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페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후)

그리하여 시작!

배지 배부후 자신이 원하는 스티커를 붙여서 커스터마이징을 한다. 여기에는 각종 모델생물을 상징하는 그림, 테크닉을 상징하는 그림, 바이오톡, 과정남 애청자 모임, 백수당, 육아당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상징한다.

그렇게 하여 회장은 거의 꽉 찼다.

그리고 3명의 튜토리얼 스피커

그러나 매사페의 진정한 하일라이트는 라이트닝 톡이었다. 사실 라이트닝 톡이 이렇게 흥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실제로 30명의 발표자를 계획하였으나 약 26명 정도의 발표지원자만 있었다. 아무래도 처음 시도하는 것이고 과연 2분 안에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가능할까에 대한 의구심이 많이 있었던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로 진행을 해보니 ‘앞으로는 의무적으로 모든 사람을 라이트닝 톡을 하게 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흥한 포맷이 되었다. 매사페의 진정한 주인공은 라이트닝 톡에 참여한 참여자라고 생각한다.

발표된 내용은 원숭이의 생태부터 암연구, 새로운 모델생물, 새로운 항암제를 찾고자 하는 노력 등등 거의 범생명과학을 막론하는 다양한 이야기였다. 아마도 많은 참가자가 느낀 것으로 ‘다음에는 나도 꼭 해 봐야지’ 와 같은 생각을 들게 하는 세션이었다.

그렇다면 진행은 어떻게 되는가? 원래는 모든 사람의 슬라이드를 취합하여 하나로 만들어두고, 자동재생을 돌릴 생각이었다. 그러나 슬라이드 자동재생이 없이 보내오신 분, 그리고 16×9 와 4×3 포맷이 섞여있는 문제, 혹은 단순히 pdf 6장이 섞여있는 등의 문제로 인해 개별적인 사람이 슬라이드 교체를 하는데 다소의 시간이 지연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 부분은 앞으로의 행사에서는 포맷을 고정하든지 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생각된다. 그리고 슬라이드 분실 (..) 로 인하여 슬라이드 없이 발표를 하신 참가자분…죄송죄송죄송 ㅠㅠㅠ

그러면 진짜로 2분 되면 딱 끊는가? 그렇다. (…) 일단 진행요원이 2:00 로 세팅된 타이머가 띄워진 아이패드를 들고서 청중 혹은 연사가 볼 수 있게 한다. 그리고 나서 0:00 이 되면 감사합니다~ 와 함께 박수! 여기서 박수! 가 중요한데 중간에 완전히 끝내지 못한 분이라도 뻘쭘함을 느끼지 않으려면 더욱 더 열렬한 박수로 마감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네트워킹 세션. 두번으로 나눈 라이트닝 톡 시간 끝에는 약 20분 정도의 휴식 및 네트워킹 세션을 가졌다. 사실 장소가 다소 협소하여 네트워킹을 하기에 여의치 않은 부분이 있었고, 지금보다 조금 더 긴 시간을 가졌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테이블 배치의 경우에 미리 유사한 관심사를 가진 분들끼리 모일 수 있도록 테이블을 마크해놓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럴려면 현재의 장소보다 더 넒은 곳이 필요할 것 같다는 느낌)

그리고 ‘오마매의 바이오톡’ 공개방송이 진행되었다. 이 공개방송은 레딧에서 유행하는 Ask me anything 의 방식을 차용하였는데, 즉 참가자가 패널 (발표자 3인을 포함한 오마매의 바이오톡 + 과정남 2인) 에게 아무거나 묻고 싶은 것을 질문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발표내용도 좋고, 어떠한 이슈에 대한 견해표명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라이트닝 톡에서 질문을 할 것이 있다면 이때 ‘청문회 즉석 증인소환’ 방식으로 (…) 질문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라이트닝 톡의 경우 질문을 따로 받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합동 질문시간을 가지면 좀 더 효율적으로 시간활용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Pay everyone

일단 매사페의 경우 2만원 정도의 참가비를 받는 모임으로 기획되었다. 왜 참가비를 받는 모임이어야 하는가? 소액의 참가비를 받음으로써 불참을 줄이고, 동기부여를 하는데 필요하다 (..) 이것은 Pycon 의 원칙과 유사하다. 여기에는 주최측이든, 발표자이건, 자원봉사자이건 (..) 예외가 없다. 회비는 주로 대관료 + 배지 및 현수막 인쇄비 + 식비 + 간식비용 등으로 사용되었다. 아마도 나중에 조금 더 규모가 커지거나 강연자에게 김영란법 수준의 강연료를 지급한다든지 한다면 (이번에는 주최측만으로 준비되었으므로 그런 거 읍다) 스폰서라든가 이런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만 현재까지는 거의 이정도의 소규모의 회비만으로도 Break even 이 거의 되는 모임이 가능하였다.

