하다. 밑의 예를 보면..
Protein Phosphatase 1 과 targeting subunit 들간의 상호작용. 역시 Phenylalanine 잔기가 핫스팟에 철퍼덕.
특히 이 경우에는
PP1-Myosin targeting subunit
PP1-Inhibitor 2
전반적으로 붙는 방식은 제멋대로인데, 핫스팟에 있어서만은 항상 정확한 위치에서 거의 비슷한 아미노산 (트립토판 아니면 페닐알라닌) 이 들러붙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 이런거 알아서 뭐에 쓰냐?
할런지 모르겠지만, 이런 정보를 잘 응용하여 단백질 상호작용을 인공적으로 유도하는 연구들 많이 하고 있음.
가령 요런 논문이라거나
여기서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상보적인 단백질을 찾아서 도킹 시뮬레이션으로 대충 어디 붙을것인가 예측하고, 움푹 파인 위치에 깔맞춤이 되도록 적절한 위치에 핫스팟을 넣어서 이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선택적으로 붙을 수 있는 인공 바인딩 파트너를 만들었다.
여튼, 관심있는 단백질이 단백질 상호작용을 하고, 이 상호작용하는 부분이 비교적 짧은 펩타이드 영역이라면, 대개 이러한 성질을 통해서 단백질과 궁합(?)을 맞추게 된다는 것을 기억하시라는 게 오늘의 메시지.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