그래서 앞으로는?

그래서 제 2회는 언제 하나요? 라는 질문을 벌써부터 받는다. 글쎄, 아마 지금과 같은 ‘주제 구별이 없는’ 매사페는 일년에 1-2회 정도가 적절하지 않을까?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전업행사러 (…)가 아닌 짬짬이 일을 하는 관계로 빈도를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단, 특정한 토픽에 국한된 소규모의 메사페 – 뭐뭐뭐  혹은 메사페 – 지역이름 과 같은 행사는 여러번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 것은 생각해 볼 문제이다.

첫번째 매세페에서 얻은 결론은 지금과 같은 라이트닝 톡이 매우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확신이었다. 이런 것은 과학커뮤니케이션 이외에도 여러가지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가령 제 1회 매사페에도 여러명의 관련산업계 종사자들이 참여하였고 이들 중에서는 ‘구인’ 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계셨다. 그리고 대학원생 혹은 포닥 레벨의 과학자들 중에서 ‘구직’ 에 관심이 있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라이트닝 톡’ 형식으로 ‘구인자’ 혹은 ‘구직자’ 가 자신을 소개하는 세션을 만든다면 서로에게 유익하지 않을까? 다음의 매사페에서는 강의 형식의 튜토리얼은 2명 정도로 줄이고, 가급적 라이트닝 톡에 중점을 두어서 진행해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 네트워킹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별도의 자리가 있어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이것은 한 잉여의 발걸음이지만.. 

결론적으로 매사페의 구상부터 실행까지 두달도 안되는 기간을 되돌려 보면, 비교적 적절한 노력(?) 으로 행사를 개최해 보지 않았던 사람들도 그럴싸한 과학자의 모임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이것이 촉매가 되어 한국에 수많은 다른 분야의 과학자들의 자생적인 모임이 생겨나길 바란다. 그리고 과학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에 대해서 다른 사람이 아닌 과학자 자신이 깨달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작은 바램이다. 매사페 유사품? 대항마? 내가 해도 저거보다는 잘할 수 있겠다? 특정한 분야에 포커스된 것이 열렸으면 좋겠다? 우리 지역, 우리 학교에서도 이런 것을 하면 좋겠다? 네, 그렇게 하십시오!  매사페가 이런 흐름을 만드는 하나의 계기가 된다면 매사페는 이미 제 1회로그 역할을 충분히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Credits 

기획 : mad scientist, 오지의 마법사, 팅커잭, 과정남

장소및 식사 섭외 및 총무 : 오지의 마법사

짤 제작 : 우울한 마빈, mad scientist, 오지의 마법사, 샘이

홍보 : 오지의 마법사, 과정남

스티커 제작 :  mad scientist, 흔한 기생인, 팅커잭

현수막 인쇄 : 오지의 마법사, 의대간공대생

배지 인쇄 및 제작, 안내문구 인쇄 : mad scientist, 이인원, 정승민

장내정리 및 세팅,등록지원 : 의대간공대생, 이인원, 정승민, spindlin1 과 2년, SLMS agent 1 , SLMS agent 2, 과정남

튜토리얼 발표자 (발표순)

mad scientist, 팅커잭, 오지의 마법사

라이트닝 톡 발표자 (발표순)

과ㅈ, 새미,김지영, 흔한 기생인, SLMS agent 1,기본,박현호,차용훈,알품는잎싹, 베트남갑오징어,이동희,이인원,임재혁,홍기범,기름통,turgenev,박성진,SLMS agent 2,우울한 마빈,SJ,준킴,구중회,JONG,nayeon,실험실을 나온 박사

오마매의 바이오톡 패널 

오지의 마법사, 우울한 마빈, mad scientist, 팅커잭, 과ㅈ, ㅓㅇ남

3 thoughts on “매사페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후)

  1. 월요일 아침부터 의미 깊은 후기 감사합니다. ^^ 멋지고, 이러한 모임이 계속적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저도 다음에 일정이 된다면 꼭 참가하고 싶네요. 진화생물학에 관심있으신 분들도 계실른지 모르겠네요 하핫; ^^ 그럼 좋은 한 주 보내시고, 다가오는 설도 뜻 깊은 자리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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